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K] 제주 의료체계 개선…“아프면 서울로?”

입력 2022.01.24 (21:42) 수정 2022.02.10 (09:0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암이나 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까지 치료하러 다니는 도민분들 많으시죠.

제주의 의료 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핵심사업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포함된 이유기도 한데요.

KBS가 신년을 맞아 마련한 두 번째 '주목 K'에선 현재 제주의 의료 실태와 상급종합병원은 무엇인지, 제도 개선을 통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아픈 몸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도민들의 고충을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울의 한 유명 종합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은 박재신 씨.

진료차 서울에 가기 위해 아내와 짐을 싸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여행 가방은 여행 가방 대로 담고 이건 남편 소화제랑 우산 챙기고 약 담고."]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제주와 서울을 오가지만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위해 병원 근처에 거처까지 마련해야 했습니다.

[박재신/췌장암 원정진료 환자 : "집을 따로 얻을 수도 없고, 알아보다 하숙집을 알아봤죠.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사람은 사람대로 못 견디고. 야 이거 내가 살긴 살 건가."]

아픈 몸을 이끌고 가장 힘든 건 교통편, 공항에 가는 것부터 시작해, 수속을 밟아 기다린 뒤 비행기에 타고 내리고, 서울에 도착해선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모든 과정이 고행, 끼니라도 제때 챙기면 다행입니다.

[신준례/원정진료 환자 가족 : "항암 끝나도 바로 먹지 못해요. 왜 그러냐면 비행기 표 시간 때문에 그럼 공항에 와서 표 끊어 놓고 시간 있으면 밥을 먹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음료수나 하나 해서 빵하고 먹고 그냥 내려오고. 그 생각하면 또 눈물 나."]

원정진료 환자들은 가족들도 비상입니다.

2019년 제주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았지만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강미애 씨는, 진료 때마다 일상을 제쳐 두고 동행하는 자녀들에게 미안함이 큽니다.

[강미애/유방암 원정진료 환자 : "직장 다니는 애들 휴가를 얻어야 하니까. 그게 또 문제지, 다 직장 다니고, 학교 다니고 그러니까."]

제주 지역의 중증치료 한계와 도내 의료수준에 대한 낮은 만족도 등이 원정 진료를 떠나게 하는 주된 배경입니다.

이곳 서울대학병원 등 수도권으로 원정진료를 다니는 도민들은 한 해 평균 10만 명이 넘습니다.

병원을 이용한 전체 도민 환자 가운데 16%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원정진료 비용도 매년 증가하며 지난 2020년엔 2척 억 원에 육박합니다.

제주에 종합병원이 6곳이 있는데도 원정진료를 떠나는 도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강미애/유방암 원정진료 환자 : "좋은 선생님이 있다고 해서 도내병원에 전화했거든요. 그분이 그만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서울 병원으로 갔죠."]

[박재신/췌장암 원정진료 환자 : "(제주에서) 췌장암도 치료하는지 안 하는지 정보를 못 들었죠. 사실상" 심적으로 좀 육지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큰 병원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주목K] 제주 의료체계 개선…“아프면 서울로?”
    • 입력 2022-01-24 21:42:39
    • 수정2022-02-10 09:09:02
    뉴스9(제주)
[앵커]

암이나 뇌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서울까지 치료하러 다니는 도민분들 많으시죠.

제주의 의료 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제3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핵심사업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이 포함된 이유기도 한데요.

KBS가 신년을 맞아 마련한 두 번째 '주목 K'에선 현재 제주의 의료 실태와 상급종합병원은 무엇인지, 제도 개선을 통해 실현 가능한 것인지 짚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아픈 몸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도민들의 고충을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울의 한 유명 종합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은 박재신 씨.

진료차 서울에 가기 위해 아내와 짐을 싸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여행 가방은 여행 가방 대로 담고 이건 남편 소화제랑 우산 챙기고 약 담고."]

지금은 2주에 한 번꼴로 제주와 서울을 오가지만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를 위해 병원 근처에 거처까지 마련해야 했습니다.

[박재신/췌장암 원정진료 환자 : "집을 따로 얻을 수도 없고, 알아보다 하숙집을 알아봤죠.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사람은 사람대로 못 견디고. 야 이거 내가 살긴 살 건가."]

아픈 몸을 이끌고 가장 힘든 건 교통편, 공항에 가는 것부터 시작해, 수속을 밟아 기다린 뒤 비행기에 타고 내리고, 서울에 도착해선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모든 과정이 고행, 끼니라도 제때 챙기면 다행입니다.

[신준례/원정진료 환자 가족 : "항암 끝나도 바로 먹지 못해요. 왜 그러냐면 비행기 표 시간 때문에 그럼 공항에 와서 표 끊어 놓고 시간 있으면 밥을 먹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음료수나 하나 해서 빵하고 먹고 그냥 내려오고. 그 생각하면 또 눈물 나."]

원정진료 환자들은 가족들도 비상입니다.

2019년 제주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았지만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강미애 씨는, 진료 때마다 일상을 제쳐 두고 동행하는 자녀들에게 미안함이 큽니다.

[강미애/유방암 원정진료 환자 : "직장 다니는 애들 휴가를 얻어야 하니까. 그게 또 문제지, 다 직장 다니고, 학교 다니고 그러니까."]

제주 지역의 중증치료 한계와 도내 의료수준에 대한 낮은 만족도 등이 원정 진료를 떠나게 하는 주된 배경입니다.

이곳 서울대학병원 등 수도권으로 원정진료를 다니는 도민들은 한 해 평균 10만 명이 넘습니다.

병원을 이용한 전체 도민 환자 가운데 16%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원정진료 비용도 매년 증가하며 지난 2020년엔 2척 억 원에 육박합니다.

제주에 종합병원이 6곳이 있는데도 원정진료를 떠나는 도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강미애/유방암 원정진료 환자 : "좋은 선생님이 있다고 해서 도내병원에 전화했거든요. 그분이 그만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서울 병원으로 갔죠."]

[박재신/췌장암 원정진료 환자 : "(제주에서) 췌장암도 치료하는지 안 하는지 정보를 못 들었죠. 사실상" 심적으로 좀 육지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큰 병원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