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K] 발달장애 청소년들 ‘두 번째 책’ 펴내

입력 2021.12.29 (19:27) 수정 2021.12.2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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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각 시군에서 활동하는 언론사와 함께 지역소식을 전하는 풀뿌리 K 순섭니다.

먼저, 간추린 소식입니다.

집단 암 발병 고창 마을 주민…환경오염 조사 결과 반발

고창의 주간해피데이입니다.

집단 암발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고창군 성내면 외토·외일마을에 대한 환경오염도 조사결과가 '직접적인 영향 없음'으로 발표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신문은 고창군이 의뢰한 용역 조사 결과, 암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가축분뇨재활용시설의 퇴비에서 유해 중금속물이 일부 검출되었지만 주변 토양, 지하수 등에서 생활환경오염도 수치가 법적기준치 이하로 나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음으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고창 외일·외토마을은 최근 10여 년 사이 전체 34가구에서 16명의 암환자가 발생해 암발병의 원인규명을 위한 고창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주 농업인 10명 중 9명 ‘후계자 없어’

무주신문입니다.

무주군 농업인 10명 중 9명은 후계자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사를 다뤘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무주군이 호남지방통계청과 함께 농업인 1008명을 대상으로 농업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후계자가 있는 농업인은 14%에 그쳤고, 이 경우 앞으로 농업 유지 년수는 평균 13.6년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말 긴급복지 지원대상자 발굴

열린순창입니다.

순창군이 경제적으로 위기를 겪으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긴급복지 지원대상자를 발굴하고 있다는 기삽니다.

긴급복지지원은 주요 소득자의 사망이나 실직, 질병 등으로 생계유지가 힘든 저소득층에게 긴급생계비와 의료비 등 일시적인 복지서비스를 신속하게 지원하는 제도로 지원기준은 올 연말까지 일반재산이 1억 7천만 원, 금융재산이 1인 기준 774만 원 이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작가”…두 번째 책 펴낸 발달장애 청소년

진안신문입니다.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쓴 두 번째 책이 나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소개했습니다.

'함께 꾸는 꿈' 두 번째 이야기 라는 이 책에는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 16명이 1년 동안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의 글들과 한 해 동안의 성장일기가 담겼습니다.

발달장애 청소년들 “두 번째 책” 펴내

이번엔 앞서 전해드린 대로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쓴 두 번째 책 출간 소식을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진안신문 화상으로 연결합니다.

류영우 편집국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쓴 책이 나와서 출판기념회까지 열릴 정도면 진안에서도 화제였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어떤 계기로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책을 쓰게 된 건가요?

[답변]

보듬센터는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등 발달장애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회통합,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도움을 주는 기관입니다.

센터 내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들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들로 짜여져 있습니다.

글쓰기 수업도 그런 과정 중 하나인데요.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익혀야 될 것이 바로 '글쓰기 수업'입니다.

한글을 익히지 못하면 버스 노선을 읽을 수 없고, 우편물을 확인할 수도 없고, 친구들과 휴대폰을 통해 문자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2020년부터 매주 보듬센터 친구들과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고, 그렇게 씌여진 글들은 매주 진안신문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아이들이 쓴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됐습니다.

[앵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 책인데, 어떤 내용들이 담겼습니까?

[답변]

이 책에는 지난 1년 동안 발달장애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의 글들을 비롯해 한 해 동안의 활동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졌습니다.

매달 발달장애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진안지역의 산과 들을 탐방하며 겪었던 일들과 아름다운 진안의 산과 들의 모습도 담겨졌습니다.

또한 매직테니스, 건강체조, 서각체험, 수영교실, 텃밭수업 등 보듬센터에서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느낀 소감도 글로 표현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듬센터 친구들은 올해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고, 컴퓨터 ITQ 자격증도 땄습니다.

수상안전요원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으며, 열심히 테니스를 배워 청소년지도자 자격증도 꿈꾸고 있습니다.

책속에는 이처럼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세상밖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앵커]

듣기로는 편집국장님이 아이들의 글쓰기 지도를 해 오시면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쭉 지켜보셨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답변]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발달장애 학생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민간단체 ‘보듬’이 문을 연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였는데요,

함께 산책을 하던 한 아이가 커다란 간판을 가리키며 "선생님 저건 뭐라고 읽어요?"라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까지. 12년을 학교에 다니면서 어렵지 않은 간판 글자조차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처음에는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학생들을 상대로 한글수업은 불가능한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 아이들에게 한 번 글쓰기를 가르쳐 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 수업이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연습장에 오늘 한 일을 적어보면서도 "선생님 '보듬'이라고 칠판에 써 주세요", "갔습니다 쓸 때 'ㅅ'이 두 개 들어가나요?"라고 연신 질문을 쏟아냈고, 글을 쓰다가 틀리면 종이를 찢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또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담는 글을 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간판도 간신히 읽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담은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떻게 접근하여 글을 쓰게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매주,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해서인지, 이제는 연습장 한 장을 가득 채워낼 정도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됐습니다.

[앵커]

직접 쓴 책이 두 권이나 나온다면 아이들 스스로도 뿌듯할 것 같은데요, 책을 내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지난 11월20일. 매달 한 번 씩 지역의 산과 들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인 행복한 나들이 '함께 가는 길' 2021년 마지막 일정으로 지리산 노고단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노고단 정상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두 분이 일행을 향해 "우리는 책을 쓰는 작가들"이라고 말을 걸었는데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던 한 친구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우리도 작가예요. 우리도 작년에 책을 냈고요, 올해도 책이 나와요." 라고요.

글쓰기를 시작한 지 2년. 보듬센터 친구들은 이제 매주 자기의 감정을 가득 담은 글을 연습장 한 장 거뜬히 채워냈고, 그리고 그렇게 씌여진 책은 아이들에게 자랑이고, 자신감이 됐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함께 해 오시면서 당부하고 싶거나 바라는 게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답변]

현재 보듬센터에는 16명의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안군 전체를 보면 특수학급에 있는 발달장애 학생수가 50명을 넘고 있습니다.

학교가 끝난 후 이 학생들은 어디로 갈까요? 이 학생들을 돌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또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가게 될 때 자립을 위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직장을 다니게 된 후에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을 돌보고, 자립을 위해 교육하고 있는 보듬센터 조차도 ‘사회복지 기관’으로 등록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해서 자립할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대해 봅니다.

[앵커]

네, 앞으로도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글쓰기는 물론 다양한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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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뿌리K] 발달장애 청소년들 ‘두 번째 책’ 펴내
    • 입력 2021-12-29 19:27:52
    • 수정2021-12-29 21:01:10
    뉴스7(전주)
[앵커]

이번에는 각 시군에서 활동하는 언론사와 함께 지역소식을 전하는 풀뿌리 K 순섭니다.

먼저, 간추린 소식입니다.

집단 암 발병 고창 마을 주민…환경오염 조사 결과 반발

고창의 주간해피데이입니다.

집단 암발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고창군 성내면 외토·외일마을에 대한 환경오염도 조사결과가 '직접적인 영향 없음'으로 발표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신문은 고창군이 의뢰한 용역 조사 결과, 암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가축분뇨재활용시설의 퇴비에서 유해 중금속물이 일부 검출되었지만 주변 토양, 지하수 등에서 생활환경오염도 수치가 법적기준치 이하로 나와 직접적인 영향이 없음으로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고창 외일·외토마을은 최근 10여 년 사이 전체 34가구에서 16명의 암환자가 발생해 암발병의 원인규명을 위한 고창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주 농업인 10명 중 9명 ‘후계자 없어’

무주신문입니다.

무주군 농업인 10명 중 9명은 후계자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사를 다뤘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무주군이 호남지방통계청과 함께 농업인 1008명을 대상으로 농업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후계자가 있는 농업인은 14%에 그쳤고, 이 경우 앞으로 농업 유지 년수는 평균 13.6년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연말 긴급복지 지원대상자 발굴

열린순창입니다.

순창군이 경제적으로 위기를 겪으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긴급복지 지원대상자를 발굴하고 있다는 기삽니다.

긴급복지지원은 주요 소득자의 사망이나 실직, 질병 등으로 생계유지가 힘든 저소득층에게 긴급생계비와 의료비 등 일시적인 복지서비스를 신속하게 지원하는 제도로 지원기준은 올 연말까지 일반재산이 1억 7천만 원, 금융재산이 1인 기준 774만 원 이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작가”…두 번째 책 펴낸 발달장애 청소년

진안신문입니다.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쓴 두 번째 책이 나와 출판기념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소개했습니다.

'함께 꾸는 꿈' 두 번째 이야기 라는 이 책에는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 16명이 1년 동안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의 글들과 한 해 동안의 성장일기가 담겼습니다.

발달장애 청소년들 “두 번째 책” 펴내

이번엔 앞서 전해드린 대로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쓴 두 번째 책 출간 소식을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진안신문 화상으로 연결합니다.

류영우 편집국장,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쓴 책이 나와서 출판기념회까지 열릴 정도면 진안에서도 화제였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어떤 계기로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책을 쓰게 된 건가요?

[답변]

보듬센터는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등 발달장애 학생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회통합,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도움을 주는 기관입니다.

센터 내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들은 발달장애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들로 짜여져 있습니다.

글쓰기 수업도 그런 과정 중 하나인데요.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익혀야 될 것이 바로 '글쓰기 수업'입니다.

한글을 익히지 못하면 버스 노선을 읽을 수 없고, 우편물을 확인할 수도 없고, 친구들과 휴대폰을 통해 문자도 할 수 없을 테니까요.

2020년부터 매주 보듬센터 친구들과 글쓰기 수업을 진행했고, 그렇게 씌여진 글들은 매주 진안신문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아이들이 쓴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됐습니다.

[앵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 책인데, 어떤 내용들이 담겼습니까?

[답변]

이 책에는 지난 1년 동안 발달장애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의 글들을 비롯해 한 해 동안의 활동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졌습니다.

매달 발달장애 청소년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진안지역의 산과 들을 탐방하며 겪었던 일들과 아름다운 진안의 산과 들의 모습도 담겨졌습니다.

또한 매직테니스, 건강체조, 서각체험, 수영교실, 텃밭수업 등 보듬센터에서 진행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며 느낀 소감도 글로 표현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듬센터 친구들은 올해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고, 컴퓨터 ITQ 자격증도 땄습니다.

수상안전요원 자격증도 준비하고 있으며, 열심히 테니스를 배워 청소년지도자 자격증도 꿈꾸고 있습니다.

책속에는 이처럼 진안지역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세상밖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앵커]

듣기로는 편집국장님이 아이들의 글쓰기 지도를 해 오시면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쭉 지켜보셨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답변]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발달장애 학생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민간단체 ‘보듬’이 문을 연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였는데요,

함께 산책을 하던 한 아이가 커다란 간판을 가리키며 "선생님 저건 뭐라고 읽어요?"라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까지. 12년을 학교에 다니면서 어렵지 않은 간판 글자조차 읽을 수 없는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처음에는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학생들을 상대로 한글수업은 불가능한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 아이들에게 한 번 글쓰기를 가르쳐 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 수업이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연습장에 오늘 한 일을 적어보면서도 "선생님 '보듬'이라고 칠판에 써 주세요", "갔습니다 쓸 때 'ㅅ'이 두 개 들어가나요?"라고 연신 질문을 쏟아냈고, 글을 쓰다가 틀리면 종이를 찢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또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담는 글을 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간판도 간신히 읽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담은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떻게 접근하여 글을 쓰게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매주,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해서인지, 이제는 연습장 한 장을 가득 채워낼 정도로 글쓰기 실력이 향상됐습니다.

[앵커]

직접 쓴 책이 두 권이나 나온다면 아이들 스스로도 뿌듯할 것 같은데요, 책을 내면서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답변]

지난 11월20일. 매달 한 번 씩 지역의 산과 들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인 행복한 나들이 '함께 가는 길' 2021년 마지막 일정으로 지리산 노고단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노고단 정상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두 분이 일행을 향해 "우리는 책을 쓰는 작가들"이라고 말을 걸었는데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던 한 친구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우리도 작가예요. 우리도 작년에 책을 냈고요, 올해도 책이 나와요." 라고요.

글쓰기를 시작한 지 2년. 보듬센터 친구들은 이제 매주 자기의 감정을 가득 담은 글을 연습장 한 장 거뜬히 채워냈고, 그리고 그렇게 씌여진 책은 아이들에게 자랑이고, 자신감이 됐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함께 해 오시면서 당부하고 싶거나 바라는 게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답변]

현재 보듬센터에는 16명의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진안군 전체를 보면 특수학급에 있는 발달장애 학생수가 50명을 넘고 있습니다.

학교가 끝난 후 이 학생들은 어디로 갈까요? 이 학생들을 돌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하고, 또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에 나가게 될 때 자립을 위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직장을 다니게 된 후에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시스템이 우리 사회에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발달장애 학생들을 돌보고, 자립을 위해 교육하고 있는 보듬센터 조차도 ‘사회복지 기관’으로 등록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후원금으로 운영하고,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시스템 안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해서 자립할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대해 봅니다.

[앵커]

네, 앞으로도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글쓰기는 물론 다양한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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