[단독] ‘반도체 폐기물’ 2시간 만에 ‘보조사료 원료’로 납품

입력 2021.12.15 (07:36) 수정 2021.12.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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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반도체 화학폐기물'을 사료 등을 생산하는 중견 식품기업에 두 해 가까이 납품한 사실을 KBS가 단독 취재해 확인했습니다.

해당 기업도 폐기물 처리업체에 속았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오정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끊임없이 화학물질이 반입되고, 공정이 끝나면 배출하는 반도체 공장.

배출된 화학물질은 폐기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 반도체 공장으로부터 일반 폐기물 가운데 폐흡수제로 배출된 '황산암모늄'을 수거하는 폐기물 처리업체.

폐기물 상태인 황산암모늄을 약품 처리해 다시 제품화한 뒤 사료를 생산하는 기업에 원료로 납품해왔습니다.

실제 폐기물관리법엔 반응이나 증발 등 공정을 거쳐 폐기물을 다시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들면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끔 돼 있습니다.

[화학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폐기물에) 약품을 넣어서 숙성이라든지 침전이라든지 침강을 시켜서 제품화를 시켜서 보내거든요."]

문제는 이 과정을 생략한 채 폐기물 상태인 황산암모늄을 그대로 사료 생산 기업에 납품한 겁니다.

폐기물 처리업체는 일부 물량이라고 해명합니다.

[화학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거기에 대해선 저희가 잘못을 했다. 한 30% 갔을 겁니다. 일부죠. 다 그렇게 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폐기물을 운반한 기사의 말은 다릅니다.

[화학폐기물 운반 기사/음성변조 : "(일부라는 건) 전혀 안 맞습니다. 직접적으로 바로 간 게 대부분입니다. (운반 기록은) 공장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재진이 입수한 폐기물 운반 일지.

해당 기업에 납품된 163건 가운데 134건, 80퍼센트 이상을 반도체 공장에서 곧바로 사료 공장으로, 폐기물 상태인 황산암모늄을 2시간 만에 실어 날랐습니다.

이런 사실은 반도체 공장과 사료 공장에서 각각 뗀 계량 증명서로도 확인됩니다.

문제의 폐기물 처리업체가 납품한 황산암모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6천여 톤.

해당 기업은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서면을 통해 보조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황산암모늄은 발효가 잘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성분일 뿐 제품에는 전혀 남지 않는다고 설명습니다.

또, 폐기물 상태의 황산암모늄이 그대로 반입된 사실을 확인한 즉시 처리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했으며, 이후 외부 공인 기관의 정밀 검사를 통해 사료 품질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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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반도체 폐기물’ 2시간 만에 ‘보조사료 원료’로 납품
    • 입력 2021-12-15 07:36:03
    • 수정2021-12-15 09:05:10
    뉴스광장(전주)
[앵커]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반도체 화학폐기물'을 사료 등을 생산하는 중견 식품기업에 두 해 가까이 납품한 사실을 KBS가 단독 취재해 확인했습니다.

해당 기업도 폐기물 처리업체에 속았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오정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끊임없이 화학물질이 반입되고, 공정이 끝나면 배출하는 반도체 공장.

배출된 화학물질은 폐기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 반도체 공장으로부터 일반 폐기물 가운데 폐흡수제로 배출된 '황산암모늄'을 수거하는 폐기물 처리업체.

폐기물 상태인 황산암모늄을 약품 처리해 다시 제품화한 뒤 사료를 생산하는 기업에 원료로 납품해왔습니다.

실제 폐기물관리법엔 반응이나 증발 등 공정을 거쳐 폐기물을 다시 쓸 수 있는 상태로 만들면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게끔 돼 있습니다.

[화학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폐기물에) 약품을 넣어서 숙성이라든지 침전이라든지 침강을 시켜서 제품화를 시켜서 보내거든요."]

문제는 이 과정을 생략한 채 폐기물 상태인 황산암모늄을 그대로 사료 생산 기업에 납품한 겁니다.

폐기물 처리업체는 일부 물량이라고 해명합니다.

[화학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거기에 대해선 저희가 잘못을 했다. 한 30% 갔을 겁니다. 일부죠. 다 그렇게 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폐기물을 운반한 기사의 말은 다릅니다.

[화학폐기물 운반 기사/음성변조 : "(일부라는 건) 전혀 안 맞습니다. 직접적으로 바로 간 게 대부분입니다. (운반 기록은) 공장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재진이 입수한 폐기물 운반 일지.

해당 기업에 납품된 163건 가운데 134건, 80퍼센트 이상을 반도체 공장에서 곧바로 사료 공장으로, 폐기물 상태인 황산암모늄을 2시간 만에 실어 날랐습니다.

이런 사실은 반도체 공장과 사료 공장에서 각각 뗀 계량 증명서로도 확인됩니다.

문제의 폐기물 처리업체가 납품한 황산암모늄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6천여 톤.

해당 기업은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서면을 통해 보조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황산암모늄은 발효가 잘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성분일 뿐 제품에는 전혀 남지 않는다고 설명습니다.

또, 폐기물 상태의 황산암모늄이 그대로 반입된 사실을 확인한 즉시 처리업체와의 거래를 중단했으며, 이후 외부 공인 기관의 정밀 검사를 통해 사료 품질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혀왔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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