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마약 유통 차단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뿌리 뽑기까지는 쉽지 않다

입력 2022.04.29 (10:53) 수정 2022.04.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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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면서 한때 마약 유통도 막혔었는데요.

하지만 방역 조치가 조금씩 느슨해지면서 잠시 휘청거렸던 마약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마약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도 재개됐는데, 조직을 소탕하고 처벌을 강화해도 완전히 마약을 뿌리 뽑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서 마약 문제에 대해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 나라 얘기지만, 요새 외신을 보면, 페루의 마약 얘기가 자주 등장하잖아요.

페루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 중 하나죠?

[기자]

페루에선 코카잎 재배와 코카인 밀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 조직이 주도하는 것이고요.

페루 당국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압수한 마약만 약 16톤에 달합니다.

까만 연기가 하늘 위로 솟구쳐 오릅니다.

페루 당국이 그동안 압수한 마약을 소각하고 있는 겁니다.

페루 아마존에서 마약 범죄조직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데요.

아마존에서 마약을 재배하는 곳과 마약 생산시설이 발견됐습니다.

또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페루에서 마약 밀매 단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경찰이 131명이라고 하는데요.

범죄조직과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경찰들이 많다 보니 마약범죄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대통령까지 나선 겁니다.

[페드로 카스티요/페루 대통령 : "마약 밀매와 모든 불법 활동을 허용하지 않을 겁니다."]

[앵커]

남미의 에콰도르에서는 최근 마약 문제가 축구계로까지 불똥이 튀었다고요?

[기자]

에콰도르 경찰이 최근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을 벌였는데요.

18명을 체포했는데, 그중 에콰도르 프로축구 바르셀로나 SC의 주전선수인 가브리엘 코르테즈가 있었던 겁니다.

코르테즈는 '로스 티케로네스'라는 갱단에 소속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 조직은 마약과 무기 밀매, 그리고 살인 등 불법 활동을 해왔습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코르테즈는 그동안 낮에는 축구선수로, 밤에는 범죄조직 중간 간부로 활동하며 이중생활을 한겁니다.

코르테즈는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득점 1위를 달리는 축구 스타였는데요, 그만큼 축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찰 3명이 이 조직과 은밀하게 손을 잡고, 뒤를 봐줬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습니다.

[앵커]

며칠 전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안 마약범에 대해 사형이 집행되기도 했잖아요?

[기자]

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법을 따르고 있는데요.

싱가포르 정부는 마약범을 상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마약 밀매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고 범 집행이 아주 엄격합니다.

싱가포르는 15그램 이상의 헤로인을 밀수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하는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최근 싱가포르 법에 따라 처형된 말레이시안 마약범 나겐트란 다르말린감은 지난 2009년 싱가포르에 헤로인 42그램을 몰래 들여오려다 적발됐습니다.

결국,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됐고 현지시각 지난 27일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싱가포르 법원은 내일 또 다른 말레이시아 마약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마약 밀수범의 사형 집행을 놓고 국제적 논란이 일었잖아요?

[기자]

네, 나겐트란의 IQ가 지적 장애 수준인 69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인데요.

사형 집행 이틀 전인 지난 25일, 말레이시아 주재 싱가포르 대사관 앞에서 시민 300여 명이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습니다.

[웡 옌 케/시위자 :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람들을 죽이는 거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나겐트란은 협박을 당해 마약 밀수 범죄에 악용됐고 IQ가 낮은 것을 고려해 사형을 사면해달라는 내용의 청원 운동이 국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청원 운동에 서명했고요.

말레이시아 총리와 영국의 억만장자까지 나서서 사면을 요청했습니다.

[리처드 브랜슨/버진 그룹 설립자 : "저는 제 인생의 대부분을 사형에 반대해왔습니다.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문명국가가 자국민을 죽이거나 그 누구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싱가포르 대통령에게 나겐트란의 감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는데요.

이 같은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형은 집행됐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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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4-29 10:53:10
    • 수정2022-04-29 11:00:57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이 봉쇄령을 내리면서 한때 마약 유통도 막혔었는데요.

하지만 방역 조치가 조금씩 느슨해지면서 잠시 휘청거렸던 마약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마약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도 재개됐는데, 조직을 소탕하고 처벌을 강화해도 완전히 마약을 뿌리 뽑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오늘 지구촌 돋보기에서 마약 문제에 대해 임민지 기자와 함께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임 기자, 먼 나라 얘기지만, 요새 외신을 보면, 페루의 마약 얘기가 자주 등장하잖아요.

페루는 세계 최대 마약 생산지 중 하나죠?

[기자]

페루에선 코카잎 재배와 코카인 밀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마약 범죄 조직이 주도하는 것이고요.

페루 당국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압수한 마약만 약 16톤에 달합니다.

까만 연기가 하늘 위로 솟구쳐 오릅니다.

페루 당국이 그동안 압수한 마약을 소각하고 있는 겁니다.

페루 아마존에서 마약 범죄조직의 흔적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데요.

아마존에서 마약을 재배하는 곳과 마약 생산시설이 발견됐습니다.

또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페루에서 마약 밀매 단체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경찰이 131명이라고 하는데요.

범죄조직과 직접적으로 연관돼있는 경찰들이 많다 보니 마약범죄 관련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대통령까지 나선 겁니다.

[페드로 카스티요/페루 대통령 : "마약 밀매와 모든 불법 활동을 허용하지 않을 겁니다."]

[앵커]

남미의 에콰도르에서는 최근 마약 문제가 축구계로까지 불똥이 튀었다고요?

[기자]

에콰도르 경찰이 최근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을 벌였는데요.

18명을 체포했는데, 그중 에콰도르 프로축구 바르셀로나 SC의 주전선수인 가브리엘 코르테즈가 있었던 겁니다.

코르테즈는 '로스 티케로네스'라는 갱단에 소속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이 조직은 마약과 무기 밀매, 그리고 살인 등 불법 활동을 해왔습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코르테즈는 그동안 낮에는 축구선수로, 밤에는 범죄조직 중간 간부로 활동하며 이중생활을 한겁니다.

코르테즈는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득점 1위를 달리는 축구 스타였는데요, 그만큼 축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경찰 3명이 이 조직과 은밀하게 손을 잡고, 뒤를 봐줬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습니다.

[앵커]

며칠 전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안 마약범에 대해 사형이 집행되기도 했잖아요?

[기자]

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법을 따르고 있는데요.

싱가포르 정부는 마약범을 상대로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마약 밀매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고 범 집행이 아주 엄격합니다.

싱가포르는 15그램 이상의 헤로인을 밀수하다 적발되면 사형에 처하는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최근 싱가포르 법에 따라 처형된 말레이시안 마약범 나겐트란 다르말린감은 지난 2009년 싱가포르에 헤로인 42그램을 몰래 들여오려다 적발됐습니다.

결국,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됐고 현지시각 지난 27일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싱가포르 법원은 내일 또 다른 말레이시아 마약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 마약 밀수범의 사형 집행을 놓고 국제적 논란이 일었잖아요?

[기자]

네, 나겐트란의 IQ가 지적 장애 수준인 69라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인데요.

사형 집행 이틀 전인 지난 25일, 말레이시아 주재 싱가포르 대사관 앞에서 시민 300여 명이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습니다.

[웡 옌 케/시위자 : "무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람들을 죽이는 거지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나겐트란은 협박을 당해 마약 밀수 범죄에 악용됐고 IQ가 낮은 것을 고려해 사형을 사면해달라는 내용의 청원 운동이 국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7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청원 운동에 서명했고요.

말레이시아 총리와 영국의 억만장자까지 나서서 사면을 요청했습니다.

[리처드 브랜슨/버진 그룹 설립자 : "저는 제 인생의 대부분을 사형에 반대해왔습니다.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문명국가가 자국민을 죽이거나 그 누구를 죽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싱가포르 대통령에게 나겐트란의 감형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는데요.

이 같은 국제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형은 집행됐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임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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