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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불멍’ 가고 ‘풀멍’ 뜬다…이것 모르고 새해 맞았다간
입력 2021.12.30 (18:10) 수정 2021.12.30 (18:58)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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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2월30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1230&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장작은 타닥타닥 타들어 가고 불꽃은 춤을 추며 타오릅니다. 멍하니 모닥불 바라보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른바 불멍입니다. 새해에는 새로운 멍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2022년 내 일상을 관통할 트렌드 빅5,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과 알아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연구소 이름 들어보니까 상상력이 남다르신 거 같습니다.

[답변]
트렌드 분석하려면 상상력이 없으면 일 못하거든요. 저희 업계가 굉장히 치열하기도 하고 그래서 열심히 상상하면서 문제 풀고 있습니다.

[앵커]
질문은 이미 드린 거 같고 불멍 대신 새로운 멍이 온다는 전망. 어떤 멍을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답변]
요즘 풀 쳐다본다고 해서 풀멍. 아니면 식물 쳐다본다고 식멍 이런 말 쓰거든요. 우리가 뭔가 치열하게 바쁘게만 살아왔잖아요. 불멍했던 이유가 가만히 멍 때리면서 힐링도 하고 이런 건데. 불 대신 풀 쳐다보는 거예요. 우리가 식물에 대한 관심이 사실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앵커]
그런 풀멍을 하려면 어디 가면 돼요?

[답변]
요즘 산속에 갈 필요 없이 도심에도 백화점 가도 되고요. 아니면 카페도, 식물 카페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우리가 사실 풀멍할 데는 많습니다.

[앵커]
백화점 같은 데 가면 요즘 가드닝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던데 그런 걸 의미하시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올해 들어서 백화점 몇 군데가 리뉴얼하거나 새롭게 만든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흥미롭게도 실내정원이 공통적으로 다 들어가요. 이제까지 백화점의 정원은 옥상에 있는 정도. 옥상은 노는 땅이니까. 백화점은 임대업이잖아요. 매장에 돈을 계속 받아야 되는데 매장에 돈 받을 실내공간에 더현대, 여의도에 있는 그 공간은 3,400평 정도가 정원이에요, 실내에.

[앵커]
그렇게 많은 공간을 왜 정원에 할애한 걸까요?

[답변]
그러니까요. 이 많은 공간에 돈 받으면 그 돈이 얼마인데요? 그게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의 생각에서 온라인쇼핑의 힘이 더 세진 것도 느꼈고요.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야 될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가 취향, 경험 이런 거에 함께 식물, 온라인이 절대 못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자연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오프라인의 무기로 선택된 게 식물이라서 이런 정원을 만들어놓고 식물 카페를 만들어놔서 사람들 유인시키는 도구로 쓰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거리 두기가 심한데 백화점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는 풀멍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죠. 집에 사실 정원이 있으면 가장 좋은데 한국 사람들은 단독주택에 별로 살지 않잖아요. 베란다에도 누군가는 식물 키우고 식물에 대한 욕망들이 자꾸 생겨서 집도 바꿀까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고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져가고 있고. 식물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게 단지 식물에 끝나지 않고 우리의 의식주가 바뀌는 거라서 이 바뀌는 흐름들이 어디에 갈지에 따라서 누군가는 또 돈을 벌 거 아니겠습니까?

[앵커]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흙을 만져본 적 없다 하는 사람들은 욕망이 생겨도 당장 키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답변]
그렇죠.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기업들이 또 가만히 있지 않죠. 가전회사들에서 자꾸 식물재배 가전을 자꾸 만들어내요.

[앵커]
알아서 잘 크는 기계?

[답변]
전원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잘 크는 거죠. 이런 도구를 자꾸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시장이 자꾸 만들어진다는 거죠.

[앵커]
정원 가꾸고 텃밭 가꾸는 거 연세 지긋한 분들이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갑자기 대중의 욕망이 된 거라고 보세요?

[답변]
우리가 팬데믹 2년 기간 동안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격리 많이 했습니다. 대부분 사는 공간이 아파트라서 콘크리트 속에 계속 있는 거인 거죠. 자연과 녹지, 식물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증폭된 시기가 지금이에요. 그래서 예전에 정원 하면 나이 든 사람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2~30대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신경 쓰고. 요즘 명품 브랜드에서도요, 가드닝룩이라 해서 정원 가꿀 때 입으면 좋은 옷 자꾸 만들어냅니다.

[앵커]
결국 2년간의 거리 두기가 우리를 자연과 가깝게 했고 그 속에서 생겨난 욕망이 가드닝이다라고 트렌드를 전망해 주신 것 같습니다. 다음 트렌드 볼까요?

[답변]
비거니즘이란 말이 있습니다. 들어보셨죠?

[앵커]
극강의 채식 이런 거 아닌가요?

[답변]
우리가 비건, 먹는 것에다가 ~이즘 이런 게 붙으면 하나의 태도가 되는 거잖아요. 가치관입니다. 먹기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식주 전반에서. 고기가 맛이 없어서 고기를 안 먹는 채식하는 게 아니고 내가 가령 동물을 키우는데 동물을 예뻐하는데 한쪽에서는 고기를 먹는다? 이건 좀 뭔가 안 맞다고 해서 이런 선택하는 사람이 생기죠. 사회적인 관점, 윤리, 환경 이런 거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비거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자꾸자꾸 늘어나니까 기업들이 신경 안 쓸 수가 없습니다.

[앵커]
신경을 써서 어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변]
우선 명품업계들에서 어느 순간부터 비건레더라는 걸 자꾸 만들어요. 비건레더니까 식물성 가죽이 되는 거죠. 보통 명품은 비싼 가죽, 좋은 가죽 잘 해가지고 가방 수백만 원 비싼 건 수천만 원도 가잖아요. 그걸 어떤 회사는 버섯 균사체로 가죽의 형태, 가죽의 질감을 내는 걸 만들어내는 거고. 진짜 동물을 죽이지 않고 식물에서 가죽과 같은 느낌을 자꾸 만들어내요. 이런 선택을 하는 명품 브랜드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앵커]
명품업계가 착해서 그런 것 같진 않고 식물성 가죽을 받아들인 진짜 본심이 뭘까요?

[답변]
그렇죠. 착한 것보다 그게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그런 게 멋지다고 생각하고 소비자가 동물 윤리에 대한 관심이 자꾸 생기다 보니까 이런 물건을 만들어 줘야지 팔리고 하다 보니까 기업들이 움직이는 거죠. 기업들이 움직일 때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다 돈이죠.

[앵커]
글쎄요, 욕망은 위에서부터 움직인다고 하지만 그게 다수의 소비로 넘어오는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고 계신 거예요?

[답변]
대부분의 트렌드가 제일 위에서 시작해요, 사실은. 왜냐면 낯설고 새로운 데다가 돈을 쓴다는 것은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거든요. 이게 제일 윗줄에서 자꾸자꾸 넘어올 때 이때를 주목해야 돼요. 제가 앞서 말했던 가드닝도 그렇고 비거니즘도 그렇고. 제일 앞줄, 두 번째 줄, 오고 있는 단계예요. 이제 좀 시장이 커질 겁니다. 이 맥락 속에서 리페어도 있어요.

[앵커]
리페어요?

[답변]
리페어를 럭셔리가 관심 가져요. 이게 좀 안 어울리죠, 많이?

[앵커]
이것도 유명 브랜드들이 관심을 갖는다?

[답변]
그렇죠. 이제까지 럭셔리하고 리페어하고 상극 같은 느낌이죠. 비싼 제품을 설령 고칠 게 있어서 명품 브랜드에 갖다주면 고쳐주긴 하는데 몇 달 걸리잖아요.

[앵커]
억지로 고쳐주는 느낌?

[답변]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명품 브랜드가 리페어를 적극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리페어, 리필 이렇게 해서 열심히 고쳐주겠다. 한번 사서 쉽게 버리지 말고 계속 쓰자, 관리하자. 이런 메시지를 계속 갖고 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건 또 왜 그런 걸까요?

[답변]
이것도 마찬가지로 돈이 되기 때문인데요. 소비자의 생각이 무조건 새 걸 사서 쓰다가 버리고 과거에 다 그랬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충분히 많이 가지기도 했고요. 환경이란 측면으로 바라보자면 가장 좋은 건 좋은 걸 사서 오랫동안 쓰는 거잖아요. 이런 맥락에 관심 가진 소비자가 늘다 보니까 기업도 자꾸 맞춰주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자꾸 수선해서 쓰는 사람들이 늘면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가 순환이 안 돼서 오히려 판매에는 도움이 안 될 거 같단 생각도 할 것 같은데.

[답변]
그렇죠. 그러니까 유통, 백화점에서도 태도가 바뀌는 게 있는데요. 영국의 셀프리지라고 굉장히 유명한 백화점 한 곳은 리페어 컨시어지라는 부스가 있는데요. 우리말로 하면 수선 접수대 같은 느낌이죠. 아마 쇼핑몰 가보셔서 수선 접수 코너, 어디 있던 기억나시나요?

[앵커]
조금 구석 쪽에 아니면 화장실 앞에 안 보이는 데?

[답변]
그렇죠. 이것도 해 주기 싫은데 마지못해 이런 느낌의 공간이잖아요. 그런데 이 유명한 백화점에 수선 접수 코너가 되게 멋지게 인포메이션 센터처럼 만들어놨어요. 이건 열심히 고쳐주겠다. 왜냐? 이제까지는 파는 것만 했다면 우리가, 이제 파는 것 말고 소비자 생각이 바뀌었으니까 갖고 있던 물건 잘 고쳐도 주고 소비자 집에 있는 물건 중에서 좋은데도 내가 좀 익숙해져서 안 쓰는 거 있잖아요. 이걸 되팔라고 리셀하라고 이런 것도 자꾸 독려하고 있고요. 리셀 대신 자기네가 중간에서 중개 유통해 주겠다는 것도 있습니다.

[앵커]
리셀이라는 건 소비자들이 물건 갖고 와라 우리가 대신 팔아줄게요, 이거에요?

[답변]
그렇죠. 소비자가 갖고 있는 물건 파는 거니까 이제까지 백화점은 자기네만 물건 팔았잖아요. 아무도 물건 못 팔고 자기네만 팔았는데 이제는 소비자도 물건 팔아라, 팔게 해 줄게. 이거 자체가 집에 있는 물건들을 버리지 말고 새로 잘 쓰자, 자원을 순환시키자 이 메시지를 유통도 그렇고 럭셔리 패션도 계속 관심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더 이상 신상에 목말라하지 않는 어떤 소비자들의 심리를 간파한 걸로 보이는데 개인들 사이에서 나타날 새로운 트렌드 이런 거는 어떤 걸 보고 계신가요?

[답변]
요즘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비누로 머리 감는 거 아시나요?

[앵커]
비누로 머리 감으면 굉장히 뻣뻣해질 텐데요, 머리가.

[답변]
그렇죠. 비누로 머리 감는다고 하면 어떤 아저씨들은 어? 저거 나 옛날에 했는데? 이런 느낌. 사실 비누가 샴푸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기 아주 예전에 비누로 감았겠죠.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샴푸가 액체로 돼 있는 게 원래 원재료는 다 고체나 가루였을 거잖아요. 여기다 물을 탄 거 아니겠습니까? 부드럽게 만들고 우리가 편하게 쓰게끔. 편리하긴 한데 이거 하기 위해선 플라스틱 통도 꼭 필요하고요. 거기에 화학물질도 들어가야 되고요. 샴푸 바를 쓰는 이유가 환경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머리 감는 거니까 매일매일 바꾸자는 거예요. 이걸 스몰액션이라고 하는데요. 세상을 거창하게 바꾸자 이런 얘기는 기성세대가 많이 했지만 2, 30대들은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고 일상을 바꾸자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뭔가 말씀을 들으니까 떡국 한 그릇 먹은 것처럼 2022년을 든든하게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용섭 소장 함께했습니다.
  • [ET] ‘불멍’ 가고 ‘풀멍’ 뜬다…이것 모르고 새해 맞았다간
    • 입력 2021-12-30 18:10:11
    • 수정2021-12-30 18:58:36
    통합뉴스룸ET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2월30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1230&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장작은 타닥타닥 타들어 가고 불꽃은 춤을 추며 타오릅니다. 멍하니 모닥불 바라보며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른바 불멍입니다. 새해에는 새로운 멍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2022년 내 일상을 관통할 트렌드 빅5,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과 알아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연구소 이름 들어보니까 상상력이 남다르신 거 같습니다.

[답변]
트렌드 분석하려면 상상력이 없으면 일 못하거든요. 저희 업계가 굉장히 치열하기도 하고 그래서 열심히 상상하면서 문제 풀고 있습니다.

[앵커]
질문은 이미 드린 거 같고 불멍 대신 새로운 멍이 온다는 전망. 어떤 멍을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답변]
요즘 풀 쳐다본다고 해서 풀멍. 아니면 식물 쳐다본다고 식멍 이런 말 쓰거든요. 우리가 뭔가 치열하게 바쁘게만 살아왔잖아요. 불멍했던 이유가 가만히 멍 때리면서 힐링도 하고 이런 건데. 불 대신 풀 쳐다보는 거예요. 우리가 식물에 대한 관심이 사실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앵커]
그런 풀멍을 하려면 어디 가면 돼요?

[답변]
요즘 산속에 갈 필요 없이 도심에도 백화점 가도 되고요. 아니면 카페도, 식물 카페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우리가 사실 풀멍할 데는 많습니다.

[앵커]
백화점 같은 데 가면 요즘 가드닝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던데 그런 걸 의미하시는 건가요?

[답변]
맞습니다. 올해 들어서 백화점 몇 군데가 리뉴얼하거나 새롭게 만든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흥미롭게도 실내정원이 공통적으로 다 들어가요. 이제까지 백화점의 정원은 옥상에 있는 정도. 옥상은 노는 땅이니까. 백화점은 임대업이잖아요. 매장에 돈을 계속 받아야 되는데 매장에 돈 받을 실내공간에 더현대, 여의도에 있는 그 공간은 3,400평 정도가 정원이에요, 실내에.

[앵커]
그렇게 많은 공간을 왜 정원에 할애한 걸까요?

[답변]
그러니까요. 이 많은 공간에 돈 받으면 그 돈이 얼마인데요? 그게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의 생각에서 온라인쇼핑의 힘이 더 세진 것도 느꼈고요.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야 될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하나가 취향, 경험 이런 거에 함께 식물, 온라인이 절대 못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자연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오프라인의 무기로 선택된 게 식물이라서 이런 정원을 만들어놓고 식물 카페를 만들어놔서 사람들 유인시키는 도구로 쓰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거리 두기가 심한데 백화점까지 가지 않고 집에서 할 수 있는 풀멍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죠. 집에 사실 정원이 있으면 가장 좋은데 한국 사람들은 단독주택에 별로 살지 않잖아요. 베란다에도 누군가는 식물 키우고 식물에 대한 욕망들이 자꾸 생겨서 집도 바꿀까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고요.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져가고 있고. 식물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게 단지 식물에 끝나지 않고 우리의 의식주가 바뀌는 거라서 이 바뀌는 흐름들이 어디에 갈지에 따라서 누군가는 또 돈을 벌 거 아니겠습니까?

[앵커]
태어날 때부터 아파트에서만 살아서 흙을 만져본 적 없다 하는 사람들은 욕망이 생겨도 당장 키우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답변]
그렇죠.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기업들이 또 가만히 있지 않죠. 가전회사들에서 자꾸 식물재배 가전을 자꾸 만들어내요.

[앵커]
알아서 잘 크는 기계?

[답변]
전원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잘 크는 거죠. 이런 도구를 자꾸 만들어주고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시장이 자꾸 만들어진다는 거죠.

[앵커]
정원 가꾸고 텃밭 가꾸는 거 연세 지긋한 분들이 하는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갑자기 대중의 욕망이 된 거라고 보세요?

[답변]
우리가 팬데믹 2년 기간 동안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하고 격리 많이 했습니다. 대부분 사는 공간이 아파트라서 콘크리트 속에 계속 있는 거인 거죠. 자연과 녹지, 식물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증폭된 시기가 지금이에요. 그래서 예전에 정원 하면 나이 든 사람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2~30대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신경 쓰고. 요즘 명품 브랜드에서도요, 가드닝룩이라 해서 정원 가꿀 때 입으면 좋은 옷 자꾸 만들어냅니다.

[앵커]
결국 2년간의 거리 두기가 우리를 자연과 가깝게 했고 그 속에서 생겨난 욕망이 가드닝이다라고 트렌드를 전망해 주신 것 같습니다. 다음 트렌드 볼까요?

[답변]
비거니즘이란 말이 있습니다. 들어보셨죠?

[앵커]
극강의 채식 이런 거 아닌가요?

[답변]
우리가 비건, 먹는 것에다가 ~이즘 이런 게 붙으면 하나의 태도가 되는 거잖아요. 가치관입니다. 먹기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식주 전반에서. 고기가 맛이 없어서 고기를 안 먹는 채식하는 게 아니고 내가 가령 동물을 키우는데 동물을 예뻐하는데 한쪽에서는 고기를 먹는다? 이건 좀 뭔가 안 맞다고 해서 이런 선택하는 사람이 생기죠. 사회적인 관점, 윤리, 환경 이런 거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비거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자꾸자꾸 늘어나니까 기업들이 신경 안 쓸 수가 없습니다.

[앵커]
신경을 써서 어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변]
우선 명품업계들에서 어느 순간부터 비건레더라는 걸 자꾸 만들어요. 비건레더니까 식물성 가죽이 되는 거죠. 보통 명품은 비싼 가죽, 좋은 가죽 잘 해가지고 가방 수백만 원 비싼 건 수천만 원도 가잖아요. 그걸 어떤 회사는 버섯 균사체로 가죽의 형태, 가죽의 질감을 내는 걸 만들어내는 거고. 진짜 동물을 죽이지 않고 식물에서 가죽과 같은 느낌을 자꾸 만들어내요. 이런 선택을 하는 명품 브랜드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앵커]
명품업계가 착해서 그런 것 같진 않고 식물성 가죽을 받아들인 진짜 본심이 뭘까요?

[답변]
그렇죠. 착한 것보다 그게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그런 게 멋지다고 생각하고 소비자가 동물 윤리에 대한 관심이 자꾸 생기다 보니까 이런 물건을 만들어 줘야지 팔리고 하다 보니까 기업들이 움직이는 거죠. 기업들이 움직일 때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다 돈이죠.

[앵커]
글쎄요, 욕망은 위에서부터 움직인다고 하지만 그게 다수의 소비로 넘어오는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고 계신 거예요?

[답변]
대부분의 트렌드가 제일 위에서 시작해요, 사실은. 왜냐면 낯설고 새로운 데다가 돈을 쓴다는 것은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거든요. 이게 제일 윗줄에서 자꾸자꾸 넘어올 때 이때를 주목해야 돼요. 제가 앞서 말했던 가드닝도 그렇고 비거니즘도 그렇고. 제일 앞줄, 두 번째 줄, 오고 있는 단계예요. 이제 좀 시장이 커질 겁니다. 이 맥락 속에서 리페어도 있어요.

[앵커]
리페어요?

[답변]
리페어를 럭셔리가 관심 가져요. 이게 좀 안 어울리죠, 많이?

[앵커]
이것도 유명 브랜드들이 관심을 갖는다?

[답변]
그렇죠. 이제까지 럭셔리하고 리페어하고 상극 같은 느낌이죠. 비싼 제품을 설령 고칠 게 있어서 명품 브랜드에 갖다주면 고쳐주긴 하는데 몇 달 걸리잖아요.

[앵커]
억지로 고쳐주는 느낌?

[답변]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명품 브랜드가 리페어를 적극 메시지를 내고 있습니다. 리페어, 리필 이렇게 해서 열심히 고쳐주겠다. 한번 사서 쉽게 버리지 말고 계속 쓰자, 관리하자. 이런 메시지를 계속 갖고 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건 또 왜 그런 걸까요?

[답변]
이것도 마찬가지로 돈이 되기 때문인데요. 소비자의 생각이 무조건 새 걸 사서 쓰다가 버리고 과거에 다 그랬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충분히 많이 가지기도 했고요. 환경이란 측면으로 바라보자면 가장 좋은 건 좋은 걸 사서 오랫동안 쓰는 거잖아요. 이런 맥락에 관심 가진 소비자가 늘다 보니까 기업도 자꾸 맞춰주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자꾸 수선해서 쓰는 사람들이 늘면 기업 입장에서는 재고가 순환이 안 돼서 오히려 판매에는 도움이 안 될 거 같단 생각도 할 것 같은데.

[답변]
그렇죠. 그러니까 유통, 백화점에서도 태도가 바뀌는 게 있는데요. 영국의 셀프리지라고 굉장히 유명한 백화점 한 곳은 리페어 컨시어지라는 부스가 있는데요. 우리말로 하면 수선 접수대 같은 느낌이죠. 아마 쇼핑몰 가보셔서 수선 접수 코너, 어디 있던 기억나시나요?

[앵커]
조금 구석 쪽에 아니면 화장실 앞에 안 보이는 데?

[답변]
그렇죠. 이것도 해 주기 싫은데 마지못해 이런 느낌의 공간이잖아요. 그런데 이 유명한 백화점에 수선 접수 코너가 되게 멋지게 인포메이션 센터처럼 만들어놨어요. 이건 열심히 고쳐주겠다. 왜냐? 이제까지는 파는 것만 했다면 우리가, 이제 파는 것 말고 소비자 생각이 바뀌었으니까 갖고 있던 물건 잘 고쳐도 주고 소비자 집에 있는 물건 중에서 좋은데도 내가 좀 익숙해져서 안 쓰는 거 있잖아요. 이걸 되팔라고 리셀하라고 이런 것도 자꾸 독려하고 있고요. 리셀 대신 자기네가 중간에서 중개 유통해 주겠다는 것도 있습니다.

[앵커]
리셀이라는 건 소비자들이 물건 갖고 와라 우리가 대신 팔아줄게요, 이거에요?

[답변]
그렇죠. 소비자가 갖고 있는 물건 파는 거니까 이제까지 백화점은 자기네만 물건 팔았잖아요. 아무도 물건 못 팔고 자기네만 팔았는데 이제는 소비자도 물건 팔아라, 팔게 해 줄게. 이거 자체가 집에 있는 물건들을 버리지 말고 새로 잘 쓰자, 자원을 순환시키자 이 메시지를 유통도 그렇고 럭셔리 패션도 계속 관심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더 이상 신상에 목말라하지 않는 어떤 소비자들의 심리를 간파한 걸로 보이는데 개인들 사이에서 나타날 새로운 트렌드 이런 거는 어떤 걸 보고 계신가요?

[답변]
요즘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비누로 머리 감는 거 아시나요?

[앵커]
비누로 머리 감으면 굉장히 뻣뻣해질 텐데요, 머리가.

[답변]
그렇죠. 비누로 머리 감는다고 하면 어떤 아저씨들은 어? 저거 나 옛날에 했는데? 이런 느낌. 사실 비누가 샴푸를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기 아주 예전에 비누로 감았겠죠.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샴푸가 액체로 돼 있는 게 원래 원재료는 다 고체나 가루였을 거잖아요. 여기다 물을 탄 거 아니겠습니까? 부드럽게 만들고 우리가 편하게 쓰게끔. 편리하긴 한데 이거 하기 위해선 플라스틱 통도 꼭 필요하고요. 거기에 화학물질도 들어가야 되고요. 샴푸 바를 쓰는 이유가 환경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머리 감는 거니까 매일매일 바꾸자는 거예요. 이걸 스몰액션이라고 하는데요. 세상을 거창하게 바꾸자 이런 얘기는 기성세대가 많이 했지만 2, 30대들은 거창하게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고 일상을 바꾸자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뭔가 말씀을 들으니까 떡국 한 그릇 먹은 것처럼 2022년을 든든하게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용섭 소장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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