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외곽서 물러나는 러시아군, 마리우폴은 장악

[앵커]

이번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4일째, 수도 키이우에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막혀 외곽으로 물러나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남부 전략 요충지인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장악돼 민간인 대피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창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침공 초기 러시아군으로부터 집중 포격을 당했던 키이우 외곽 이르핀 시, 키이우를 북과 동, 서쪽에서 포위하며 진격해왔던 러시아군으로선 중요 점령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끈질기게 맞섰고, 마침내 도시 탈환을 선언했습니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이르핀 시장/현지시각 28일 : "오늘은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이르핀은 오늘 해방됐습니다. 우리는 지금 소탕 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키이우 중심에서 불과 20여km 떨어진 이르핀의 탈환으로 우크라이나 측은 수도 방어전에 박차를 가하겠단 각오입니다.

러시아군을 외곽으로 밀어내면서 키이우 시도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입니다.

키이우 시장은 SNS를 통해 현지시각 28일부터 통행금지 시간을 기존보다 2시간 줄이고, 교육 과정도 온라인 형태로 재개된다고 알렸습니다.

반면 침공 후 장기간 집중 포격을 받은 남부 마리우폴은 대부분 러시아군에 장악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침공 전 40만 명 이상이 살던 도시지만 이미 주거용 건물 90%는 파괴됐습니다.

마리우폴 시장은 아직도 16만 명가량이 도시에 남아 물과 전기도 없이 버티고 있다며, 민간인의 안전한 대피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리나/마리우폴 시민 : "러시아군은 모든 걸 파괴했습니다. 우리는 갈 곳도 없어요."]

유엔 집계 결과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란민은 387만 명, 11년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서 발생한 난민보다 3배나 많은 숫자입니다.

한편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후 터키 이스탄불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평화협상이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정창화입니다.

그래픽:김지훈/영상편집:고응용/자료조사:안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