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진주] 100년 작업대를 지키며…‘두석 장인’ 김우길

입력 2022.03.10 (19:44) 수정 2022.03.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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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두곡지구 수해 예방’ 256억 원 투입

하동군이 섬진강변 상습 침수지역인 하동읍 두곡리의 수해를 막기 위해 종합 정비 사업을 추진합니다.

하동군은 올해 말까지 사업비 256억여 원을 들여 유수지와 배수펌프장 등을 정비할 계획입니다.

하동읍 두곡리 일원은 2020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이 범람해 침수 피해가 났습니다.

진주시 ‘기업성장지원단’ 금융 등 5개 지원

진주시가 중소기업이 겪는 경영과 기술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진주형 기업성장지원단'을 운영합니다.

진주형 기업성장지원단은 금융과 세무, 기술과 특허, 노무 등 5개 분야 전문가들이 중소기업의 각종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은 전문가 현장 방문도 가능합니다.

진주시, 딸기 수출단지 최대 3천만 원 지원

진주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딸기 농업 단지를 지원합니다.

진주시는 수출 단지마다 최대 3천만 원을 지원해 수출농산물 자조금을 최대 9천만 원까지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00년 작업대를 지키며…‘두석 장인’ 김우길

[앵커]

전통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을 '두석'이라고 하는데요.

반세기 넘게 옛 방식대로 두석을 만들어 온 장인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중요무형문화재 55호.

故 정돈산 소목장의 유작, 두석이 단아한 삼층장의 기품을 더합니다.

["우리나라 골동품에서는 이걸 실패같이 생겼다고 해서 실패 장식, (이건) 쥐꼬리 장식이라고, 지금 비각자물통이라고 하고. 이거는 내 자식을 여기에 가져다 앉혀 놓은 것과 같죠."]

긴 세월에도 변함없는 소목을 완성하는 건 바로 두석입니다.

문화재급 소목장을 여러 명 배출한 소목의 본고장 진주.

바늘에 실 가듯 소목과 한 몸인 두석 작업이 한창인데요.

김우길 씨는 이 오래된 공방에서 무쇠를 두석으로 변신시켜왔습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문을 열고 닫고 하는 거, 경첩. 이거 하나만 해도 손이 많이 가지요. 조각을 놓아서 못 구멍을 뚫어서 접이를 해서 이제 줄질을 하는 거예요."]

쇠 가닥을 두드려 편 뒤 정으로 쪼고 줄로 다듬는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아버지가 만든 물건입니다.

집집마다 백통 장석 반닫이가 유행하던 시절, 김우길 씨는 아버지로부터 처음 기술을 배웠는데요.

줄톱으로 글자를 새기고 정으로 섬세한 문양을 넣고 수천 번의 줄질로 광택을 더하는 사이 60년이 쏜살같이 흘렀습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이건 매화, 반닫이의 매화장식. 이 판에서 이렇게 하나씩 그림을 그려서 한 개를 완전히 새기는 데는 네 시간 정도 걸려요."]

경첩과 문고리, 자물쇠와 온갖 장식 문양까지.

뛰어난 솜씨로 100년 넘은 부친의 작업대를 지켜왔지만 큰 걱정이 있습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지금 배우는 사람도 없고 옛날에 그렇게 배우기가 힘들었다고. 그러니까 우리 장석 하는 사람은 허리가 굽어 있어요. 뼈가 굳었으니까. 그리 돼야 옳은 기술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시대에는 젊은 사람들이 못 배우는 거야."]

2대째 전통가구를 만들어온 진주의 한 공방입니다.

공들여 만든 두석이 소목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무형문화재인 선친에 이어 이수자까지 김우길 씨의 두석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권석/소목장 이수자/故 정돈산 소목장 아들 : "장석에서는 굴리는 거라고 하는데 이런 걸 상당히 꼼꼼하게 잘하십니다. 아버님 때만 해도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진주에서만 해도.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안 계시고…."]

숭숭이반닫이부터 천년 느티나무로 만든 나비삼층장까지, 대를 잇는 소목가구의 두석은 모두 김우길 씨의 분신인데요.

두석은 소목을 만나 비로소 예술품에 견줄 작품이 됩니다.

["이 문을 열 때도 살짝 열었다 살짝 닫고 그러면서 이 나비가 팔랑거리고 살아있다. 이걸 보면 선생님 생각이 나고 항상….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잘 만들 수 있는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되겠습니까?"]

김우길 씨는 오늘도 100년 훌쩍 넘긴 작업대에서 두석을 두드립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많이 해봐야 십 년, 십 년도 하겠어요? 제자도 없지. 힘이 드니까 이 일은 우리 대가 끝이 나면 영원히 끝이 나는 거예요. 내 대에서 끝이에요."]

찾는 이가 없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작업대를 지켜온 장인.

두석을 지킨 시간이 길었던 만큼 두석의 맥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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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진주] 100년 작업대를 지키며…‘두석 장인’ 김우길
    • 입력 2022-03-10 19:44:57
    • 수정2022-03-10 20:31:19
    뉴스7(창원)
하동군 ‘두곡지구 수해 예방’ 256억 원 투입

하동군이 섬진강변 상습 침수지역인 하동읍 두곡리의 수해를 막기 위해 종합 정비 사업을 추진합니다.

하동군은 올해 말까지 사업비 256억여 원을 들여 유수지와 배수펌프장 등을 정비할 계획입니다.

하동읍 두곡리 일원은 2020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섬진강이 범람해 침수 피해가 났습니다.

진주시 ‘기업성장지원단’ 금융 등 5개 지원

진주시가 중소기업이 겪는 경영과 기술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진주형 기업성장지원단'을 운영합니다.

진주형 기업성장지원단은 금융과 세무, 기술과 특허, 노무 등 5개 분야 전문가들이 중소기업의 각종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은 전문가 현장 방문도 가능합니다.

진주시, 딸기 수출단지 최대 3천만 원 지원

진주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딸기 농업 단지를 지원합니다.

진주시는 수출 단지마다 최대 3천만 원을 지원해 수출농산물 자조금을 최대 9천만 원까지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00년 작업대를 지키며…‘두석 장인’ 김우길

[앵커]

전통가구에 덧대는 금속장식을 '두석'이라고 하는데요.

반세기 넘게 옛 방식대로 두석을 만들어 온 장인을 경남인에서 만나보시죠.

[리포트]

중요무형문화재 55호.

故 정돈산 소목장의 유작, 두석이 단아한 삼층장의 기품을 더합니다.

["우리나라 골동품에서는 이걸 실패같이 생겼다고 해서 실패 장식, (이건) 쥐꼬리 장식이라고, 지금 비각자물통이라고 하고. 이거는 내 자식을 여기에 가져다 앉혀 놓은 것과 같죠."]

긴 세월에도 변함없는 소목을 완성하는 건 바로 두석입니다.

문화재급 소목장을 여러 명 배출한 소목의 본고장 진주.

바늘에 실 가듯 소목과 한 몸인 두석 작업이 한창인데요.

김우길 씨는 이 오래된 공방에서 무쇠를 두석으로 변신시켜왔습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문을 열고 닫고 하는 거, 경첩. 이거 하나만 해도 손이 많이 가지요. 조각을 놓아서 못 구멍을 뚫어서 접이를 해서 이제 줄질을 하는 거예요."]

쇠 가닥을 두드려 편 뒤 정으로 쪼고 줄로 다듬는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아버지가 만든 물건입니다.

집집마다 백통 장석 반닫이가 유행하던 시절, 김우길 씨는 아버지로부터 처음 기술을 배웠는데요.

줄톱으로 글자를 새기고 정으로 섬세한 문양을 넣고 수천 번의 줄질로 광택을 더하는 사이 60년이 쏜살같이 흘렀습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이건 매화, 반닫이의 매화장식. 이 판에서 이렇게 하나씩 그림을 그려서 한 개를 완전히 새기는 데는 네 시간 정도 걸려요."]

경첩과 문고리, 자물쇠와 온갖 장식 문양까지.

뛰어난 솜씨로 100년 넘은 부친의 작업대를 지켜왔지만 큰 걱정이 있습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지금 배우는 사람도 없고 옛날에 그렇게 배우기가 힘들었다고. 그러니까 우리 장석 하는 사람은 허리가 굽어 있어요. 뼈가 굳었으니까. 그리 돼야 옳은 기술자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시대에는 젊은 사람들이 못 배우는 거야."]

2대째 전통가구를 만들어온 진주의 한 공방입니다.

공들여 만든 두석이 소목을 만나는 순간입니다.

무형문화재인 선친에 이어 이수자까지 김우길 씨의 두석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권석/소목장 이수자/故 정돈산 소목장 아들 : "장석에서는 굴리는 거라고 하는데 이런 걸 상당히 꼼꼼하게 잘하십니다. 아버님 때만 해도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진주에서만 해도.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안 계시고…."]

숭숭이반닫이부터 천년 느티나무로 만든 나비삼층장까지, 대를 잇는 소목가구의 두석은 모두 김우길 씨의 분신인데요.

두석은 소목을 만나 비로소 예술품에 견줄 작품이 됩니다.

["이 문을 열 때도 살짝 열었다 살짝 닫고 그러면서 이 나비가 팔랑거리고 살아있다. 이걸 보면 선생님 생각이 나고 항상….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잘 만들 수 있는 분이 과연 몇 분이나 되겠습니까?"]

김우길 씨는 오늘도 100년 훌쩍 넘긴 작업대에서 두석을 두드립니다.

[김우길/두석 장인 : "많이 해봐야 십 년, 십 년도 하겠어요? 제자도 없지. 힘이 드니까 이 일은 우리 대가 끝이 나면 영원히 끝이 나는 거예요. 내 대에서 끝이에요."]

찾는 이가 없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작업대를 지켜온 장인.

두석을 지킨 시간이 길었던 만큼 두석의 맥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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