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흘 전 채석장 일부 붕괴”

입력 2022.04.12 (06:03) 수정 2022.04.1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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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 말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경기도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특히 사고 시 본사 경영진에게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음 발생했던 대형사고였던 만큼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두달여 동안 정밀 조사한 결과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 나흘 전 이미 채석장 일부가 붕괴되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더욱이 안전 담당자가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부 붕괴 현장을 촬영까지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두달 여 동안 재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시추 조사를 통한 지질분석과 현장 실험, 실내 시험 등 광범위한 조사가 망라됐습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는 붕괴 원인을 크게 2가지로 추정했습니다.

첫째, 채석장에 쌓여있던 폐기용 흙.

즉, 슬러지 등의 과도한 하중입니다.

사고가 나기 전 채석장에는 슬러지와 폐석이 무려 60미터 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수분이 많은 슬러지가 쌓이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졌습니다.

그 위에 채취한 돌에서 나온 가루와 흙이 11미터나 추가로 쌓이면서 하중은 더 커졌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취약한 지질이 있는데 암반을 깎게 되면 그 위에 있는 흙이 당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질 특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안정성을 도외시하고..."]

두번째는 급격한 기울기입니다.

사고가 난 지점 가장 아랫 부분에선 굴착기로 채석을 했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슬러지가 쌓여 있는 경우 45도 정도의 완만한 기울기를 유지해야합니다.

하지만 사고 이틀 전 64도까지 가파른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바로 위가 차량 등의 통로였는데 이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바깥쪽만 깎아나갔던 것으로 고용노동부는 파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월에만 46차례 발파 작업이 이뤄졌고 하중을 이기지 못한 아랫부분부터 차례로 무너져 내린 걸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사고 발생 나흘 전 현장 안전담당자가 일부 붕괴된 상황을 촬영까지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현장관계자/음성변조 : "토사 깎기가 너무 가파르게 서 가지고 위험하다고, 쌓아놓다 보니까 무게를 못 견디니까 금이 가고 하니까 확인을 해달라고..."]

사고 현장에서는 과거에도 균열과 매몰 위험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던 것으로 고용부는 파악했습니다.

사고 현장의 본사인 삼표산업은 지난해 6월 양주 채석장에 대해 장마철 안전점검을하면서 균열이 생겼다며 개선 지시를 했습니다.

이에 앞서 2020년 8월엔 대한산업안전협회가 매몰사고 발생 위험이 있고 이것을 유해 위험요인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장도, 본사도 외부기관까지 위험을 예견했지만 결국 붕괴 사고가 일어났고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하운/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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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나흘 전 채석장 일부 붕괴”
    • 입력 2022-04-12 06:03:54
    • 수정2022-04-12 06:16:36
    뉴스광장 1부
[앵커]

지난 1월 말 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경기도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 기억하실 겁니다.

특히 사고 시 본사 경영진에게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음 발생했던 대형사고였던 만큼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두달여 동안 정밀 조사한 결과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 나흘 전 이미 채석장 일부가 붕괴되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더욱이 안전 담당자가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부 붕괴 현장을 촬영까지 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두달 여 동안 재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시추 조사를 통한 지질분석과 현장 실험, 실내 시험 등 광범위한 조사가 망라됐습니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는 붕괴 원인을 크게 2가지로 추정했습니다.

첫째, 채석장에 쌓여있던 폐기용 흙.

즉, 슬러지 등의 과도한 하중입니다.

사고가 나기 전 채석장에는 슬러지와 폐석이 무려 60미터 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수분이 많은 슬러지가 쌓이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졌습니다.

그 위에 채취한 돌에서 나온 가루와 흙이 11미터나 추가로 쌓이면서 하중은 더 커졌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취약한 지질이 있는데 암반을 깎게 되면 그 위에 있는 흙이 당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질 특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고 안정성을 도외시하고..."]

두번째는 급격한 기울기입니다.

사고가 난 지점 가장 아랫 부분에선 굴착기로 채석을 했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슬러지가 쌓여 있는 경우 45도 정도의 완만한 기울기를 유지해야합니다.

하지만 사고 이틀 전 64도까지 가파른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바로 위가 차량 등의 통로였는데 이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바깥쪽만 깎아나갔던 것으로 고용노동부는 파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월에만 46차례 발파 작업이 이뤄졌고 하중을 이기지 못한 아랫부분부터 차례로 무너져 내린 걸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사고 발생 나흘 전 현장 안전담당자가 일부 붕괴된 상황을 촬영까지 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현장관계자/음성변조 : "토사 깎기가 너무 가파르게 서 가지고 위험하다고, 쌓아놓다 보니까 무게를 못 견디니까 금이 가고 하니까 확인을 해달라고..."]

사고 현장에서는 과거에도 균열과 매몰 위험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던 것으로 고용부는 파악했습니다.

사고 현장의 본사인 삼표산업은 지난해 6월 양주 채석장에 대해 장마철 안전점검을하면서 균열이 생겼다며 개선 지시를 했습니다.

이에 앞서 2020년 8월엔 대한산업안전협회가 매몰사고 발생 위험이 있고 이것을 유해 위험요인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장도, 본사도 외부기관까지 위험을 예견했지만 결국 붕괴 사고가 일어났고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하운/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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