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크라’ 여파로 세계연맹서 퇴출 위기

입력 2022.03.19 (21:27) 수정 2022.03.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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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여파가 음악계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 ​저명한 음악가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가운데, 러시아 문화의 자랑이자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가 그 권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연욱 기잡니다.

[리포트]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발돋움한 정명훈.

조성진도 2011년 17살의 나이로 3위를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쇼팽, 퀸엘리자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공식 홈페이지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사말이 있을 정도로 단순한 음악 경연을 넘어 러시아 문화의 상징으로 권위를 과시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116개 콩쿠르를 관리, 감독하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이 최근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회원 자격 박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음악계가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콩쿠르의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가 회원들로부터 나온 겁니다.

[플로리안 리임/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 사무총장 : "연맹의 내부 규정이 있기 때문에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모든 회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차이콥스키 콩쿠르 측의 입장도 확인한 뒤에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습니다."]

연맹은 다음 달 초 긴급 총회를 열어 회원 박탈 여부를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투표도 진행하기로 했는데,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가 정치적인 이유로 총회 안건에 오른 것은 음악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꼽힙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조직위원장을 맡은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최근 유럽 무대에서 퇴출된 데 이어, 정치적인 발언을 회피해 온 최정상급 음악가들도 잇따라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리카르도 무티/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 : "환희와 인류애를 노래하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고 연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럽 오케스트라들이 최근 공연에 앞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연주하는 이벤트를 선보였지만, 차이콥스키 콩쿠르처럼 러시아에 보다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 더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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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대’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크라’ 여파로 세계연맹서 퇴출 위기
    • 입력 2022-03-19 21:27:32
    • 수정2022-03-19 21:45:37
    뉴스 9
[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여파가 음악계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 ​저명한 음악가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가운데, 러시아 문화의 자랑이자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가 그 권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연욱 기잡니다.

[리포트]

1974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발돋움한 정명훈.

조성진도 2011년 17살의 나이로 3위를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쇼팽, 퀸엘리자베스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공식 홈페이지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사말이 있을 정도로 단순한 음악 경연을 넘어 러시아 문화의 상징으로 권위를 과시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 116개 콩쿠르를 관리, 감독하는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이 최근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회원 자격 박탈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음악계가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콩쿠르의 권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가 회원들로부터 나온 겁니다.

[플로리안 리임/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 사무총장 : "연맹의 내부 규정이 있기 때문에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모든 회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차이콥스키 콩쿠르 측의 입장도 확인한 뒤에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습니다."]

연맹은 다음 달 초 긴급 총회를 열어 회원 박탈 여부를 논의하고 필요할 경우 투표도 진행하기로 했는데, 세계 최고 권위의 콩쿠르가 정치적인 이유로 총회 안건에 오른 것은 음악 역사상 초유의 사태로 꼽힙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조직위원장을 맡은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최근 유럽 무대에서 퇴출된 데 이어, 정치적인 발언을 회피해 온 최정상급 음악가들도 잇따라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리카르도 무티/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 : "환희와 인류애를 노래하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고 연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럽 오케스트라들이 최근 공연에 앞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연주하는 이벤트를 선보였지만, 차이콥스키 콩쿠르처럼 러시아에 보다 직접적인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 더 확산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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