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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호소 청소노동자 극단적 선택 “업무상 재해”
입력 2022.05.11 (19:11) 수정 2022.05.12 (14:45) 뉴스7(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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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하철 청소노동자의 죽음을, 법원이 '산재'라고 판정했습니다.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판결인데, "업무 관련성이 없다"던 근로복지공단의 판단과는 달랐습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도시철도에서 13년 동안 일한 청소노동자의 남편인 정희경 씨.

정 씨는 부인이 일하는 동안 조직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직장 내 갈등까지 더해지며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몸도, 마음도 회복하지 못해 부인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노동자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개인적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업무 스트레스 등이 자해 행위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인정돼 업무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무상 재해'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해 자살을 산재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나재영/부산지방법원 공보판사 :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하여 혼합형 불안이나 우울장애가 발생, 또는 악화 됐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인지능력, 인식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봐서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입니다."]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부산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를 열고, "사망했을 때는 갑상선 이상으로 휴직해 업무에서 벗어난 상태였고, 여러 신체 이상을 비관해 정신적 이상 상태까지 도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는 반드시 의학적, 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명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족들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신청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정희경/유족 : "옛날에는 일반인이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다투기가 힘들었죠, 이런 사항으로. 그러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생각합니다. 이런 판결을 해 주니까 고맙고, 이젠 법이 많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1심 재판부의 이번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명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우울증’ 호소 청소노동자 극단적 선택 “업무상 재해”
    • 입력 2022-05-11 19:11:35
    • 수정2022-05-12 14:45:39
    뉴스7(부산)
[앵커]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하철 청소노동자의 죽음을, 법원이 '산재'라고 판정했습니다.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판결인데, "업무 관련성이 없다"던 근로복지공단의 판단과는 달랐습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도시철도에서 13년 동안 일한 청소노동자의 남편인 정희경 씨.

정 씨는 부인이 일하는 동안 조직문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직장 내 갈등까지 더해지며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몸도, 마음도 회복하지 못해 부인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노동자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개인적 요인이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업무 스트레스 등이 자해 행위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인정돼 업무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업무상 재해'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해 자살을 산재로 인정한 판결입니다.

[나재영/부산지방법원 공보판사 :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하여 혼합형 불안이나 우울장애가 발생, 또는 악화 됐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인지능력, 인식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살에 이르게 되었다고 봐서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입니다."]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부산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를 열고, "사망했을 때는 갑상선 이상으로 휴직해 업무에서 벗어난 상태였고, 여러 신체 이상을 비관해 정신적 이상 상태까지 도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재판부는 "업무상 재해는 반드시 의학적, 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명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족들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신청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정희경/유족 : "옛날에는 일반인이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다투기가 힘들었죠, 이런 사항으로. 그러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생각합니다. 이런 판결을 해 주니까 고맙고, 이젠 법이 많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1심 재판부의 이번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명진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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