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통일?

입력 2022.06.04 (09:01) 수정 2022.06.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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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볼 수 있어서 실향민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네, 지난주 이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하영 리포터, 이 현장에 다녀오셨죠?

[답변]

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면행사가 재개돼서인지 행사장이 북적일만큼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특히 청소년 등 젊은 층이 많았습니다.

[앵커]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에 젊은 층이 많이 왔다, 고무적이네요.

통일에 대한 인식들은 어떻던가요?

[답변]

네,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를 인터뷰 해봤는데요.

통일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골고루 들을 수 있었고요.

통일을 기다리며 꿈꾸는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MZ세대가 생각하는 통일은 어떤 것인지 저와 함께 들어보시죠.

[리포트]

박진감 넘치는 드럼 연주와 섬세한 기타 선율에 관객들이 환호합니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도 다 함께 손을 흔들며 공연을 감상하는데요.

다소 수줍은 모습이지만 열정적인 청소년 밴드 공연이 펼쳐지는 곳, 바로 오두산 정상에 위치한 통일전망댑니다.

올해로 10돌을 맞은 ‘통일 교육 주간’ 행사.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체됐지만 올해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준비해 관람객들과 소통에 나섰습니다.

[차수민/오두산통일전망대 총괄기획팀 매니저 : "다양한 분들께서 이 기간만이라도 편하게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고 이 공간을 방문해서 북한을 바라보시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자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도 선보였는데요.

‘38선을 지워주세요’, ‘찢어진 한반도 다시 꿰매자’, ‘함께 학교 다니고 싶다‘ 등 ‘통일’을 기원하는 학생들의 소망과 꿈을 재치 있게 보여줍니다.

[남재희/통일초등학교 3학년 : "여기엔 평화통일이라고 쓰고 이렇게 한반도를 그렸고요. 뒷면엔 기차타고 다른 나라까지 쭉 가보고 싶은 맘으로 이렇게 철도 그려봤어요. (어디를 가고 싶어요?) 베이징, 블라디보스토크 이런 데요."]

또래 친구가 만든 작품을 보면서, 관람객 어린이도 들뜬 마음으로 통일의 순간을 꿈꿔보는데요.

[권율서/11세/경기도 파주시 : "여행 갈 곳도 많아지고 그래서 새로운 데 갈 수 있어서 새로워질 거 같아요."]

‘무찌르자 공산당’ 같은 포스터를 만들었던 기성세대들은 동심이 반영된 문구를 바라보며 새삼 변화된 세상을 실감합니다.

[권희복/경기도 파주시 : "평화나 아이들의 꿈에 대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그런 내용들이 많이 있는 거 같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통일을 갈망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1층 야외 광장에선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그냥 빼면 얘가 스트레스 받으니까 살살 달래주면서, 자 이사 갈 거야, 말랑말랑."]

통일 화분을 만드는 작업에 어린이들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길 바라며 열린 통일 교육 주간 행사.

이곳을 찾은 많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있는데요.

과연 1020 세대들은 통일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먼저 통일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정지영/11세/경기도 파주시 : "가족인데 전쟁 때문에 헤어졌잖아요. 그래서 가족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산가족을. (언제쯤 통일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한 20대 되면 될 것 같아요."]

30대 연인 사이에선 통일에 대한 의견이 서로 갈리기도 했는데요.

[나건주/32세/서울시 동대문구 : "한민족이고 지구상에 분단된 국가가 저희 밖에 없으니까 그게 후대한테도 안 좋은 역사지 않나 싶어서 어차피 해야되는 통일이라면 빨리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홍주연/31세/서울시 동대문구 : "너무 많이 문화가 달라져 있어서 경제나 이런 걸 맞추는 데 많은 시간과 갈등이 많이 생길 거 같아서…"]

남북분단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언젠가부터 통일은 나와 상관없는 얘기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게 현실인데요.

실제로 최근 청소년 4명 가운데 한 명은 ‘통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점점 통일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번 행사장에서도 통일의 부정적인 측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서영/12세/경기도 파주시 : "북한 같은 경우에 김일성 가족만 대통령이 되잖아요. 근데 저희 대한민국은 투표권을 가져서 하잖아요. 그래서 의견 차이가 많이 나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생각해서 (통일을) 반대를 해요."]

그렇다면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직접 그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 임박설 등이 제기되면서 통일을 위해 비핵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우정윤/20대/경기도 성남시 : "북한이 최근에 미사일을 많이 쏘면서 무력 시위도 하고 그런 형태로 있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통일에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비핵화에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이소정/19세/경기도 용인시 : "아무래도 핵이 위험한 서로 무서운 존재다 보니 핵을 없애면 통일하기 원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언어나 습관 등의 문화 격차부터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서지혜/20대/경기도 고양시 : "남한하고 북한의 여러 가지 문화라든가 경제 정치가 너무 달라서 사람들이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물론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사소한 것부터 하나씩 인식을 바꿔나가면 서로 좀 더 좋은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돼서…"]

기성세대들은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통일 교육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조정주/60대/서울시 동작구 : "지금 세대가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거 같아요. 거의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면서 통일에 대한 인식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하면서 계속 인식을 시키면서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남북통일에 앞서 우리 안에서 북한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도 나왔습니다.

[채희철/30대/경기도 포천시 : "북한에 대한 통일이 정쟁화 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 인식이 급변하게 나눠진 것 같아요. 그래서 골랐습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주최 측은 젊은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는데요.

[차수민/오두산통일전망대 총괄기획팀 매니저 : "우리가 흔히 얘기 하는 MZ세대 분들도 즐길 수 있게끔 다양한, 일부러 공연이라든가 그런 행사를 기획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그래서 SNS도 좀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고…"]

점점 잊혀간다는 걱정이 크지만 결코 잊어선 안 되는 우리의 소원, 통일.

북녘 땅을 이렇게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땅을 밟고 소통하는 날이 속히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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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통일?
    • 입력 2022-06-04 09:01:06
    • 수정2022-06-04 13: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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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파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망원경으로 북한 땅을 볼 수 있어서 실향민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네, 지난주 이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하영 리포터, 이 현장에 다녀오셨죠?

[답변]

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면행사가 재개돼서인지 행사장이 북적일만큼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특히 청소년 등 젊은 층이 많았습니다.

[앵커]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에 젊은 층이 많이 왔다, 고무적이네요.

통일에 대한 인식들은 어떻던가요?

[답변]

네, M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를 인터뷰 해봤는데요.

통일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골고루 들을 수 있었고요.

통일을 기다리며 꿈꾸는 이야기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MZ세대가 생각하는 통일은 어떤 것인지 저와 함께 들어보시죠.

[리포트]

박진감 넘치는 드럼 연주와 섬세한 기타 선율에 관객들이 환호합니다.

부쩍 더워진 날씨에도 다 함께 손을 흔들며 공연을 감상하는데요.

다소 수줍은 모습이지만 열정적인 청소년 밴드 공연이 펼쳐지는 곳, 바로 오두산 정상에 위치한 통일전망댑니다.

올해로 10돌을 맞은 ‘통일 교육 주간’ 행사.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대체됐지만 올해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준비해 관람객들과 소통에 나섰습니다.

[차수민/오두산통일전망대 총괄기획팀 매니저 : "다양한 분들께서 이 기간만이라도 편하게 통일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고 이 공간을 방문해서 북한을 바라보시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자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도 선보였는데요.

‘38선을 지워주세요’, ‘찢어진 한반도 다시 꿰매자’, ‘함께 학교 다니고 싶다‘ 등 ‘통일’을 기원하는 학생들의 소망과 꿈을 재치 있게 보여줍니다.

[남재희/통일초등학교 3학년 : "여기엔 평화통일이라고 쓰고 이렇게 한반도를 그렸고요. 뒷면엔 기차타고 다른 나라까지 쭉 가보고 싶은 맘으로 이렇게 철도 그려봤어요. (어디를 가고 싶어요?) 베이징, 블라디보스토크 이런 데요."]

또래 친구가 만든 작품을 보면서, 관람객 어린이도 들뜬 마음으로 통일의 순간을 꿈꿔보는데요.

[권율서/11세/경기도 파주시 : "여행 갈 곳도 많아지고 그래서 새로운 데 갈 수 있어서 새로워질 거 같아요."]

‘무찌르자 공산당’ 같은 포스터를 만들었던 기성세대들은 동심이 반영된 문구를 바라보며 새삼 변화된 세상을 실감합니다.

[권희복/경기도 파주시 : "평화나 아이들의 꿈에 대한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그런 내용들이 많이 있는 거 같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통일을 갈망한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1층 야외 광장에선 다양한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요.

["그냥 빼면 얘가 스트레스 받으니까 살살 달래주면서, 자 이사 갈 거야, 말랑말랑."]

통일 화분을 만드는 작업에 어린이들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남과 북이 하나 되길 바라며 열린 통일 교육 주간 행사.

이곳을 찾은 많은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있는데요.

과연 1020 세대들은 통일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먼저 통일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정지영/11세/경기도 파주시 : "가족인데 전쟁 때문에 헤어졌잖아요. 그래서 가족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산가족을. (언제쯤 통일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한 20대 되면 될 것 같아요."]

30대 연인 사이에선 통일에 대한 의견이 서로 갈리기도 했는데요.

[나건주/32세/서울시 동대문구 : "한민족이고 지구상에 분단된 국가가 저희 밖에 없으니까 그게 후대한테도 안 좋은 역사지 않나 싶어서 어차피 해야되는 통일이라면 빨리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홍주연/31세/서울시 동대문구 : "너무 많이 문화가 달라져 있어서 경제나 이런 걸 맞추는 데 많은 시간과 갈등이 많이 생길 거 같아서…"]

남북분단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언젠가부터 통일은 나와 상관없는 얘기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게 현실인데요.

실제로 최근 청소년 4명 가운데 한 명은 ‘통일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점점 통일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번 행사장에서도 통일의 부정적인 측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서영/12세/경기도 파주시 : "북한 같은 경우에 김일성 가족만 대통령이 되잖아요. 근데 저희 대한민국은 투표권을 가져서 하잖아요. 그래서 의견 차이가 많이 나서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생각해서 (통일을) 반대를 해요."]

그렇다면 통일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직접 그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 임박설 등이 제기되면서 통일을 위해 비핵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우정윤/20대/경기도 성남시 : "북한이 최근에 미사일을 많이 쏘면서 무력 시위도 하고 그런 형태로 있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북한이 비핵화를 해야 통일에 쉽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비핵화에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이소정/19세/경기도 용인시 : "아무래도 핵이 위험한 서로 무서운 존재다 보니 핵을 없애면 통일하기 원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언어나 습관 등의 문화 격차부터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서지혜/20대/경기도 고양시 : "남한하고 북한의 여러 가지 문화라든가 경제 정치가 너무 달라서 사람들이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물론 좋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사소한 것부터 하나씩 인식을 바꿔나가면 서로 좀 더 좋은 방향이 되지 않을까 생각돼서…"]

기성세대들은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통일 교육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조정주/60대/서울시 동작구 : "지금 세대가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너무 간과하고 있는 거 같아요. 거의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면서 통일에 대한 인식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하면서 계속 인식을 시키면서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남북통일에 앞서 우리 안에서 북한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도 나왔습니다.

[채희철/30대/경기도 포천시 : "북한에 대한 통일이 정쟁화 되기 때문에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 인식이 급변하게 나눠진 것 같아요. 그래서 골랐습니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주최 측은 젊은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는데요.

[차수민/오두산통일전망대 총괄기획팀 매니저 : "우리가 흔히 얘기 하는 MZ세대 분들도 즐길 수 있게끔 다양한, 일부러 공연이라든가 그런 행사를 기획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그래서 SNS도 좀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고…"]

점점 잊혀간다는 걱정이 크지만 결코 잊어선 안 되는 우리의 소원, 통일.

북녘 땅을 이렇게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그 땅을 밟고 소통하는 날이 속히 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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