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료 들고 잠적’…호텔 장기 예약했다 수십 명 피해

입력 2022.06.07 (06:57) 수정 2022.06.07 (07: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 강남의 한 레지던스 호텔에서 지배인이 투숙객들의 예약금을 들고 잠적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해당 호텔은 장기 투숙으로 유명한 곳이라 한꺼번에 몇 달 치 숙박비를 선결제한 경우도 많았는데요.

특히 입시 준비를 위해 귀국한 해외 주재 유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기 투숙이 많은 이 레지던스는 재외 국민들 사이에서 이른바 '입시 호텔'로도 유명합니다.

주변에 강남 학원가가 있기때문에, 부모를 따라 외국에 나가 있던 학생들이 방학이나 입시 철 귀국해서 머무는 일이 많습니다.

[호텔 이용객 : "저는 작년 11월에 예약했습니다. (이곳이) 학생들에게 대우가 참 좋아서 위에 선배들이나 가신 분들 다 추천, 추천, 추천."]

중국에서 들어온 박신희 씨도 고3 딸이 대입을 치를 때까지 이 호텔을 쓰기로 했습니다.

우선 한 달 치 숙박료 200만 원가량을 선납했는데 귀국을 며칠 앞두고 호텔에 확인해 봤더니, 방이 예약돼 있질 않았습니다.

[박신희 씨/피해 학부모 : "무조건 입국 날짜에 들어와야 되는데 방이 아예 예약이 안 됐다, 방이 없다고 해버리니까 일단 그게 제일 그거(충격)였죠."]

숙박료를 입금한 계좌는 호텔 지배인 계좌였습니다.

몇 년 간 이런 식으로 예약을 받아왔던 곳이라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배인은 지난달 말 사표를 내고 발길을 끊었습니다.

호텔 측에서 그에게 계좌 운용까지 맡겨온 점이, 결과적으로 탈을 낳았습니다.

지배인이 돈만 받고 방은 잡아주지 않은 사례가 확인된 것만 20여 건.

피해자들은 수십 일치 숙박료를 떼이고 다른 거처를 찾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김○○/피해 학부모 : "주변에 방이 없어요. 저희가 진짜 해외에서 나와 가지고 이런 고생을 해야 되나."]

기존의 장기 투숙자들도 여럿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약 기간의 후반부는 방을 잡아놓지 않는 식이었습니다.

전체 피해 액수는 어림잡아 수억 원대.

호텔 측은 지배인을 경찰에 고소했다면서도 회사 차원의 배상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배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돈을 갚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귭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유지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투숙료 들고 잠적’…호텔 장기 예약했다 수십 명 피해
    • 입력 2022-06-07 06:57:34
    • 수정2022-06-07 07:00:33
    뉴스광장 1부
[앵커]

서울 강남의 한 레지던스 호텔에서 지배인이 투숙객들의 예약금을 들고 잠적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해당 호텔은 장기 투숙으로 유명한 곳이라 한꺼번에 몇 달 치 숙박비를 선결제한 경우도 많았는데요.

특히 입시 준비를 위해 귀국한 해외 주재 유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시청자와 함께 만드는 뉴스 '제보'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장기 투숙이 많은 이 레지던스는 재외 국민들 사이에서 이른바 '입시 호텔'로도 유명합니다.

주변에 강남 학원가가 있기때문에, 부모를 따라 외국에 나가 있던 학생들이 방학이나 입시 철 귀국해서 머무는 일이 많습니다.

[호텔 이용객 : "저는 작년 11월에 예약했습니다. (이곳이) 학생들에게 대우가 참 좋아서 위에 선배들이나 가신 분들 다 추천, 추천, 추천."]

중국에서 들어온 박신희 씨도 고3 딸이 대입을 치를 때까지 이 호텔을 쓰기로 했습니다.

우선 한 달 치 숙박료 200만 원가량을 선납했는데 귀국을 며칠 앞두고 호텔에 확인해 봤더니, 방이 예약돼 있질 않았습니다.

[박신희 씨/피해 학부모 : "무조건 입국 날짜에 들어와야 되는데 방이 아예 예약이 안 됐다, 방이 없다고 해버리니까 일단 그게 제일 그거(충격)였죠."]

숙박료를 입금한 계좌는 호텔 지배인 계좌였습니다.

몇 년 간 이런 식으로 예약을 받아왔던 곳이라 의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배인은 지난달 말 사표를 내고 발길을 끊었습니다.

호텔 측에서 그에게 계좌 운용까지 맡겨온 점이, 결과적으로 탈을 낳았습니다.

지배인이 돈만 받고 방은 잡아주지 않은 사례가 확인된 것만 20여 건.

피해자들은 수십 일치 숙박료를 떼이고 다른 거처를 찾느라 애를 먹고 있습니다.

[김○○/피해 학부모 : "주변에 방이 없어요. 저희가 진짜 해외에서 나와 가지고 이런 고생을 해야 되나."]

기존의 장기 투숙자들도 여럿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약 기간의 후반부는 방을 잡아놓지 않는 식이었습니다.

전체 피해 액수는 어림잡아 수억 원대.

호텔 측은 지배인을 경찰에 고소했다면서도 회사 차원의 배상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지배인은 KBS와의 통화에서 "돈을 갚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귭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유지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