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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건강보험 도용’ 범인 잡아도 진료기록 삭제까진 ‘먼 길’
입력 2021.12.24 (07:06) 수정 2021.12.24 (07:06) 취재후

지난 20일 KBS는 한 50대 여성이, 10년 동안 자신의 건강보험을 누군가 도용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53살 노모 씨는 지난 6월 한 병원에 들렀다가 자신이 가본 적도 없는 경남 창원의 2~3개 병원에서 본인 명의로 정신과 약이 수백 차례 처방된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누군가 노 씨의 건강보험을 도용한 거였습니다. 노 씨는 정신과 약 처방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민간 보험 가입이 거부되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 씨는 건강보험을 도용한 사람을 찾아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보도가 나간지 하루 만에 도용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용의자는 노 씨가 10년 전 잠시 알고 지냈던 50대 여성 A 씨였습니다.

[연관 기사] 나 몰래 누가 정신과 약 처방을?…건강보험 도용 ‘속수무책’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52781&ref=A

경찰은 A 씨가 10년 동안 노 씨의 건강보험증을 도용해 부정수급한 요양급여비가 천만 원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자신의 혐의를 일부만 인정했다고 합니다. 최근 3년 정도만 노 씨의 건강보험을 도용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처럼 도용 기간이 길 경우 일부 혐의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CCTV 등 증거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A 씨가 자백을 하지 않는다면 노 씨가 입은 도용 피해 전체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건강보험공단은 노 씨의 도용 사실 전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도용된 진료 이력 전체를 삭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막상 도용 용의자를 붙잡아도, 범죄 사실을 전부 입증하지 못하면 도용된 진료 이력과 그에 따른 처방 기록을 지울 수 없다는 사실에 노 씨는 기가 막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이런 병을 내가 평생 안고 가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만약에 제 자식이 결혼해야 할 나이가 되면 엄마 이런 병력이 있었어. 떼 볼 수도 있는 상황이잖아요. 모든 게 노후도 그렇고 다 불안하죠. 요양병원에 들어가더라도 아, 이런 이력이 있네. 이러면 또 치료도 달라질 거 아녜요. 여러 가지가 다 힘들고 그래요." (제보자 노 모 씨)

방송이 나간 이후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제보도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도 자신 역시 10년 동안 비슷한 도용 피해를 당했다고 KBS에 알려왔습니다.

김 씨의 경우 지난해 자신의 건강보험을 도용한 범인이 붙잡혔고, 같은해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이 선고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도용된 진료 기록 삭제는 3개월이 지난 올해 1월에야 이뤄졌습니다. 그마저도 제대로 삭제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김 씨는 주장합니다.

반면, 건보공단은 진료 기록 삭제 사실을 곧바로 김 씨에게 안내했다고 말합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 9월까지 6년 동안 타인의 건강보험증 명의를 도용해 진료·처방을 받은 건수는 모두 23만 3천여 건.

하지만 같은 기간 도용이 적발된 인원은 4천 3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 [취재후] ‘건강보험 도용’ 범인 잡아도 진료기록 삭제까진 ‘먼 길’
    • 입력 2021-12-24 07:06:51
    • 수정2021-12-24 07:06:57
    취재후

지난 20일 KBS는 한 50대 여성이, 10년 동안 자신의 건강보험을 누군가 도용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53살 노모 씨는 지난 6월 한 병원에 들렀다가 자신이 가본 적도 없는 경남 창원의 2~3개 병원에서 본인 명의로 정신과 약이 수백 차례 처방된 기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누군가 노 씨의 건강보험을 도용한 거였습니다. 노 씨는 정신과 약 처방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민간 보험 가입이 거부되는 등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 씨는 건강보험을 도용한 사람을 찾아달라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보도가 나간지 하루 만에 도용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용의자는 노 씨가 10년 전 잠시 알고 지냈던 50대 여성 A 씨였습니다.

[연관 기사] 나 몰래 누가 정신과 약 처방을?…건강보험 도용 ‘속수무책’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52781&ref=A

경찰은 A 씨가 10년 동안 노 씨의 건강보험증을 도용해 부정수급한 요양급여비가 천만 원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자신의 혐의를 일부만 인정했다고 합니다. 최근 3년 정도만 노 씨의 건강보험을 도용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처럼 도용 기간이 길 경우 일부 혐의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 CCTV 등 증거 확보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A 씨가 자백을 하지 않는다면 노 씨가 입은 도용 피해 전체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건강보험공단은 노 씨의 도용 사실 전부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도용된 진료 이력 전체를 삭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막상 도용 용의자를 붙잡아도, 범죄 사실을 전부 입증하지 못하면 도용된 진료 이력과 그에 따른 처방 기록을 지울 수 없다는 사실에 노 씨는 기가 막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이런 병을 내가 평생 안고 가야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만약에 제 자식이 결혼해야 할 나이가 되면 엄마 이런 병력이 있었어. 떼 볼 수도 있는 상황이잖아요. 모든 게 노후도 그렇고 다 불안하죠. 요양병원에 들어가더라도 아, 이런 이력이 있네. 이러면 또 치료도 달라질 거 아녜요. 여러 가지가 다 힘들고 그래요." (제보자 노 모 씨)

방송이 나간 이후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제보도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도 자신 역시 10년 동안 비슷한 도용 피해를 당했다고 KBS에 알려왔습니다.

김 씨의 경우 지난해 자신의 건강보험을 도용한 범인이 붙잡혔고, 같은해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이 선고됐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도용된 진료 기록 삭제는 3개월이 지난 올해 1월에야 이뤄졌습니다. 그마저도 제대로 삭제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김 씨는 주장합니다.

반면, 건보공단은 진료 기록 삭제 사실을 곧바로 김 씨에게 안내했다고 말합니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 9월까지 6년 동안 타인의 건강보험증 명의를 도용해 진료·처방을 받은 건수는 모두 23만 3천여 건.

하지만 같은 기간 도용이 적발된 인원은 4천 3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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