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세금으로 만드는 공공미술 ‘시각차’ 어쩌나?

입력 2022.03.14 (19:23) 수정 2022.03.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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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보도한 동구 '초량 살림숲'에 대한 논란 사례 처럼 도심을 가꾸기 위해 설치한 공공예술품이 오히려 주민과 갈등을 일으키는 건 부산만의 일은 아닌데요,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전문가들은 구·군이 더 세심한 행정으로 예술품 설치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먼저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부산 동구 초량천 인근에 설치된 조형물인 '초량 살림숲'.

주민들에게 3천 점의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만들었지만, 철거 요구에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주민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작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초량 살림숲의 제작자는 국내·외에서 '정크 아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정화 작가.

대담한 미감으로 유명하지만, 2007년에도 창원시청 벽면에 건 작품이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틀 만에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 작가는 이렇게 시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공공예술품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공공미술의 정신이라고 말합니다.

[최정화/'초량 살림숲' 제작자 : "이를 계기로 그들이 모여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이러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면 그게 공공미술의 출발인 거죠."]

공공예술품 설치를 두고 갈등을 빚는 건 동구뿐만이 아닙니다.

대구 달서구의 "잠자는 원시인"을 비롯해 강원도 인제의 "마릴린 먼로 상"도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설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치단체가 작품 설치 전에 주민들과 협의를 거칠 의무가 없어 뒤늦게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공공예술품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설치되는 만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조성백/부산자연예술인협회 대표 : "단순히 지역적 조사에서만 그치지 말고, 그 지역 주민들과 긴밀한 접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특색을 살리고 도심을 가꾸기 위해 시행되는 공공예술품 설치 사업들이 지역민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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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세금으로 만드는 공공미술 ‘시각차’ 어쩌나?
    • 입력 2022-03-14 19:23:59
    • 수정2022-03-14 20:30:37
    뉴스7(부산)
[앵커]

최근 보도한 동구 '초량 살림숲'에 대한 논란 사례 처럼 도심을 가꾸기 위해 설치한 공공예술품이 오히려 주민과 갈등을 일으키는 건 부산만의 일은 아닌데요,

주민과의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던 탓입니다.

전문가들은 구·군이 더 세심한 행정으로 예술품 설치에 대한 주민 공감대를 먼저 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부산 동구 초량천 인근에 설치된 조형물인 '초량 살림숲'.

주민들에게 3천 점의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만들었지만, 철거 요구에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주민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작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초량 살림숲의 제작자는 국내·외에서 '정크 아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정화 작가.

대담한 미감으로 유명하지만, 2007년에도 창원시청 벽면에 건 작품이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틀 만에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 작가는 이렇게 시민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공공예술품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공공미술의 정신이라고 말합니다.

[최정화/'초량 살림숲' 제작자 : "이를 계기로 그들이 모여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이러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면 그게 공공미술의 출발인 거죠."]

공공예술품 설치를 두고 갈등을 빚는 건 동구뿐만이 아닙니다.

대구 달서구의 "잠자는 원시인"을 비롯해 강원도 인제의 "마릴린 먼로 상"도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거나 설치 의미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자치단체가 작품 설치 전에 주민들과 협의를 거칠 의무가 없어 뒤늦게 주민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공공예술품은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설치되는 만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조성백/부산자연예술인협회 대표 : "단순히 지역적 조사에서만 그치지 말고, 그 지역 주민들과 긴밀한 접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특색을 살리고 도심을 가꾸기 위해 시행되는 공공예술품 설치 사업들이 지역민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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