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수진영 단일화 ‘난항’…‘나홀로 단일화 서약식’

입력 2022.05.16 (18:44) 수정 2022.05.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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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측은 오늘(16일) 아침 취재진에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결정사항 공지'란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범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분류되는 조전혁 후보와 조영달 후보, 그리고 박선영 후보 3자가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결정돼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자회견에는 박선영 후보만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범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 '난항'

범보수 시민단체인 서울시 중도·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시민사회지도자 회의(시민사회지도자회의)는 오늘(16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범중도·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 합의 서약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후 3시까지 박선영 후보만 도착했습니다. 주최 측은 나머지 두 후보를 기다린다며 5분 뒤로 기자회견을 미뤘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조전혁 후보와 조영달 두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단일화 기자회견이 아닌 '나홀로 기자회견'이 된 것입니다.

박선영 후보는 "참담하고 부끄럽다"면서 말을 뗐습니다.

"오늘 이렇게 빈 자리로 명패만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 제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참담합니다"

"2018년 단일화 안 됐을 때 겪었던 피눈물 나는 경험을 2022년까지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단일화돼야 한다고"

"오늘 조영달 후보랑 만나기로 했고 어제 저녁엔 윤호상 후보 쪽하고 통화하고 오늘도 통화했다"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좌)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우) 조영달 서울시 교육감 후보(좌)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우) 조영달 서울시 교육감 후보

이에 대해 조전혁 후보 측은 "조영달, 박선영 후보가 합의하면 그 합의를 따를 것이다"라면서 "두 후보(박선영 후보와 조영달 후보)가 단일화 합의가 되지 않았으니 참여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일화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조전혁 후보 측은 "두 후보가 합의하지 못하면 조영달 후보와는 교육 토론 50%+여론 조사 50%, 박선영 후보와는 여론조사로 각각 일대일 단일화에 나서겠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조영달 후보 측도 이번 단일화 서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할 이유가 없단 입장이었습니다. 조영달 후보 측은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시민사회지도자 회의는 아무 대표성이 없다"면서 "무슨 권한으로 특정 방식으로 단일화를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는 진행할 거라며 박선영 후보와 조전혁 후보와 일대일 협상 방식으로 단일화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열음 속 "단일화 반드시 한다" 한목소리…그 이유는?

오늘 진행된 '나홀로 단일화 서약식' 외에도 지금껏 범보수 진영 후보들은 수차례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단일화를 함께 외치는 건, 단일화하지 않으면 조희연 후보의 3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현재 범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측에선 조희연 후보와 강신만 후보, 최보선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등록했습니다. 반면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측에선 박선영 후보, 윤호상 후보, 조영달 후보, 조전혁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1년 예산만 10조 원이 넘지만,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출직 선거보다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후보자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범진보 진영의 조희연 후보는 '현직·재선 교육감'이기 때문에 인지도나 지지율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범보수 진영은 인지도가 뚜렷하게 높은 후보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후보가 나온다면 보수 유권자들의 표가 나뉠 가능성이 커 당선이 어렵습니다.

실제 2018년에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당시, 박선영 후보는 36.2%, 조영달 후보는 17.3%를 득표했습니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46.6%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보수 후보 득표율의 합이 조희연 후보의 득표율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표가 갈리면서 조희연 후보는 재선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단일화 협상 결렬에도 범보수 진영 후보들이 단일화에 매달리는 이유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

■범보수 진영 단일화 마지노선은 '5월 19일'…조희연 "인위적 단일화 안 해"

이번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는 오늘(16일)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 인쇄를 마치고 오는 20일에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표 용지에 '사퇴' 표시를 넣기 위해서는 19일까지는 단일화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단일화 마지노선까지 3일 남은 상황에서 범보수 진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은 단일화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상대방의 '양보'를 전제로 한 단일화 협상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반면, 범진보 진영의 조희연 후보 측은 인위적인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조 후보 측은 "진영 논리를 지양하고 공감의 교육을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해서는 범보수로 분류되는 후보의 정책도 수용하겠다"면서 "코로나 19 시대를 거치면서 약화된 학습 중간층을 어떻게 복원할지를 현안으로 삼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은 19일부터 31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사전투표는 27~28일 이틀간 진행되고 다음 달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본 투표를 거쳐 서울시 교육감이 선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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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교육감 보수진영 단일화 ‘난항’…‘나홀로 단일화 서약식’
    • 입력 2022-05-16 18:44:26
    • 수정2022-05-16 20:02:22
    취재K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측은 오늘(16일) 아침 취재진에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결정사항 공지'란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범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분류되는 조전혁 후보와 조영달 후보, 그리고 박선영 후보 3자가 후보 단일화를 하기로 결정돼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자회견에는 박선영 후보만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범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 '난항'

범보수 시민단체인 서울시 중도·보수교육감 단일화를 위한 시민사회지도자 회의(시민사회지도자회의)는 오늘(16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자유기업원에서 '범중도·보수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 합의 서약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후 3시까지 박선영 후보만 도착했습니다. 주최 측은 나머지 두 후보를 기다린다며 5분 뒤로 기자회견을 미뤘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날 때까지 조전혁 후보와 조영달 두 후보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단일화 기자회견이 아닌 '나홀로 기자회견'이 된 것입니다.

박선영 후보는 "참담하고 부끄럽다"면서 말을 뗐습니다.

"오늘 이렇게 빈 자리로 명패만 존재하는 것을 보면서 제 스스로 자괴감이 들 정도로 참담합니다"

"2018년 단일화 안 됐을 때 겪었던 피눈물 나는 경험을 2022년까지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반드시 단일화돼야 한다고"

"오늘 조영달 후보랑 만나기로 했고 어제 저녁엔 윤호상 후보 쪽하고 통화하고 오늘도 통화했다"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좌)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후보, (우) 조영달 서울시 교육감 후보
이에 대해 조전혁 후보 측은 "조영달, 박선영 후보가 합의하면 그 합의를 따를 것이다"라면서 "두 후보(박선영 후보와 조영달 후보)가 단일화 합의가 되지 않았으니 참여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일화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조전혁 후보 측은 "두 후보가 합의하지 못하면 조영달 후보와는 교육 토론 50%+여론 조사 50%, 박선영 후보와는 여론조사로 각각 일대일 단일화에 나서겠다"라는 입장이었습니다.

조영달 후보 측도 이번 단일화 서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할 이유가 없단 입장이었습니다. 조영달 후보 측은 "(이번 기자회견을 주최한)시민사회지도자 회의는 아무 대표성이 없다"면서 "무슨 권한으로 특정 방식으로 단일화를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일화는 진행할 거라며 박선영 후보와 조전혁 후보와 일대일 협상 방식으로 단일화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열음 속 "단일화 반드시 한다" 한목소리…그 이유는?

오늘 진행된 '나홀로 단일화 서약식' 외에도 지금껏 범보수 진영 후보들은 수차례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단일화를 함께 외치는 건, 단일화하지 않으면 조희연 후보의 3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현재 범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측에선 조희연 후보와 강신만 후보, 최보선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등록했습니다. 반면 범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측에선 박선영 후보, 윤호상 후보, 조영달 후보, 조전혁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1년 예산만 10조 원이 넘지만,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출직 선거보다 상대적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 후보자의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범진보 진영의 조희연 후보는 '현직·재선 교육감'이기 때문에 인지도나 지지율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범보수 진영은 인지도가 뚜렷하게 높은 후보가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후보가 나온다면 보수 유권자들의 표가 나뉠 가능성이 커 당선이 어렵습니다.

실제 2018년에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당시, 박선영 후보는 36.2%, 조영달 후보는 17.3%를 득표했습니다. 반면 조희연 후보는 46.6%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보수 후보 득표율의 합이 조희연 후보의 득표율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표가 갈리면서 조희연 후보는 재선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단일화 협상 결렬에도 범보수 진영 후보들이 단일화에 매달리는 이유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
■범보수 진영 단일화 마지노선은 '5월 19일'…조희연 "인위적 단일화 안 해"

이번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는 오늘(16일)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 인쇄를 마치고 오는 20일에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표 용지에 '사퇴' 표시를 넣기 위해서는 19일까지는 단일화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단일화 마지노선까지 3일 남은 상황에서 범보수 진영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은 단일화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상대방의 '양보'를 전제로 한 단일화 협상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반면, 범진보 진영의 조희연 후보 측은 인위적인 단일화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조 후보 측은 "진영 논리를 지양하고 공감의 교육을 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질 높은 공교육을 위해서는 범보수로 분류되는 후보의 정책도 수용하겠다"면서 "코로나 19 시대를 거치면서 약화된 학습 중간층을 어떻게 복원할지를 현안으로 삼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들은 19일부터 31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사전투표는 27~28일 이틀간 진행되고 다음 달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본 투표를 거쳐 서울시 교육감이 선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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