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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 대우도 못 받는 ‘국민방위군’…국가 보훈의 현주소?
입력 2022.06.06 (23:34) 수정 2022.06.06 (23:52) 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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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이 현충일입니다만 유공자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6.25 참전 용사들도 있습니다.

중공군이 밀고 내려올 당시 급하게 징집된 '국민방위군'인데요.

대부분 훈련도 안 받고 투입됐다가 혹한의 날씨와 간부들의 예산 착복까지 겹치면서 수만 명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정규군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보상이나 예우를 못 받고 있다는데,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충북 제천에 살던 19살 청년 강용선 씨는 집으로 찾아온 군에 의해,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됐습니다.

[강태한/국민방위군 고 강용선 씨 조카 : "키 큰 사람은 다 붙잡아 갔어요, 그때는 무조건. (징집되는) 삼촌을 아버지하고 피란 가다 만나가지고, 줄 쭉 서서 가는데 그때 거기서 만나서 인사만 하고 말았지."]

그 인사가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거제도에서 목격됐다는 소식을 끝으로 더이상 행방도, 생사도, 알 수 없었습니다.

[강태한/국민방위군 고 강용선 씨 조카 : "가만히 있다 보면, 살아오든지 아니면 죽었다는 통지서가 오든지 할 텐데 아무것도 안 오더라 이거예요."]

'참전' 사실조차 공인받지 못한 채로 강용선 씨는 모든 기록에서 지워졌습니다.

2000년대 후반 진실화해위원회가 '국민방위군'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참전과 실종 사실이 인정됐습니다.

명령에 따라 충북 영동에서 대구까지 행군하다 사라진 소대장,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김포로 출전한 뒤 연락이 끊긴 병사 등 다른 피해 사례 10여 건도 확인됐습니다

위원회는 실태조사와 함께 보상금, 국립묘지 안장 등 국가 유공자 예우를 하라고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보훈처는 군번 등 참전을 증명할 자료가 없단 이유로 유공자 인정을 거부했고,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도 거기서 멈췄습니다.

[이명춘/전 진실화해위원회 인권침해국장 : "피해 조사가 안 됐으니까 국가의 책임도 어떻게 크기를 잴 수가 없어요. 너무 무책임하잖아요. 이 문제를 반성해야 국가가 국민들한테 신뢰를 얻고..."]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나라로부터 외면당한 국민방위군.

가족도 목격자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역사 속에 그들의 명예를 새겨넣을 시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서다은/그래픽:이근희
  • 유공 대우도 못 받는 ‘국민방위군’…국가 보훈의 현주소?
    • 입력 2022-06-06 23:34:40
    • 수정2022-06-06 23:52:36
    뉴스라인
[앵커]

오늘이 현충일입니다만 유공자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6.25 참전 용사들도 있습니다.

중공군이 밀고 내려올 당시 급하게 징집된 '국민방위군'인데요.

대부분 훈련도 안 받고 투입됐다가 혹한의 날씨와 간부들의 예산 착복까지 겹치면서 수만 명이 허망하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정규군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보상이나 예우를 못 받고 있다는데,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월.

충북 제천에 살던 19살 청년 강용선 씨는 집으로 찾아온 군에 의해,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됐습니다.

[강태한/국민방위군 고 강용선 씨 조카 : "키 큰 사람은 다 붙잡아 갔어요, 그때는 무조건. (징집되는) 삼촌을 아버지하고 피란 가다 만나가지고, 줄 쭉 서서 가는데 그때 거기서 만나서 인사만 하고 말았지."]

그 인사가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거제도에서 목격됐다는 소식을 끝으로 더이상 행방도, 생사도, 알 수 없었습니다.

[강태한/국민방위군 고 강용선 씨 조카 : "가만히 있다 보면, 살아오든지 아니면 죽었다는 통지서가 오든지 할 텐데 아무것도 안 오더라 이거예요."]

'참전' 사실조차 공인받지 못한 채로 강용선 씨는 모든 기록에서 지워졌습니다.

2000년대 후반 진실화해위원회가 '국민방위군'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그제서야 참전과 실종 사실이 인정됐습니다.

명령에 따라 충북 영동에서 대구까지 행군하다 사라진 소대장,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김포로 출전한 뒤 연락이 끊긴 병사 등 다른 피해 사례 10여 건도 확인됐습니다

위원회는 실태조사와 함께 보상금, 국립묘지 안장 등 국가 유공자 예우를 하라고 정부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보훈처는 군번 등 참전을 증명할 자료가 없단 이유로 유공자 인정을 거부했고,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도 거기서 멈췄습니다.

[이명춘/전 진실화해위원회 인권침해국장 : "피해 조사가 안 됐으니까 국가의 책임도 어떻게 크기를 잴 수가 없어요. 너무 무책임하잖아요. 이 문제를 반성해야 국가가 국민들한테 신뢰를 얻고..."]

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나라로부터 외면당한 국민방위군.

가족도 목격자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역사 속에 그들의 명예를 새겨넣을 시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서다은/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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