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커지는 ‘긴축’ 공포…파월, ‘경기침체 없이 물가잡기’ 성공할까?

입력 2022.05.12 (18:04) 수정 2022.05.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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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강력한 긴축을 선언하고 공격적 금리 인상에 돌입했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지수가 발표됐는데, 1년 전 대비 상승률이 8.3%를 기록했습니다.

소폭 하락해긴 했지만 미국 물가가 한풀 꺾였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한보경 특파원,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8.3%로 나왔다구요?

[기자]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년 전 대비 8.5% 였으니깐, 이것보다는 다소 내려가긴 했습니다.

8개월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건데, 여전히 40년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그리고 전문기관 전망치를 뛰어넘은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 물가가 정점을 찍었을 거라는 기대감은 확 약해졌습니다.

[헤더 부쉬/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 : "앞으로 몇 달 안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라고 하기는 망설여집니다."]

설령 정점을 찍었다 하더라도 이게 팍팍 내려갈수 있을지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미국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3월에 비해 6% 가량 떨어졌던 4월 휘발유 가격이 이 달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현지시각 11일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에 4달러 40센트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원자재, 곡물 가격을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마크 잔디/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악의 여파가 수그러들기 전까지는 이 높은 인플레이션이 반대편 낮은 쪽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작업은 더 공격적으로 진행된다고 봐야겠죠?

[기자]

연준은 지난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한번에 0.5%p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 인상을 22년만에 밟았습니다.

그리고 이 '빅스텝'이 앞으로 5번 남은 통화정책회의에서 두어 번 더 있을 거라고도 예고했습니다.

때문에 당장 급한 연준이 다음달인 6월과 7월 회의에서 연속해서 0.5% p씩 금리를 올릴 거란 관측이 유력해졌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올 연말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3%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 정도면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쉽지 않을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중론입니다.

적어도 5-6%는 돼야 인플레이션 대응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구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거라면서 긴축 돌입 시기를 미루고 미뤄 온 연준입니다.

때문에, 이미 늦어버린 긴축이라 고삐를 더 세게 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연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블룸버그TV 인터뷰 : "한번에 0.7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영원히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은 일단 0.5% 포인트씩 인상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이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하락하는지 여부를 평가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한번에 0.75%p올리는 급격한 금리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말을 이제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주식시장도 요동치고 있잖아요, '긴축 공포'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한마디로 방향성을 잃은,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 그걸 둘러싼 투자자들의 해석도 계속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만 해도 보면, 3월보다는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문 열었단 말이죠.

그런데, 곧바로 아, 전망치 넘어선거네, 여전히 높은 거네, 연준이 금리 더 많이 올리겠는 걸, 하는 심리들이 퍼지면서 오르고내리고를 반복하다 결국 주요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3% 넘게 빠졌구요, 3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의 통화정책회가 있었던 지난 3월 16일 이후 지금까지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모두 10% 안팎씩 하락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가 확실하게 나타날때까지는 변동성 심한 장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버트 캔트웰/헨트링스 투자전략 매니저 : "투자자들은 지금 주식 시장에서 느끼고 있는 고통이 실제로 인플레이션 전망의 개선으로 이어질지 알고 싶어합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거나 정체되기를 바라고 있는 거죠."]

[앵커]

미국 경제가 내년엔 침체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최악의 경우는 공격적인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을 못 잡는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고물가에 국민들 실질임금 줄어들고 금리까지 오르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당연히 경기는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런 우려에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전쟁까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경제 예측이란 게 사실상 무의미해진 위기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전망을 고집해 결과적으로 뼈아픈 실수를 한 연준인데 미국 경제는 고강도 긴축을 버틸만큼 강하다는 연준의 예측이 이번엔 맞을지도 관심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김나희 권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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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2 18:04:30
    • 수정2022-05-12 18: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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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강력한 긴축을 선언하고 공격적 금리 인상에 돌입했죠,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지수가 발표됐는데, 1년 전 대비 상승률이 8.3%를 기록했습니다.

소폭 하락해긴 했지만 미국 물가가 한풀 꺾였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한보경 특파원,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8.3%로 나왔다구요?

[기자]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년 전 대비 8.5% 였으니깐, 이것보다는 다소 내려가긴 했습니다.

8개월만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진 건데, 여전히 40년만의 최고 수준입니다.

그리고 전문기관 전망치를 뛰어넘은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 물가가 정점을 찍었을 거라는 기대감은 확 약해졌습니다.

[헤더 부쉬/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 : "앞으로 몇 달 안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라고 하기는 망설여집니다."]

설령 정점을 찍었다 하더라도 이게 팍팍 내려갈수 있을지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미국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습니다.

3월에 비해 6% 가량 떨어졌던 4월 휘발유 가격이 이 달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현지시각 11일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에 4달러 40센트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원자재, 곡물 가격을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마크 잔디/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 "코로나19가 사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악의 여파가 수그러들기 전까지는 이 높은 인플레이션이 반대편 낮은 쪽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작업은 더 공격적으로 진행된다고 봐야겠죠?

[기자]

연준은 지난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한번에 0.5%p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 인상을 22년만에 밟았습니다.

그리고 이 '빅스텝'이 앞으로 5번 남은 통화정책회의에서 두어 번 더 있을 거라고도 예고했습니다.

때문에 당장 급한 연준이 다음달인 6월과 7월 회의에서 연속해서 0.5% p씩 금리를 올릴 거란 관측이 유력해졌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올 연말에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3%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 정도면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건가요?

[기자]

쉽지 않을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중론입니다.

적어도 5-6%는 돼야 인플레이션 대응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구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거라면서 긴축 돌입 시기를 미루고 미뤄 온 연준입니다.

때문에, 이미 늦어버린 긴축이라 고삐를 더 세게 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연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블룸버그TV 인터뷰 : "한번에 0.7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영원히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은 일단 0.5% 포인트씩 인상하는 게 맞다고 보지만 (이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하락하는지 여부를 평가해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한번에 0.75%p올리는 급격한 금리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말을 이제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주식시장도 요동치고 있잖아요, '긴축 공포'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한마디로 방향성을 잃은,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지표가 발표되면 그걸 둘러싼 투자자들의 해석도 계속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만 해도 보면, 3월보다는 낮아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문 열었단 말이죠.

그런데, 곧바로 아, 전망치 넘어선거네, 여전히 높은 거네, 연준이 금리 더 많이 올리겠는 걸, 하는 심리들이 퍼지면서 오르고내리고를 반복하다 결국 주요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3% 넘게 빠졌구요, 3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의 통화정책회가 있었던 지난 3월 16일 이후 지금까지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모두 10% 안팎씩 하락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가 확실하게 나타날때까지는 변동성 심한 장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버트 캔트웰/헨트링스 투자전략 매니저 : "투자자들은 지금 주식 시장에서 느끼고 있는 고통이 실제로 인플레이션 전망의 개선으로 이어질지 알고 싶어합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거나 정체되기를 바라고 있는 거죠."]

[앵커]

미국 경제가 내년엔 침체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최악의 경우는 공격적인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을 못 잡는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고물가에 국민들 실질임금 줄어들고 금리까지 오르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당연히 경기는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런 우려에 바이든 행정부와 연준은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전쟁까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경제 예측이란 게 사실상 무의미해진 위기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전망을 고집해 결과적으로 뼈아픈 실수를 한 연준인데 미국 경제는 고강도 긴축을 버틸만큼 강하다는 연준의 예측이 이번엔 맞을지도 관심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지한샘/영상편집:이태희/자료조사:김나희 권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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