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 산불 진화…산림청 헬기는 외면?

입력 2022.03.16 (19:15) 수정 2022.03.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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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진화 헬기가 가장 이용하기 쉬운 담수원이 바로 바다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동해안 산불에서도 일부 헬기가 바닷물을 진화에 이용했는데, 정작 바닷물 담수 장치를 장착한 산림청 헬기들은 바닷물 이용을 꺼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유를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동해시 도심까지 번졌습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산불 진화 헬기가 인근 바닷물을 퍼 올려 진화에 나섭니다.

바닷물을 이용해도 수목과 토양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밑바탕이 됐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박사 : "산림 생태계, 토양 생태계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오히려 일부 토양 초본층에서는 생육에 더 좋은 조건에 나타나는 것으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도 초대형 헬기에 장착하는 바닷물 담수 장비, 이른바 '씨스노클'을 확보했습니다.

대당 5억 원 안팎의 씨스노클 3대를 2006년과 2019년 잇따라 구매했습니다.

이 장비는 바닷물을 담을 수 있는 장비인데, 45초 만에 8천 리터의 물탱크를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씨스노클'은 실제 산불 현장에서 단 한 차례도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파도와 그물로 인한 안전 사고 위험과 항공기 부식을 우려한 탓입니다.

이번 동해안 산불 현장에서도 바닷물 산불 진화는 담수 바구니를 장착한 소형 헬기 한 대만 진행했습니다.

[고기연/산림항공본부장 : "바닷물을 쓸 정도의 그런 상황이 없었고요. 민물, 포터블(이동식저수지)도 이용할 수 있는 대안도 있기 때문에."]

산림항공본부는 또 '씨스노클'을 장착한 일부 헬기만 바다를 오갈 경우, 전체 진화 헬기 통제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산불 진화용수를 급히 구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앞으로도 산림청이 확보한 고가의 진화 장비 '씨스노클'이 활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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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닷물 산불 진화…산림청 헬기는 외면?
    • 입력 2022-03-16 19:15:52
    • 수정2022-03-16 21:45:09
    뉴스7(춘천)
[앵커]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을 경우, 진화 헬기가 가장 이용하기 쉬운 담수원이 바로 바다입니다.

이 때문에 이번 동해안 산불에서도 일부 헬기가 바닷물을 진화에 이용했는데, 정작 바닷물 담수 장치를 장착한 산림청 헬기들은 바닷물 이용을 꺼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유를 정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동해시 도심까지 번졌습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산불 진화 헬기가 인근 바닷물을 퍼 올려 진화에 나섭니다.

바닷물을 이용해도 수목과 토양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밑바탕이 됐습니다.

[권춘근/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박사 : "산림 생태계, 토양 생태계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오히려 일부 토양 초본층에서는 생육에 더 좋은 조건에 나타나는 것으로…."]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도 초대형 헬기에 장착하는 바닷물 담수 장비, 이른바 '씨스노클'을 확보했습니다.

대당 5억 원 안팎의 씨스노클 3대를 2006년과 2019년 잇따라 구매했습니다.

이 장비는 바닷물을 담을 수 있는 장비인데, 45초 만에 8천 리터의 물탱크를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씨스노클'은 실제 산불 현장에서 단 한 차례도 활용되지 않았습니다.

파도와 그물로 인한 안전 사고 위험과 항공기 부식을 우려한 탓입니다.

이번 동해안 산불 현장에서도 바닷물 산불 진화는 담수 바구니를 장착한 소형 헬기 한 대만 진행했습니다.

[고기연/산림항공본부장 : "바닷물을 쓸 정도의 그런 상황이 없었고요. 민물, 포터블(이동식저수지)도 이용할 수 있는 대안도 있기 때문에."]

산림항공본부는 또 '씨스노클'을 장착한 일부 헬기만 바다를 오갈 경우, 전체 진화 헬기 통제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산불 진화용수를 급히 구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이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앞으로도 산림청이 확보한 고가의 진화 장비 '씨스노클'이 활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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