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서 11살 여아 만난 30대, 결혼서약서·뽀뽀 사진 요구

입력 2022.02.14 (19:23) 수정 2022.02.14 (22: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친구 만나기 힘든 요즘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만나 노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 30대 후반 남성이 메타버스에서 만난 11살 여자아이에게 결혼 서약서를 쓰게 하고, 부적절한 사진을 요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윤현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캐나다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11살 김 모 양은 지난달 네이버의 메타버스인 '제페토'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습니다.

이 남성은 나이를 비밀로 하자며 놀자고 했고, 본인 신용카드로 아이템도 사줬습니다.

친해진 두 사람은 서로를 공주님과 왕자님으로 불렀는데, 이 남성은 결혼 서약서를 요구했습니다.

남성이 요구한 서약서엔 김 양이 19살이 되면 결혼할 것을 약속하고, 서로가 각자의 소유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남성은 김 양에게 헝클어진 머리와 입 벌린 사진, 뽀뽀 사진 등을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미국에 체류 중인 38살 한국인 남성이었습니다.

[김 양 아버지/음성변조 : "성인인지도 인지를 못했고, 꼬마 왕자로 알아서 계속 쉽게 접근했고 쉽게 그 가상 공간 놀이터에서 놀다 보니까 애가 점점 좀 더 빠져들고..."]

김 양 부모는 이 남성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려고 길들이는 '그루밍 성폭력'을 시도했다며, 한국과 캐나다 두 나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네이버 측에서 남성 신원을 받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방침인데, 수사가 잘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신민영/변호사 : "한국 국적이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외국에 있으면 임의로 경찰서에 출두하지 않는 이상 강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그런 한계가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제페토'의 국내 이용자 가운데 절반은 7살에서 18살 사이 청소년입니다.

최근 3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메타버스' 성범죄 사건은 노출 사진을 요구해 성 착취물을 만들거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낸 경우 등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상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상세계서 11살 여아 만난 30대, 결혼서약서·뽀뽀 사진 요구
    • 입력 2022-02-14 19:23:44
    • 수정2022-02-14 22:19:24
    뉴스 7
[앵커]

코로나19로 친구 만나기 힘든 요즘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만나 노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 30대 후반 남성이 메타버스에서 만난 11살 여자아이에게 결혼 서약서를 쓰게 하고, 부적절한 사진을 요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윤현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캐나다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11살 김 모 양은 지난달 네이버의 메타버스인 '제페토'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습니다.

이 남성은 나이를 비밀로 하자며 놀자고 했고, 본인 신용카드로 아이템도 사줬습니다.

친해진 두 사람은 서로를 공주님과 왕자님으로 불렀는데, 이 남성은 결혼 서약서를 요구했습니다.

남성이 요구한 서약서엔 김 양이 19살이 되면 결혼할 것을 약속하고, 서로가 각자의 소유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남성은 김 양에게 헝클어진 머리와 입 벌린 사진, 뽀뽀 사진 등을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미국에 체류 중인 38살 한국인 남성이었습니다.

[김 양 아버지/음성변조 : "성인인지도 인지를 못했고, 꼬마 왕자로 알아서 계속 쉽게 접근했고 쉽게 그 가상 공간 놀이터에서 놀다 보니까 애가 점점 좀 더 빠져들고..."]

김 양 부모는 이 남성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려고 길들이는 '그루밍 성폭력'을 시도했다며, 한국과 캐나다 두 나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네이버 측에서 남성 신원을 받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방침인데, 수사가 잘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신민영/변호사 : "한국 국적이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외국에 있으면 임의로 경찰서에 출두하지 않는 이상 강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그런 한계가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제페토'의 국내 이용자 가운데 절반은 7살에서 18살 사이 청소년입니다.

최근 3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메타버스' 성범죄 사건은 노출 사진을 요구해 성 착취물을 만들거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낸 경우 등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상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