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합숙소’ 감금·가혹행위 확인…‘노예화’ 메모도 발견

입력 2022.01.20 (19:16) 수정 2022.01.2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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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서구의 '분양 합숙소'에서 탈출하다 7층 높이에서 떨어진 20대 남성이 감금된 상태에서 여러 가혹 행위를 당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합숙소에서는 '노예화'라는 단어가 포함된 메모도 발견됐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바 '분양 합숙소'로 쓰던 빌라 앞에 22살 김 모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습니다.

누군가 나와서 쳐다보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습니다.

김 씨는 빌라 7층 베란다 난간을 뛰어넘어 지붕을 통해 탈출하려다 떨어졌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옷을 내가 한번 젖혀 봤더니 시퍼래. 두들겨 맞았더라고. 여기도 시퍼렇고, 여기 등허리도 시퍼렇고..."]

이유가 있었습니다.

도망쳤다가 이날 새벽 강제로 끌려온 김 씨는 목검으로 폭행당하고, 테이프에 묶여 감금됐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합숙소 일당이 영하 날씨에 반 팔 차림의 김 씨를 베란다에 세워 놓고, 호스로 물을 뿌린 뒤 방치하는 식으로 가혹 행위를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앞서 도망쳤다가 붙잡힌 지난 4일에는 강제로 삭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빌라를 압수수색해 목검과 애완견 전동 이발기, 고무호스 등을 확보했습니다.

또 '노예화'라는 단어가 적힌 메모도 발견해 무슨 의미인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숙식을 해결해 준다는 말을 믿고 지난해 9월 이 빌라로 들어갔습니다.

부동산 분양 홍보 전화를 수백 통씩 돌리다 견디지 못해 두 차례 탈출했지만, 두 번 다 강제로 다시 끌려 왔습니다.

경찰은 감금과 가혹 행위가 드러난 만큼 구속된 일당 4명에게 특수중감금 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나머지 일당 3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빌라 7층에서 떨어진 김 씨는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피의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술을 꺼리다 점차 입을 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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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합숙소’ 감금·가혹행위 확인…‘노예화’ 메모도 발견
    • 입력 2022-01-20 19:16:45
    • 수정2022-01-20 19: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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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강서구의 '분양 합숙소'에서 탈출하다 7층 높이에서 떨어진 20대 남성이 감금된 상태에서 여러 가혹 행위를 당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합숙소에서는 '노예화'라는 단어가 포함된 메모도 발견됐습니다.

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바 '분양 합숙소'로 쓰던 빌라 앞에 22살 김 모 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습니다.

누군가 나와서 쳐다보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습니다.

김 씨는 빌라 7층 베란다 난간을 뛰어넘어 지붕을 통해 탈출하려다 떨어졌습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옷을 내가 한번 젖혀 봤더니 시퍼래. 두들겨 맞았더라고. 여기도 시퍼렇고, 여기 등허리도 시퍼렇고..."]

이유가 있었습니다.

도망쳤다가 이날 새벽 강제로 끌려온 김 씨는 목검으로 폭행당하고, 테이프에 묶여 감금됐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합숙소 일당이 영하 날씨에 반 팔 차림의 김 씨를 베란다에 세워 놓고, 호스로 물을 뿌린 뒤 방치하는 식으로 가혹 행위를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앞서 도망쳤다가 붙잡힌 지난 4일에는 강제로 삭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빌라를 압수수색해 목검과 애완견 전동 이발기, 고무호스 등을 확보했습니다.

또 '노예화'라는 단어가 적힌 메모도 발견해 무슨 의미인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숙식을 해결해 준다는 말을 믿고 지난해 9월 이 빌라로 들어갔습니다.

부동산 분양 홍보 전화를 수백 통씩 돌리다 견디지 못해 두 차례 탈출했지만, 두 번 다 강제로 다시 끌려 왔습니다.

경찰은 감금과 가혹 행위가 드러난 만큼 구속된 일당 4명에게 특수중감금 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나머지 일당 3명에 대해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빌라 7층에서 떨어진 김 씨는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가 피의자들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술을 꺼리다 점차 입을 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KBS 뉴스 전현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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