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 줄줄이 인상…메뉴판 제작업체 때아닌 ‘특수’까지

[앵커]

소비자물가, 지난달 또 올랐습니다.

5.4%,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칩니다.

기름값은 전 달보다 더 올랐고 전기료까지 올라서 부담이 더 커졌습니다.

장 볼 때 실감 나실 텐데 사룟값이 오르면서 돼지고기 같은 축산물, 편하게 사 먹기 더 어려워졌죠.

장바구니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더 많이 올라 6%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어려운 건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싼 재료값 때문에 가격을 올리긴 했는데 남는 게 없어서 주문 들어와도 반갑지 않다고 합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빵가루를 묻힌 생등심을 기름에 튀깁니다.

소스까지 부으면 완성되는 돈가스, 돼지고기와 식용유, 빵가루의 원료인 밀가루가 필수 재료인데 모두 1년 전보다 가격이 20% 넘게 올랐습니다.

부쩍 오른 재룟값에 지난 3월 5백 원을 올렸지만, 적자 폭은 더 커졌습니다.

[신중애/돈가스집 운영 : "3월 전하고 지금도 확연히 원가가 엄청나게 틀려요. (돈가스) 한 장당 천 원씩 올랐어요. 그럼 엄청난 거거든요."]

이렇게 음식 값을 올리는 식당들이 늘면서 외식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였던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가격표를 종이로 고쳐 붙이다 못 한 업주들은 메뉴 간판을 아예 새로 주문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천 원 올린 곳부터 국수와 주류, 갈비찜까지 메뉴도 가지각색, 지난해보다 가격표 주문이 30% 정도 늘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우종구/간판 업체 운영 : "너무 가격이 뛰다 보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니까 (가격표를) 다 바꾸는 거예요. 저희도 (원가 부담) 말도 못하죠. 아크릴값이 올라가는데..."]

정부가 지난해부터 유류세와 관세를 낮추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름값과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방기선/기획재정부 1차관 :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에너지·원자재·곡물 공급망 차질에 더해 방역완화에 따른 내수회복이 가시화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여기에 거리두기 해제로 인력이 더 필요하지만, 배달 등으로 일자리가 분산돼 시급을 올려도 직원을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룟값부터 인건비까지, 자영업자들이 이중고 속에 놓이며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김지혜 서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