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도 사치품도 ‘부모카드’로…금수저 227명 세무조사

입력 2022.02.03 (12:23) 수정 2022.02.0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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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부모 찬스'를 통해 거액의 재산을 편법으로 물려받고,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은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수십억 원씩 하는 부동산 대출금을 부모가 대신 갚아주고, 고가의 사치품을 살 때도 부모의 신용카드로 해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십억 원짜리 건물을 보유한 2~30대 남매.

소득이 없는 이들이 어떻게 돈을 모았나 국세청이 조사해 봤더니, 의사인 아버지가 취득 자금은 물론 대출이자와 원금까지 대신 갚아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 신용카드를 받아 사치품을 사들이고, 아버지 병원에서 일한 것처럼 꾸며 급여까지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30대 여성은 부동산 담보 대출 수십억 원을 임대업자인 아버지가 대신 갚아줬지만,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생활비와 사치품은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자신의 소득은 다른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썼습니다.

10억 원의 대출금을 부모가 대신 갚아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부동산의 근저당을 그대로 남겨둔 30대도 이번에 적발됐습니다.

국세청은 이렇게 부모가 몰래 자녀의 빚을 갚아주거나 신용카드를 넘겨주는 등의 방법으로 재산을 편법 대물림한 부유층 220여 명에 대해 세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 대상 가운데는 10대 고등학생도 포함됐습니다.

[박재형/국세청 자산과세국장 : "부모의 경제력을 이용하면서도 이를 교묘히 은폐하는 등 변칙적인 탈루행위를 통해 부를 이전하고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켜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부유층의 이런 편법 증여에 대한 조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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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도 사치품도 ‘부모카드’로…금수저 227명 세무조사
    • 입력 2022-02-03 12:23:39
    • 수정2022-02-03 2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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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부모 찬스'를 통해 거액의 재산을 편법으로 물려받고,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은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수십억 원씩 하는 부동산 대출금을 부모가 대신 갚아주고, 고가의 사치품을 살 때도 부모의 신용카드로 해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십억 원짜리 건물을 보유한 2~30대 남매.

소득이 없는 이들이 어떻게 돈을 모았나 국세청이 조사해 봤더니, 의사인 아버지가 취득 자금은 물론 대출이자와 원금까지 대신 갚아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 신용카드를 받아 사치품을 사들이고, 아버지 병원에서 일한 것처럼 꾸며 급여까지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다른 30대 여성은 부동산 담보 대출 수십억 원을 임대업자인 아버지가 대신 갚아줬지만,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생활비와 사치품은 아버지의 신용카드로 결제했고, 자신의 소득은 다른 부동산을 사들이는 데 썼습니다.

10억 원의 대출금을 부모가 대신 갚아준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부동산의 근저당을 그대로 남겨둔 30대도 이번에 적발됐습니다.

국세청은 이렇게 부모가 몰래 자녀의 빚을 갚아주거나 신용카드를 넘겨주는 등의 방법으로 재산을 편법 대물림한 부유층 220여 명에 대해 세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 대상 가운데는 10대 고등학생도 포함됐습니다.

[박재형/국세청 자산과세국장 : "부모의 경제력을 이용하면서도 이를 교묘히 은폐하는 등 변칙적인 탈루행위를 통해 부를 이전하고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켜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주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최근 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부유층의 이런 편법 증여에 대한 조사를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한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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