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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K] ‘반도체 폐기물’ 재활용, 누가 허락했나
입력 2021.12.23 (21:39) 수정 2021.12.23 (22:07) 뉴스9(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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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 폐기물 처리 업체가 반도체 화학폐기물을 보조사료 원료로 몰래 납품한 사건, 앞서 보도했습니다.

재활용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폐기물 상태로 곧장 납품했다가 적발된 겁니다.

그럼 처리 과정을 거쳤다면 재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을까요?

반도체 공장에서 배출한 화학폐기물, 황산암모늄 수용액입니다.

취재진이 의뢰한 1차 성분 분석 결과, 이 수용액은 대표 물질이 황산암모늄일 뿐, 다량의 황산도 함께 녹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황산암모늄 자체는 이렇게 백색 결정체가 기본 성상이고, 화학적으로 중성의 물질입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앞서 본 화학폐기물은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단, 조건이 붙습니다.

반응, 증발, 농축 등 공정을 통해 원료물질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들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서 보여드린 황산암모늄 수용액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 과정을 거치면, 백색 가루 형태의 황산암모늄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현행법에선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재활용 처리 공정에 원칙과 기준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리포트]

반도체 폐기물인 황산암모늄 수용액에 미량의 약품을 타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폐기물 처리 업자.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10세제곱미터(1만 리터) 당 1리터만 들어가면 되거든요. 그게 재활용 공정이거든요. 재활용하게 되면 이거는 액상 황산암모늄이 됩니다. 폐기물이 아닙니다. 더 이상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검증해봤습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 "○○을 넣는 공정은 화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암모늄 양이온, ○○ 양이온, 황산 음이온 이렇게 세 종류의 이온이 녹아있는 거지 그들 사이에 반응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폐기물 처리 업자가 이런 공정을 거쳐 화학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면, 지자체는 업자가 낸 서류만 검토해 허가를 내줬습니다.

[부산시 기장군 관계자/음성변조 : "기본적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저희는 허가해주는 거죠. 저희가 어떻게 화학약품 같은 걸 압니까. 여기 직원들 일반 행정직들이거든요? 폐기물관리법이 좀 사실은 엉망이에요."]

화학폐기물이 재활용품으로 인정되는 기준도 모호합니다.

재활용품을 납품받는 사용자 판단에 달렸다는 겁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재활용) 제품이라는 건 약간 수요처에 맞게, 수요처에서 이거를 받아들인다고 하면 그 자체로 제품으로 볼…."]

이런 괴리는 촘촘하지 못한 법에서 발생했습니다.

일반적인 폐기물과 화학폐기물은 기본적인 성상은 물론, 환경과 인체에 끼치는 영향 모두 다른데, 폐기물관리법엔 처리법이 세분화 돼 있지 않습니다.

[이종현/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장 : "공적 기관이 (재활용 폐기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접근이 필요한데, 안전을 사전에 점검하는 과정이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이게 현재 법 제도에 취약한 부분이 아닌가."]

반도체 화학폐기물의 재활용 처리 기준과 과정에 대한 관리·감시 체계는 처음부터 허점 투성이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 [심층K] ‘반도체 폐기물’ 재활용, 누가 허락했나
    • 입력 2021-12-23 21:39:53
    • 수정2021-12-23 22:07:58
    뉴스9(전주)
[기자]

한 폐기물 처리 업체가 반도체 화학폐기물을 보조사료 원료로 몰래 납품한 사건, 앞서 보도했습니다.

재활용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폐기물 상태로 곧장 납품했다가 적발된 겁니다.

그럼 처리 과정을 거쳤다면 재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을까요?

반도체 공장에서 배출한 화학폐기물, 황산암모늄 수용액입니다.

취재진이 의뢰한 1차 성분 분석 결과, 이 수용액은 대표 물질이 황산암모늄일 뿐, 다량의 황산도 함께 녹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황산암모늄 자체는 이렇게 백색 결정체가 기본 성상이고, 화학적으로 중성의 물질입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앞서 본 화학폐기물은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단, 조건이 붙습니다.

반응, 증발, 농축 등 공정을 통해 원료물질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들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앞서 보여드린 황산암모늄 수용액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 과정을 거치면, 백색 가루 형태의 황산암모늄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현행법에선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재활용 처리 공정에 원칙과 기준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리포트]

반도체 폐기물인 황산암모늄 수용액에 미량의 약품을 타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폐기물 처리 업자.

[폐기물 처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10세제곱미터(1만 리터) 당 1리터만 들어가면 되거든요. 그게 재활용 공정이거든요. 재활용하게 되면 이거는 액상 황산암모늄이 됩니다. 폐기물이 아닙니다. 더 이상은."]

과학적으로 타당한지 검증해봤습니다.

[이덕환/서강대 화학과 교수 : "○○을 넣는 공정은 화학적으로 의미가 있을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암모늄 양이온, ○○ 양이온, 황산 음이온 이렇게 세 종류의 이온이 녹아있는 거지 그들 사이에 반응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폐기물 처리 업자가 이런 공정을 거쳐 화학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면, 지자체는 업자가 낸 서류만 검토해 허가를 내줬습니다.

[부산시 기장군 관계자/음성변조 : "기본적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면 저희는 허가해주는 거죠. 저희가 어떻게 화학약품 같은 걸 압니까. 여기 직원들 일반 행정직들이거든요? 폐기물관리법이 좀 사실은 엉망이에요."]

화학폐기물이 재활용품으로 인정되는 기준도 모호합니다.

재활용품을 납품받는 사용자 판단에 달렸다는 겁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재활용) 제품이라는 건 약간 수요처에 맞게, 수요처에서 이거를 받아들인다고 하면 그 자체로 제품으로 볼…."]

이런 괴리는 촘촘하지 못한 법에서 발생했습니다.

일반적인 폐기물과 화학폐기물은 기본적인 성상은 물론, 환경과 인체에 끼치는 영향 모두 다른데, 폐기물관리법엔 처리법이 세분화 돼 있지 않습니다.

[이종현/EH R&C 환경보건안전연구소장 : "공적 기관이 (재활용 폐기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접근이 필요한데, 안전을 사전에 점검하는 과정이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 이게 현재 법 제도에 취약한 부분이 아닌가."]

반도체 화학폐기물의 재활용 처리 기준과 과정에 대한 관리·감시 체계는 처음부터 허점 투성이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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