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인정 못 받는 여성 농민

입력 2022.03.08 (19:36) 수정 2022.03.0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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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벌써 114주년이라는데, 그사이 여성 인권은 얼마나 향상됐을까요.

취재팀은 농촌의 여성 농업인의 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

민소운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시에서 농촌으로 시집온 신춘자 씨.

30년 넘게 농민으로 살아온 신씨는 지나온 세월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같이 일했지만 수익은 남편 몫, 남은 집안일은 본인 몫이었습니다.

[신춘자/나주시 동강면 : "그럼 나는? 나는 뭐냐고. 나도 같이 힘들게 일했고. 진짜 힘이 들어 죽겠는데. 아니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여성 농업인 대부분은 신춘자씨와 같은 처지입니다.

[김순남/나주시 노안면 : "모든 것이 남자 소유로. 여자한테 돼 있는 것은 별로 없어요."]

각종 지원에서도 여성 농업인은 뒷전으로 밀립니다.

'농업경영체 등록 제도'는 농지 소유와 농산물 판매 소득이 있는 농민들에게만 '경영주' 지위를 부여하고, 농민수당과 면세 혜택 등을 제공합니다.

농지 소유와 농산물 판매 소득이 남편에게만 집중되다 보니 여성 농업인들은 배제되는 겁니다.

정부는 경영주의 배우자가 '공동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지만, 법적 지위가 명확지 않고 별다른 실익도 없습니다.

등록률이 낮은 이유입니다.

[김순남/나주시 노안면 : "지금은 농촌같은 데는 누가 공동경영주가 뭔지도 모르고 아직까지는 남편들한테 권리가 다 있잖아요."]

전문가들은 여성 농업인의 지위부터 명확히 해야 권리도 지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원숙/전국여성농민회 광주전남연합 사무처장 : "법적으로 공동경영주도 경영주니까 똑같은 권리를 부여한다는 그런 것들이 명시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갈 거니까 내가 여성 농민이어서 행복하다 그런 걸,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싶어요."]

2020년 기준 농업 인구는 2백 31만 명, 그중 여성 농업인은 절반이 넘는 116만 명입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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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업인’ 인정 못 받는 여성 농민
    • 입력 2022-03-08 19:36:02
    • 수정2022-03-08 22:23:45
    뉴스7(광주)
[앵커]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벌써 114주년이라는데, 그사이 여성 인권은 얼마나 향상됐을까요.

취재팀은 농촌의 여성 농업인의 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

민소운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시에서 농촌으로 시집온 신춘자 씨.

30년 넘게 농민으로 살아온 신씨는 지나온 세월이 억울하기도 합니다.

같이 일했지만 수익은 남편 몫, 남은 집안일은 본인 몫이었습니다.

[신춘자/나주시 동강면 : "그럼 나는? 나는 뭐냐고. 나도 같이 힘들게 일했고. 진짜 힘이 들어 죽겠는데. 아니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더라고요 처음에는."]

여성 농업인 대부분은 신춘자씨와 같은 처지입니다.

[김순남/나주시 노안면 : "모든 것이 남자 소유로. 여자한테 돼 있는 것은 별로 없어요."]

각종 지원에서도 여성 농업인은 뒷전으로 밀립니다.

'농업경영체 등록 제도'는 농지 소유와 농산물 판매 소득이 있는 농민들에게만 '경영주' 지위를 부여하고, 농민수당과 면세 혜택 등을 제공합니다.

농지 소유와 농산물 판매 소득이 남편에게만 집중되다 보니 여성 농업인들은 배제되는 겁니다.

정부는 경영주의 배우자가 '공동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지만, 법적 지위가 명확지 않고 별다른 실익도 없습니다.

등록률이 낮은 이유입니다.

[김순남/나주시 노안면 : "지금은 농촌같은 데는 누가 공동경영주가 뭔지도 모르고 아직까지는 남편들한테 권리가 다 있잖아요."]

전문가들은 여성 농업인의 지위부터 명확히 해야 권리도 지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원숙/전국여성농민회 광주전남연합 사무처장 : "법적으로 공동경영주도 경영주니까 똑같은 권리를 부여한다는 그런 것들이 명시가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갈 거니까 내가 여성 농민이어서 행복하다 그런 걸,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고 싶어요."]

2020년 기준 농업 인구는 2백 31만 명, 그중 여성 농업인은 절반이 넘는 116만 명입니다.

KBS 뉴스 민소운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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