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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북한 결산② [군사] ‘도발’과 ‘자위활동’ 사이…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시험
입력 2021.12.29 (08:02) 수정 2021.12.30 (07:19) 취재K
10월 19일,  북한 ‘8.24 영웅함’에서 발사된 미니 SLBM10월 19일, 북한 ‘8.24 영웅함’에서 발사된 미니 SLBM

북한은 코로나19로 2년째 국경을 봉쇄하고 대화와 교류의 문을 꼭꼭 닫아걸면서도 무기 개발과 무력시위는 계속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모두 8번이었는데요. 지난 해 6번보다 횟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열차 발사,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와 무기 개량 시험을 계속했습니다.

다만 이른바 '레드라인'이라고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은 자제하며 '판을 아예 깨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순항미사일에서 탄도미사일로 수위 높이며 미국의 대북정책 가늠

인포그래픽: 권세라인포그래픽: 권세라

올해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하고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컸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첫 미사일 발사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인 1월 22일 이뤄졌습니다. 평안북도 구성 인근에서 서해 쪽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2발입니다.

이후 3월, 미국이 한참 대북정책을 가다듬고 있을 무렵에는 1주일 사이에 2발을 발사했습니다.

21일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이에 대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여느 때와 같은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4일 뒤에는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다음 날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북한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신형 전술유도탄이라고 스스로 소개했는데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변칙 비행으로 요격을 어렵게 하는 미사일의 개량형이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와 상관 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순항미사일에 별 반응이 없자 미국의 적극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였던 셈인데요.

다만 도발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직접 참관하지 않았고, 남측이나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늘은 '통신선 복원', 내일은 '미사일 발사'…냉온탕 오간 9월

한동안 조용했던 북한, 상반기도 훌쩍 지나고 9월부터 다시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들어갔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미사일 발사만 네 차례. 이 시기도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복잡다단하게 흘러가던 때였습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을 앞둔 주말이었던 11일과 12일, 북한은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순항미사일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저강도의 무력도발이었습니다.

왕이 부장의 방한 당일이었던 15일에는 평안남도 양덕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2발 발사했습니다.

사거리는 800km. 3월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200km 가량 사거리가 늘었는데, 이 정도 거리를 비행하려면 미사일의 하강 단계에서 다시 상승하는 이른바 '풀업 기동'을 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눈길을 뜨는 미사일 발사 장면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철도 기동 미사일연대'를 조직했다고 밝히며,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9월 15일, 열차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영상편집: 송은혜)

순항미사일에 이어 안보리 제재를 받는 탄도미사일까지, 민감한 시기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면서도 북한은 '정상적인 자위활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하자 김여정 부부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문 대통령을 비난하며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첫 해 중점과제 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김여정 부부장의 비난 담화까지 더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9월 하순, 문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에서 북한에 종전선언을 제안합니다.

그간 한미의 어떤 대화제안에도 꼼짝않던 북한, 이번엔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전향적인 반응을 보이며 관계 회복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사흘 만인 28일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신형 극초음속 활공미사일 ‘화성-8형’신형 극초음속 활공미사일 ‘화성-8형’

북한이 이날 시험한 미사일은 자강도 룡림군에서 발사된 '화성-8형' . 액체 연료의 새로운 방식을 사용한 신형 극초음속 활공미사일이라고 북한은 밝혔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기습 발사 공격 능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2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끊어졌던 남북 통신선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다음 날인 30일에는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9월은 말 그대로 북한의 '냉온 양면 전술'이 극대화됐던 한달이었습니다.

열병식 대신 전람회…신형 무기 대공개

통신선이 복원되고,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던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북한은 으레 하던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를 개최합니다.

위협적인 '열병식' 대신 전시회 방식으로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됐습니다.

북한은 여기서 극초음속 미사일, ICBM과 SLBM등 최근 5년 간 자신들이 개발한 신무기들을 대거 전시했습니다. 특히 기존보다 크기가 작아진 신형 SLBM도 처음 공개했습니다.


전람회 개막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강력한 군사력 보유 노력은 평화적인 환경에서든 대결적인 상황에서든 주권국가가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당위적인 자위적이며 의무적 권리이고 중핵적인 국책"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드팀없는 최중대 정책이고 목표"라고도 했습니다.

또 우리 측의 국방력 강화를 경계하며 "더 위험한 것은 그들의 군비 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한이나 미국이 아니다"라며 수위 조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1주일 뒤인 19일, 북한은 신포 일대에서 '미니 SLBM'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한은 "'8.24 영웅함'에서 또다시 신형 SLBM을 성공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시험발사에 사용된 이 신포급 잠수함은 크기가 작아 실전에서 사용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건조 중인 3천톤급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경우 우리 감시망을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도발'과 '정상적 자위활동' 사이 올해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끊임 없이 이어졌습니다. 단단히 걸어잠근 문 안에서 북한의 무기 개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2021 북한 결산② [군사] ‘도발’과 ‘자위활동’ 사이…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시험
    • 입력 2021-12-29 08:02:22
    • 수정2021-12-30 07:19:28
    취재K
10월 19일,  북한 ‘8.24 영웅함’에서 발사된 미니 SLBM10월 19일, 북한 ‘8.24 영웅함’에서 발사된 미니 SLBM

북한은 코로나19로 2년째 국경을 봉쇄하고 대화와 교류의 문을 꼭꼭 닫아걸면서도 무기 개발과 무력시위는 계속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모두 8번이었는데요. 지난 해 6번보다 횟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열차 발사,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무기와 무기 개량 시험을 계속했습니다.

다만 이른바 '레드라인'이라고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실험은 자제하며 '판을 아예 깨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순항미사일에서 탄도미사일로 수위 높이며 미국의 대북정책 가늠

인포그래픽: 권세라인포그래픽: 권세라

올해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하고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가 컸던 것으로 평가됩니다.

첫 미사일 발사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인 1월 22일 이뤄졌습니다. 평안북도 구성 인근에서 서해 쪽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2발입니다.

이후 3월, 미국이 한참 대북정책을 가다듬고 있을 무렵에는 1주일 사이에 2발을 발사했습니다.

21일 평안남도 온천에서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이에 대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여느 때와 같은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자, 4일 뒤에는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다음 날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북한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신형 전술유도탄이라고 스스로 소개했는데요.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변칙 비행으로 요격을 어렵게 하는 미사일의 개량형이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와 상관 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순항미사일에 별 반응이 없자 미국의 적극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였던 셈인데요.

다만 도발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직접 참관하지 않았고, 남측이나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늘은 '통신선 복원', 내일은 '미사일 발사'…냉온탕 오간 9월

한동안 조용했던 북한, 상반기도 훌쩍 지나고 9월부터 다시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들어갔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미사일 발사만 네 차례. 이 시기도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복잡다단하게 흘러가던 때였습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을 앞둔 주말이었던 11일과 12일, 북한은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순항미사일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저강도의 무력도발이었습니다.

왕이 부장의 방한 당일이었던 15일에는 평안남도 양덕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2발 발사했습니다.

사거리는 800km. 3월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200km 가량 사거리가 늘었는데, 이 정도 거리를 비행하려면 미사일의 하강 단계에서 다시 상승하는 이른바 '풀업 기동'을 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눈길을 뜨는 미사일 발사 장면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철도 기동 미사일연대'를 조직했다고 밝히며, 열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9월 15일, 열차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영상편집: 송은혜)

순항미사일에 이어 안보리 제재를 받는 탄도미사일까지, 민감한 시기 미사일 시험을 이어가면서도 북한은 '정상적인 자위활동'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이라고 하자 김여정 부부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문 대통령을 비난하며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의 첫 해 중점과제 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김여정 부부장의 비난 담화까지 더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던 9월 하순, 문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에서 북한에 종전선언을 제안합니다.

그간 한미의 어떤 대화제안에도 꼼짝않던 북한, 이번엔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전향적인 반응을 보이며 관계 회복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사흘 만인 28일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신형 극초음속 활공미사일 ‘화성-8형’신형 극초음속 활공미사일 ‘화성-8형’

북한이 이날 시험한 미사일은 자강도 룡림군에서 발사된 '화성-8형' . 액체 연료의 새로운 방식을 사용한 신형 극초음속 활공미사일이라고 북한은 밝혔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기습 발사 공격 능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2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끊어졌던 남북 통신선을 복원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다음 날인 30일에는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9월은 말 그대로 북한의 '냉온 양면 전술'이 극대화됐던 한달이었습니다.

열병식 대신 전람회…신형 무기 대공개

통신선이 복원되고,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던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북한은 으레 하던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를 개최합니다.

위협적인 '열병식' 대신 전시회 방식으로 '정상국가'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됐습니다.

북한은 여기서 극초음속 미사일, ICBM과 SLBM등 최근 5년 간 자신들이 개발한 신무기들을 대거 전시했습니다. 특히 기존보다 크기가 작아진 신형 SLBM도 처음 공개했습니다.


전람회 개막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강력한 군사력 보유 노력은 평화적인 환경에서든 대결적인 상황에서든 주권국가가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당위적인 자위적이며 의무적 권리이고 중핵적인 국책"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 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드팀없는 최중대 정책이고 목표"라고도 했습니다.

또 우리 측의 국방력 강화를 경계하며 "더 위험한 것은 그들의 군비 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한이나 미국이 아니다"라며 수위 조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1주일 뒤인 19일, 북한은 신포 일대에서 '미니 SLBM'을 시험발사했습니다.

북한은 "'8.24 영웅함'에서 또다시 신형 SLBM을 성공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시험발사에 사용된 이 신포급 잠수함은 크기가 작아 실전에서 사용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건조 중인 3천톤급 신형 잠수함에 탑재될 경우 우리 감시망을 우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도발'과 '정상적 자위활동' 사이 올해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끊임 없이 이어졌습니다. 단단히 걸어잠근 문 안에서 북한의 무기 개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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