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킹 취약’ 아파트 부지기수…“언제든 뚫린다”

입력 2022.04.21 (21:25) 수정 2022.04.2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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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달 전, 몰래 아파트 거실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충격을 줬죠.

방문객 확인에 쓰이는 거실 월패드가 해킹돼 영상들이 ​유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월패드와 함께 ​해킹 방지 장치도 반드시 설치하도록 돼 있는데 현실은 어떨까요?

KBS의 단독 보도 먼저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해외의 한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한국의 17만 가구가 해킹됐고 사생활 영상이 유출됐다는 제목 아래 관련 사진들이 게재돼 있습니다.

편한 옷차림의 사람들.

평범한 아파트의 거실 모습 그대로입니다.

방문자 확인을 위해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장비 즉, 월패드의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군가한테 노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하니까 항상 조심스럽게, 내 집인데도 조심스럽게…. 스티커로 (카메라) 막아도 보고."]

아파트 거실의 월패드가 해킹될 경우 어떻게 영상 유출이 가능할까?

각각의 거실에 있는 월패드는 하나의 통신망에 연결돼 있고 이 통신망들은 다시 단지 전체의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입니다.

해커가 외부에서 이 네트워크를 통해 집 안에 있는 월패드에 접근한다면 원격 촬영과 영상 유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런 외부 해킹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바로 '홈게이트웨이'입니다.

해커 등이 외부에서 접근할 경우 IP주소를 임의로 바꿔 차단하는 방어막입니다.

[정태복/정보통신기술사 : "홈게이트웨이가 설치가 돼 있으면 기본적으로 일단 다른 세대의 네트워크에서 내가 특정 어떤 세대를 보고자 했을 때 그 세대에 대한 IP 정보를 알 수가 없어요. 내가 임의적으로 해킹을 하고 싶어도 이게 어느 세대인지를 특정할 수가 없어요."]

이 때문에 지능형 홈네트워크를 갖춘 공동주택은 '홈게이트웨이'를 각 집 안에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홈게이트웨이는 아파트별로 잘 설치돼 있을까?

전문가와 함께 한 아파트를 방문했습니다.

홈게이트웨이가 있어야 할 통신단자함은 텅 비어 있습니다.

올해 1월 입주한 다른 아파트.

유명 건설사가 지은 것이지만 역시 통신단자함에는 홈게이트 웨이가 없습니다.

[송태선/전(前) 공동주택품질검수위원 : "현재 이 (홈게이트웨이 미시공) 상태라면 복도에 있는 스위칭허브(통신함)에서 IP를 탐색해보면 월패드의 IP가 고스란히 밖으로 노출돼 있다는 거죠. 무조건 (해킹에) 뚫리는 거죠."]

필수 방어막 장치인 홈게이트웨이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아파트는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경남, 충청 등의 120여 개 단지 15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민창호 김규일/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채상우 김정현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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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해킹 취약’ 아파트 부지기수…“언제든 뚫린다”
    • 입력 2022-04-21 21:25:33
    • 수정2022-04-21 22:23:37
    뉴스 9
[앵커]

몇 달 전, 몰래 아파트 거실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충격을 줬죠.

방문객 확인에 쓰이는 거실 월패드가 해킹돼 영상들이 ​유출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월패드와 함께 ​해킹 방지 장치도 반드시 설치하도록 돼 있는데 현실은 어떨까요?

KBS의 단독 보도 먼저 신현욱 기잡니다.

[리포트]

해외의 한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한국의 17만 가구가 해킹됐고 사생활 영상이 유출됐다는 제목 아래 관련 사진들이 게재돼 있습니다.

편한 옷차림의 사람들.

평범한 아파트의 거실 모습 그대로입니다.

방문자 확인을 위해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장비 즉, 월패드의 카메라를 통해 촬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군가한테 노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을 하니까 항상 조심스럽게, 내 집인데도 조심스럽게…. 스티커로 (카메라) 막아도 보고."]

아파트 거실의 월패드가 해킹될 경우 어떻게 영상 유출이 가능할까?

각각의 거실에 있는 월패드는 하나의 통신망에 연결돼 있고 이 통신망들은 다시 단지 전체의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입니다.

해커가 외부에서 이 네트워크를 통해 집 안에 있는 월패드에 접근한다면 원격 촬영과 영상 유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런 외부 해킹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바로 '홈게이트웨이'입니다.

해커 등이 외부에서 접근할 경우 IP주소를 임의로 바꿔 차단하는 방어막입니다.

[정태복/정보통신기술사 : "홈게이트웨이가 설치가 돼 있으면 기본적으로 일단 다른 세대의 네트워크에서 내가 특정 어떤 세대를 보고자 했을 때 그 세대에 대한 IP 정보를 알 수가 없어요. 내가 임의적으로 해킹을 하고 싶어도 이게 어느 세대인지를 특정할 수가 없어요."]

이 때문에 지능형 홈네트워크를 갖춘 공동주택은 '홈게이트웨이'를 각 집 안에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홈게이트웨이는 아파트별로 잘 설치돼 있을까?

전문가와 함께 한 아파트를 방문했습니다.

홈게이트웨이가 있어야 할 통신단자함은 텅 비어 있습니다.

올해 1월 입주한 다른 아파트.

유명 건설사가 지은 것이지만 역시 통신단자함에는 홈게이트 웨이가 없습니다.

[송태선/전(前) 공동주택품질검수위원 : "현재 이 (홈게이트웨이 미시공) 상태라면 복도에 있는 스위칭허브(통신함)에서 IP를 탐색해보면 월패드의 IP가 고스란히 밖으로 노출돼 있다는 거죠. 무조건 (해킹에) 뚫리는 거죠."]

필수 방어막 장치인 홈게이트웨이가 설치돼 있지 않은 아파트는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 경남, 충청 등의 120여 개 단지 15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민창호 김규일/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채상우 김정현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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