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소 축사 ‘허가’…지자체 “문제 없어”

입력 2022.04.11 (21:47) 수정 2022.04.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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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 앞에 규모가 큰 소 축사가 지어진다면 어떨까요?

장수군의 한 농가 이야기인데요.

지자체에 축사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24년 전 장수로 귀농한 김종옥 씨 부부.

최근 집 앞 30미터 부근에 소 축사가 지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종옥/주민 : "너무 난감한 거예요. 여기 소 축사를 짓는다고. 저희들은 생전 몰랐거든요."]

4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형 축사 예정지가 창문을 열면 훤히 보일 정도로 가까이 지어지는 건데, 어떻게 허가가 났을까.

장수군의 가축 사육 제한 조례를 보면 주민등록이 돼 있는 주택 다섯 가구 이상이 반경 3백미터 안에 있을 경우 축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축사 예정지 근처 주택은 모두 여섯 채.

그런데 이 가운데 세 채는 주민등록상 거주자가 없어 허가가 난 겁니다.

주민등록을 하진 않았지만, 이곳에 집을 짓고 농사일을 하는 다른 귀농인도 울분을 터트립니다.

[귀농인/주민등록상 비거주자 : "실질적으로 악취나 이런 게 현실적인 문제지 주민등록이 됐냐, 안 됐냐를 따진다는 게 참 우스꽝스럽다…."]

참다 못한 김 씨 부부가 반경 3백미터 안에 근처 마을이 일부 포함된 것을 확인해 장수군에 알리자, 축사 터 일부를 옮기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수군 환경위생과 직원/음성변조 : "여기는 분할을 한다 그런 계획서가 들어 왔으니까 실질적으로 축사가 이쪽으로(마을로) 침범을 안 하니까 문제가 없는 것이죠."]

결국 답답함은 김 씨 부부의 몫이 됐습니다.

[김종옥/주민 : "속상해 진짜, 잠이 안 와요. 여기서 소가 울면 어떻게 잠을 자며 어떻게 살겠어요…."]

가축 사육 제한 기준이 주민등록 가구 수로 정해지면서 일부 주민들의 주거권이 외면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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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앞에 소 축사 ‘허가’…지자체 “문제 없어”
    • 입력 2022-04-11 21:47:59
    • 수정2022-04-11 22:12:17
    뉴스9(전주)
[앵커]

집 앞에 규모가 큰 소 축사가 지어진다면 어떨까요?

장수군의 한 농가 이야기인데요.

지자체에 축사 허가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조선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24년 전 장수로 귀농한 김종옥 씨 부부.

최근 집 앞 30미터 부근에 소 축사가 지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김종옥/주민 : "너무 난감한 거예요. 여기 소 축사를 짓는다고. 저희들은 생전 몰랐거든요."]

4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대형 축사 예정지가 창문을 열면 훤히 보일 정도로 가까이 지어지는 건데, 어떻게 허가가 났을까.

장수군의 가축 사육 제한 조례를 보면 주민등록이 돼 있는 주택 다섯 가구 이상이 반경 3백미터 안에 있을 경우 축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축사 예정지 근처 주택은 모두 여섯 채.

그런데 이 가운데 세 채는 주민등록상 거주자가 없어 허가가 난 겁니다.

주민등록을 하진 않았지만, 이곳에 집을 짓고 농사일을 하는 다른 귀농인도 울분을 터트립니다.

[귀농인/주민등록상 비거주자 : "실질적으로 악취나 이런 게 현실적인 문제지 주민등록이 됐냐, 안 됐냐를 따진다는 게 참 우스꽝스럽다…."]

참다 못한 김 씨 부부가 반경 3백미터 안에 근처 마을이 일부 포함된 것을 확인해 장수군에 알리자, 축사 터 일부를 옮기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수군 환경위생과 직원/음성변조 : "여기는 분할을 한다 그런 계획서가 들어 왔으니까 실질적으로 축사가 이쪽으로(마을로) 침범을 안 하니까 문제가 없는 것이죠."]

결국 답답함은 김 씨 부부의 몫이 됐습니다.

[김종옥/주민 : "속상해 진짜, 잠이 안 와요. 여기서 소가 울면 어떻게 잠을 자며 어떻게 살겠어요…."]

가축 사육 제한 기준이 주민등록 가구 수로 정해지면서 일부 주민들의 주거권이 외면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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