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반복되는 악몽’ 대형 산불…되풀이 막으려면

입력 2022.03.14 (19:15) 수정 2022.03.1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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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오늘도 산불 관련 내용을 준비해 봤습니다.

이 사진은 2011년 울산 봉대산 산불 사진입니다.

당시 봉대산과 마골산 일대에는 수년째 알 수 없는 화재가 잇따랐는데요.

얼굴 없는 방화범에는 '봉대산 불 다람쥐'라는 별칭과 함께 현상금 3억 원이 내걸렸습니다.

붙잡힌 50대 김 모 씨는 7년간 서른일곱 차례에 걸쳐 불을 질렀는데요.

재판에서 김 씨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방화로 인한 산불이 또 발생했습니다.

지난 5일 강릉에서 예순 살 A 씨가 토치로 불을 내 산불이 발생했죠.

주민들이 자신을 무시해 불 질렀다고 진술한 A 씨는 구속됐는데요.

이런 방화는 그나마 검거율이 높지만, 문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울진·삼척 산불과 관련해서도 발화 추정 지점을 지난 차량 넉 대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차량에서 던져진 담배꽁초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건데요.

하지만 인근이 잿더미가 돼 사실 규명은 쉽지 않습니다.

최근 10년 통계만 봐도 붙잡힌 산불 가해자는 천 9백여 명, 검거율은 41.7%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산불 유발자를 잡아도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겁니다.

2017년 강릉에서 담배꽁초를 버려 불을 낸 약초 채취꾼 2명은 각각 징역 6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19년 고성 산불과 관련해서도 한전 관계자 7명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자로 전선이 끊어져 불이 발생했지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건데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산불에 이재민들은 강력 반발했고, 검찰도 항소했는데요.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때 충분히 산불 발생을 줄일 수 있겠죠.

이런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법과 함께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인데요.

먼저, 우리나라 산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산림의 37%는 소나무 중심의 침엽수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동해안 백두대간 중심부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혼재돼 있지만, 해안가로 갈수록 침엽수 단순림 분포가 많은데요.

문제는 침엽수가 불이 붙기 쉽다는 겁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 침엽수림의 산불 피해율은 45%로 활엽수림보다 2.6배 높았습니다.

그 이유는 침엽수 잎 안에 정유 물질이 많기 때문인데요.

정유 물질은 침입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휘발성 물질입니다.

이 때문에 단순림보다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혼합된 산림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낙엽을 제거하는 등 계획적인 숲 가꾸기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또, 진화대원이 진입해 불을 끌 수 있는 임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전국의 임도 밀도는 1헥타르당 3.6미터입니다.

이는 40여 미터에 이르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울진·삼척 산불 진화에 마지막까지 어려움을 줬던 응봉산도 산세가 험하고 임도가 부족해 지상 진화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웠죠.

전문가들은 임도가 산림재해 예방뿐만 아니라 산림경영과 관리를 위한 필수 시설인 만큼 체계적인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반복되는 악몽, 대형 산불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혹은, 일어나더라도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선제적 예방이 악몽의 되풀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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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맥] ‘반복되는 악몽’ 대형 산불…되풀이 막으려면
    • 입력 2022-03-14 19:15:33
    • 수정2022-03-14 20:41:43
    뉴스7(대구)
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오늘도 산불 관련 내용을 준비해 봤습니다.

이 사진은 2011년 울산 봉대산 산불 사진입니다.

당시 봉대산과 마골산 일대에는 수년째 알 수 없는 화재가 잇따랐는데요.

얼굴 없는 방화범에는 '봉대산 불 다람쥐'라는 별칭과 함께 현상금 3억 원이 내걸렸습니다.

붙잡힌 50대 김 모 씨는 7년간 서른일곱 차례에 걸쳐 불을 질렀는데요.

재판에서 김 씨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방화로 인한 산불이 또 발생했습니다.

지난 5일 강릉에서 예순 살 A 씨가 토치로 불을 내 산불이 발생했죠.

주민들이 자신을 무시해 불 질렀다고 진술한 A 씨는 구속됐는데요.

이런 방화는 그나마 검거율이 높지만, 문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울진·삼척 산불과 관련해서도 발화 추정 지점을 지난 차량 넉 대에 대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차량에서 던져진 담배꽁초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건데요.

하지만 인근이 잿더미가 돼 사실 규명은 쉽지 않습니다.

최근 10년 통계만 봐도 붙잡힌 산불 가해자는 천 9백여 명, 검거율은 41.7%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산불 유발자를 잡아도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겁니다.

2017년 강릉에서 담배꽁초를 버려 불을 낸 약초 채취꾼 2명은 각각 징역 6월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19년 고성 산불과 관련해서도 한전 관계자 7명이 1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자로 전선이 끊어져 불이 발생했지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건데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산불에 이재민들은 강력 반발했고, 검찰도 항소했는데요.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때 충분히 산불 발생을 줄일 수 있겠죠.

이런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법과 함께 중요한 게 또 있습니다.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인데요.

먼저, 우리나라 산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산림의 37%는 소나무 중심의 침엽수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동해안 백두대간 중심부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혼재돼 있지만, 해안가로 갈수록 침엽수 단순림 분포가 많은데요.

문제는 침엽수가 불이 붙기 쉽다는 겁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 침엽수림의 산불 피해율은 45%로 활엽수림보다 2.6배 높았습니다.

그 이유는 침엽수 잎 안에 정유 물질이 많기 때문인데요.

정유 물질은 침입자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뿜는 휘발성 물질입니다.

이 때문에 단순림보다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혼합된 산림을 만들고 주기적으로 낙엽을 제거하는 등 계획적인 숲 가꾸기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또, 진화대원이 진입해 불을 끌 수 있는 임도를 확대해야 합니다.

전국의 임도 밀도는 1헥타르당 3.6미터입니다.

이는 40여 미터에 이르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울진·삼척 산불 진화에 마지막까지 어려움을 줬던 응봉산도 산세가 험하고 임도가 부족해 지상 진화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웠죠.

전문가들은 임도가 산림재해 예방뿐만 아니라 산림경영과 관리를 위한 필수 시설인 만큼 체계적인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반복되는 악몽, 대형 산불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혹은, 일어나더라도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선제적 예방이 악몽의 되풀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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