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일부러 안전센서 작동 안하게 했다”…유족들 “진실만 원한다”

입력 2022.03.04 (06:33) 수정 2022.03.0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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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공장에서 기계에 끼여 치료받던 20대 노동자가 지난주 숨지면서 장기 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나눴는데요.

유족들은 사고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이 노동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숨진 노동자의 동료가 사고 당시 안전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회사가 작업 속도를 위해 일부러 조작해뒀기 때문이라고 KBS에 제보해왔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6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신동관 씨가 끼임 사고를 당한 기계입니다.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자동차 엔진 부품에 레이저로 모양을 새겨넣는 설비입니다.

[故 신동관 씨 아버지 : "기계가 평상시 아이가 하던 기계냐, 기래요(그렇대요). (회사가) 우리한테는 거기(설비 안에) 왜 들어갔는지 모른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신 씨의 동료가 제보한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부품이 옆으로 넘어져 바로 세우러 들어간 것이고, 사측의 지시로 평소에도 자주 이런 작업을 했다는 겁니다.

원칙대로라면 기계를 끄고 제품을 모두 빼낸 뒤 주변 기기들까지 리셋해야 하는데 작업 속도가 늦어지니까 자동 운전 중에 사람이 들어가게 한다는 겁니다.

더구나 해당 설비는 신 씨의 담당 기계가 아니었는데도 자리가 가깝단 이유로 사측이 최근에 해당 작업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문을 열면 안전센서가 기계 작동을 멈추게 해야 하는데, 사측이 스위치 연결을 조작해 문이 항상 닫혀 있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했다고 전했습니다.

제보자는 사측이 노동당국 조사에서 단순 고장이라고 주장하며 문제로 보일 만한 기계의 부속품들은 교체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실제, 노동당국은 그동안 사고 원인에 대해 관리 소홀로 설명해왔습니다.

[중부고용노동청 감독관/음성변조 : "불량이 났음에도 관리가 소홀해서 그대로 작업을 하게 되다가 사고가 난 거죠. 현재까지는 그렇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제보 내용을 전달하자 중부고용노동청은 기존에 파악하지 못한 내용이라며 추가로 수사하겠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보 내용의 사실 확인을 위해 사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언론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만 알려왔습니다.

떠나면서도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나눈 신동관 씨.

유족들은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故 신동관 씨 어머니 : "가족을 위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엄마가 항상 미안하고, 저는 진실만을 원하지 다른 건 중요치 않아요."]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이상원/영상편집:김민섭/그래픽: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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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측이 일부러 안전센서 작동 안하게 했다”…유족들 “진실만 원한다”
    • 입력 2022-03-04 06:33:21
    • 수정2022-03-07 12:02:07
    뉴스광장 1부
[앵커]

인천의 한 공장에서 기계에 끼여 치료받던 20대 노동자가 지난주 숨지면서 장기 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나눴는데요.

유족들은 사고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이 노동자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숨진 노동자의 동료가 사고 당시 안전센서가 작동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회사가 작업 속도를 위해 일부러 조작해뒀기 때문이라고 KBS에 제보해왔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6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신동관 씨가 끼임 사고를 당한 기계입니다.

자동화된 공정을 통해 자동차 엔진 부품에 레이저로 모양을 새겨넣는 설비입니다.

[故 신동관 씨 아버지 : "기계가 평상시 아이가 하던 기계냐, 기래요(그렇대요). (회사가) 우리한테는 거기(설비 안에) 왜 들어갔는지 모른다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신 씨의 동료가 제보한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부품이 옆으로 넘어져 바로 세우러 들어간 것이고, 사측의 지시로 평소에도 자주 이런 작업을 했다는 겁니다.

원칙대로라면 기계를 끄고 제품을 모두 빼낸 뒤 주변 기기들까지 리셋해야 하는데 작업 속도가 늦어지니까 자동 운전 중에 사람이 들어가게 한다는 겁니다.

더구나 해당 설비는 신 씨의 담당 기계가 아니었는데도 자리가 가깝단 이유로 사측이 최근에 해당 작업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문을 열면 안전센서가 기계 작동을 멈추게 해야 하는데, 사측이 스위치 연결을 조작해 문이 항상 닫혀 있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했다고 전했습니다.

제보자는 사측이 노동당국 조사에서 단순 고장이라고 주장하며 문제로 보일 만한 기계의 부속품들은 교체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실제, 노동당국은 그동안 사고 원인에 대해 관리 소홀로 설명해왔습니다.

[중부고용노동청 감독관/음성변조 : "불량이 났음에도 관리가 소홀해서 그대로 작업을 하게 되다가 사고가 난 거죠. 현재까지는 그렇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제보 내용을 전달하자 중부고용노동청은 기존에 파악하지 못한 내용이라며 추가로 수사하겠단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보 내용의 사실 확인을 위해 사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언론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만 알려왔습니다.

떠나면서도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 생명을 나눈 신동관 씨.

유족들은 사고의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故 신동관 씨 어머니 : "가족을 위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엄마가 항상 미안하고, 저는 진실만을 원하지 다른 건 중요치 않아요."]

KBS 뉴스 신지원입니다.

촬영기자:이상원/영상편집:김민섭/그래픽: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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