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 관통하는 ‘엄궁대교’…환경영향평가 편법 논란

입력 2021.12.28 (21:40) 수정 2021.12.2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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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에 추진 중인 교량 건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로 드러난 데에 이어 이번에는 엄궁대교와 장락대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서도 반려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최위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큰고니떼가 물살을 가르고 나아갑니다.

최근 하굿둑 개방으로 먹이터가 늘면서 지난 겨울에도 3천여 마리가 이곳을 찾았습니다.

큰고니의 겨울 서식지가 바로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엄궁대교 건설 예정지입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엄궁대교는 낙동강 하구를 그대로 관통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당시 겨울 철새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 용역 기간이 3월부터 12월 말까지여서 겨울 철새 조사를 문헌 조사로 대신했다고 밝혔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현장조사가 빠져 부실하다며, 환경영향평가서를 최근 반려했습니다.

게다가 에코델타시티를 중심으로 엄궁대교와 장락대교가 하나의 노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환경영향평가를 하나로 합쳐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경단체는 부산시가 현장조사도 문서로 대신하면서, 환경영향평가 규모를 줄이기 위해 '구간 쪼개기' 식의 편법까지 동원했다며 비판했습니다.

[박중록/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편법을 동원하는 걸 행정기관이 서슴지 않고 있는 이런 상태에서 이분들이 진행하는 환경영향평가 이것들은 애초에 정상적으로 작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을 했었습니다."]

부산시는 올 겨울 내 철새 조사를 마치고 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해 재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저대교에 이어 낙동강 하구 교량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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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새도래지 관통하는 ‘엄궁대교’…환경영향평가 편법 논란
    • 입력 2021-12-28 21:40:34
    • 수정2021-12-28 21:56:20
    뉴스9(부산)
[앵커]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에 추진 중인 교량 건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습니다.

대저대교 환경영향평가가 거짓·부실로 드러난 데에 이어 이번에는 엄궁대교와 장락대교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서도 반려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최위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큰고니떼가 물살을 가르고 나아갑니다.

최근 하굿둑 개방으로 먹이터가 늘면서 지난 겨울에도 3천여 마리가 이곳을 찾았습니다.

큰고니의 겨울 서식지가 바로 부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엄궁대교 건설 예정지입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엄궁대교는 낙동강 하구를 그대로 관통하지만 환경영향평가 당시 겨울 철새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부산시는 환경영향평가 용역 기간이 3월부터 12월 말까지여서 겨울 철새 조사를 문헌 조사로 대신했다고 밝혔습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현장조사가 빠져 부실하다며, 환경영향평가서를 최근 반려했습니다.

게다가 에코델타시티를 중심으로 엄궁대교와 장락대교가 하나의 노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환경영향평가를 하나로 합쳐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환경단체는 부산시가 현장조사도 문서로 대신하면서, 환경영향평가 규모를 줄이기 위해 '구간 쪼개기' 식의 편법까지 동원했다며 비판했습니다.

[박중록/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편법을 동원하는 걸 행정기관이 서슴지 않고 있는 이런 상태에서 이분들이 진행하는 환경영향평가 이것들은 애초에 정상적으로 작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을 했었습니다."]

부산시는 올 겨울 내 철새 조사를 마치고 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해 재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저대교에 이어 낙동강 하구 교량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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