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응 미사일’ 6분 vs 111분…“원점 즉각 대응”?

입력 2022.03.25 (21:21) 수정 2022.03.2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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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뒤 우리 군도 어제(24일) 미사일을 대응 발사했는데요.

발사 원점을 신속 타격하는 능력을 검증한다는 원칙이 무색하게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늦었습니다.

​ ​ 지형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의 ICBM이 발사대를 떠난 시각은 어제 오후 2시 34분.

우리 군도 동해상에서 지대지, 함대지 미사일과 공중 정밀유도폭탄을 발사하는 상응 조치에 나섰습니다.

군은 즉각적인 대응과 응징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 원점'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태세를 확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맞대응 미사일을 쏜 건 오후 4시 25분.

북한이 ICBM을 발사하고 111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2017년 9월 화성-12형 발사 때는 우리 군이 거의 동시에, 두 달 뒤 화성-15형 발사 때는 6분 만에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실사격 훈련을 실행했습니다.

국방 백서엔 북한 미사일에 전략적 타격체계, 즉 킬체인으로 대응한다고 돼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원점을 신속히 찾아내 타격한다는 작전 취지에 비춰볼 때 한참 늦은 겁니다.

5년 전 화성-15형을 이동식 차량에서 내린 뒤 차량이 물러났던 방식과 달리, 신형 화성-17형은 미사일을 발사대에서 바로 세워 발사한 만큼 즉각적 대응 능력이 더욱 요구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우리 군) 훈련 시에 적의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언제든 (적을) 제거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경우는 발사 후에 즉각 철수하기 때문에 대응 발사가 늦어지면 도발 원점에 적은 이미 없기 때문에..."]

군은 절차에 따라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했다며, 대응 발사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주 서욱 국방장관이 직접 훈련장을 찾는 등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5년 전보다 크게 늦어진 대응 시각과 관련해 지휘부의 결정이 늦어진 건지, 수행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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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대응 미사일’ 6분 vs 111분…“원점 즉각 대응”?
    • 입력 2022-03-25 21:21:52
    • 수정2022-03-25 21: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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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뒤 우리 군도 어제(24일) 미사일을 대응 발사했는데요.

발사 원점을 신속 타격하는 능력을 검증한다는 원칙이 무색하게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발사가 이뤄졌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늦었습니다.

​ ​ 지형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의 ICBM이 발사대를 떠난 시각은 어제 오후 2시 34분.

우리 군도 동해상에서 지대지, 함대지 미사일과 공중 정밀유도폭탄을 발사하는 상응 조치에 나섰습니다.

군은 즉각적인 대응과 응징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 원점'을 정밀타격 할 수 있는 태세를 확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맞대응 미사일을 쏜 건 오후 4시 25분.

북한이 ICBM을 발사하고 111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2017년 9월 화성-12형 발사 때는 우리 군이 거의 동시에, 두 달 뒤 화성-15형 발사 때는 6분 만에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계산해 실사격 훈련을 실행했습니다.

국방 백서엔 북한 미사일에 전략적 타격체계, 즉 킬체인으로 대응한다고 돼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원점을 신속히 찾아내 타격한다는 작전 취지에 비춰볼 때 한참 늦은 겁니다.

5년 전 화성-15형을 이동식 차량에서 내린 뒤 차량이 물러났던 방식과 달리, 신형 화성-17형은 미사일을 발사대에서 바로 세워 발사한 만큼 즉각적 대응 능력이 더욱 요구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우리 군) 훈련 시에 적의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언제든 (적을) 제거할 수 있다는 무력시위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경우는 발사 후에 즉각 철수하기 때문에 대응 발사가 늦어지면 도발 원점에 적은 이미 없기 때문에..."]

군은 절차에 따라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했다며, 대응 발사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주 서욱 국방장관이 직접 훈련장을 찾는 등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5년 전보다 크게 늦어진 대응 시각과 관련해 지휘부의 결정이 늦어진 건지, 수행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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