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000억원 지원하는데…버스 파업 사태가 남긴 과제

입력 2022.04.26 (21:42) 수정 2022.04.2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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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버스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하마터면 교통 대란이 발생할 뻔했는데요.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교통 대란은 면했지만, 연간 천억 원이 지원되는 버스 준공영제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해졌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루 70대가량의 버스가 드나드는 회차지입니다.

장시간 운전하고 온 기사들을 위해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궂은 날씨에도 대부분 바깥에 있거나, 차 안 운전석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박상용/버스 운전기사 : "휴게소가 아주 협소하고요. 청결하지가 못해요. 그래서 기사분들이 차에서 쉬고 있는 처지예요. 70~80%가."]

화장실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고장 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수리가 되지 않아 아예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휴게실이나 화장실이 아예 없는 곳도 있는데, 회차지 68곳 가운데 44곳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버스 노동자들이 파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 중 하납니다.

노조와 사측, 제주도가 장시간 협상 끝에 인건비 3% 인상으로 타결을 봤지만, 근무 여건 개선 과제는 아예 빠졌습니다.

격일제 근무가 아닌, 1일 2교대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제외됐습니다.

[강경필/제주버스연합노조 위원장 : "근로시간이 어떤 때는 20시간 되는 것도 있습니다. 노선에 따라서. 장시간 근로가 과로사, 안전운전하는데 상당한 지장이 있죠."]

근무 여건 개선과 관련해 사측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개인 사업체가 아닌 제주도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

결국, '노사정합의위원회'를 구성해 개선책을 도출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어졌습니다.

[한제택/제주도 대중교통과장 : "총액 임금 외에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는 1일 2교대 이런 부분은 노사정합의위원회를 구성해서 개선책을."]

제주도는 오는 9월 준공영제 성과 평가 및 개선 방안 용역이 완료되면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2017년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제주도가 민간 버스 회사에 쏟아부은 예산만 연간 천억 원.

버스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회사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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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간 1,000억원 지원하는데…버스 파업 사태가 남긴 과제
    • 입력 2022-04-26 21:42:28
    • 수정2022-04-26 22:02:46
    뉴스9(제주)
[앵커]

오늘 버스 노동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하마터면 교통 대란이 발생할 뻔했는데요.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교통 대란은 면했지만, 연간 천억 원이 지원되는 버스 준공영제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해졌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루 70대가량의 버스가 드나드는 회차지입니다.

장시간 운전하고 온 기사들을 위해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궂은 날씨에도 대부분 바깥에 있거나, 차 안 운전석에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박상용/버스 운전기사 : "휴게소가 아주 협소하고요. 청결하지가 못해요. 그래서 기사분들이 차에서 쉬고 있는 처지예요. 70~80%가."]

화장실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고장 난 지 1년이 넘었지만 수리가 되지 않아 아예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곳은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휴게실이나 화장실이 아예 없는 곳도 있는데, 회차지 68곳 가운데 44곳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버스 노동자들이 파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 중 하납니다.

노조와 사측, 제주도가 장시간 협상 끝에 인건비 3% 인상으로 타결을 봤지만, 근무 여건 개선 과제는 아예 빠졌습니다.

격일제 근무가 아닌, 1일 2교대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제외됐습니다.

[강경필/제주버스연합노조 위원장 : "근로시간이 어떤 때는 20시간 되는 것도 있습니다. 노선에 따라서. 장시간 근로가 과로사, 안전운전하는데 상당한 지장이 있죠."]

근무 여건 개선과 관련해 사측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개인 사업체가 아닌 제주도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

결국, '노사정합의위원회'를 구성해 개선책을 도출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어졌습니다.

[한제택/제주도 대중교통과장 : "총액 임금 외에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는 1일 2교대 이런 부분은 노사정합의위원회를 구성해서 개선책을."]

제주도는 오는 9월 준공영제 성과 평가 및 개선 방안 용역이 완료되면 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2017년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제주도가 민간 버스 회사에 쏟아부은 예산만 연간 천억 원.

버스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는 나아지지 않고, 회사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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