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희생자 5명,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2022.02.10 (19:10) 수정 2022.02.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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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3 당시 행방불명됐던 희생자 5명이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습니다.

첨단 유전자 감식 기술과 유족의 협조 덕분이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버지... 아휴...아버지..."]

1948년 군경 토벌대에 끌려갔던 22살 아버지가 유해가 돼 돌아왔습니다.

유골함에 아버지의 이름을 새기는 자녀들은 복받치는 감정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84살이 된 딸은 아버지 얼굴을 보지도 못한 동생과 함께 인사를 올립니다.

[김인희/故 김영송 씨 유족 : "아이고 그냥 우선 그 구덩이에서 나온 걸로만 생각해도 너무 시원해서 고마워요. 너무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발굴해줘서."]

이번에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5구.

모두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발굴된 유해로, 2, 30대 남성입니다.

이 가운데 3명은 당시 불법 군사재판을 받고 행방불명된 이들로 확인됐습니다.

유전자 감식 기법이 새롭게 도입되고 100살 넘는 유족까지 채혈에 나서면서 신원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이승덕/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 : "많이 찾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 때마다 죄송스럽다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여러분들의 관심과 채집을 많이 부탁드려서 나머지 분들도 다 찾을 수 있게 되기를."]

지금까지 발굴된 4·3 유해 411구 가운데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한 유해는 273구에 이릅니다.

자녀뿐 아니라 조카에 외손자까지 되도록 많은 유족의 협조가 필요한 이윱니다.

그나마 제주에서 발굴된 유해는 신원 확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숨진 희생자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정심/4·3평화재단 연구조사실장 : "도 외에서 행방불명되신 분들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총체적으로 지도하고 관리할 감독기관이 있어야 하고, 이거는 사실상 정부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4·3 당시 행방불명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는 4천여 명.

남아 있는 유족이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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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희생자 5명,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 입력 2022-02-10 19:10:18
    • 수정2022-02-10 20:25:21
    뉴스7(제주)
[앵커]

4·3 당시 행방불명됐던 희생자 5명이 74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습니다.

첨단 유전자 감식 기술과 유족의 협조 덕분이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버지... 아휴...아버지..."]

1948년 군경 토벌대에 끌려갔던 22살 아버지가 유해가 돼 돌아왔습니다.

유골함에 아버지의 이름을 새기는 자녀들은 복받치는 감정에 말을 잇지 못합니다.

84살이 된 딸은 아버지 얼굴을 보지도 못한 동생과 함께 인사를 올립니다.

[김인희/故 김영송 씨 유족 : "아이고 그냥 우선 그 구덩이에서 나온 걸로만 생각해도 너무 시원해서 고마워요. 너무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발굴해줘서."]

이번에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5구.

모두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제주공항 활주로에서 발굴된 유해로, 2, 30대 남성입니다.

이 가운데 3명은 당시 불법 군사재판을 받고 행방불명된 이들로 확인됐습니다.

유전자 감식 기법이 새롭게 도입되고 100살 넘는 유족까지 채혈에 나서면서 신원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이승덕/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 : "많이 찾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 때마다 죄송스럽다는 느낌이 많이 드네요. 여러분들의 관심과 채집을 많이 부탁드려서 나머지 분들도 다 찾을 수 있게 되기를."]

지금까지 발굴된 4·3 유해 411구 가운데 가족의 품에 안기지 못한 유해는 273구에 이릅니다.

자녀뿐 아니라 조카에 외손자까지 되도록 많은 유족의 협조가 필요한 이윱니다.

그나마 제주에서 발굴된 유해는 신원 확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숨진 희생자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정심/4·3평화재단 연구조사실장 : "도 외에서 행방불명되신 분들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총체적으로 지도하고 관리할 감독기관이 있어야 하고, 이거는 사실상 정부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4·3 당시 행방불명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는 4천여 명.

남아 있는 유족이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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