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잡힌 용의자…“상대편 변호사에 앙심·방화”

입력 2022.06.09 (21:05) 수정 2022.06.0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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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건의 발단은 억대 민사소송이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가 민사소송에서 진 뒤에 상대편 변호사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해당 변호사는 불이 났을 때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흰색 마스크를 쓰고 빨간색 가방을 멘 남성이 건물 안으로 들어섭니다.

왼쪽에는 흰색 천으로 감싼 물체를 들고 계단을 오릅니다.

2층에 다다라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면서 변호사 사무실이 모여 있는 복도로 들어갑니다.

20여 초 뒤 통로 안에서 갑자기 벌건 불꽃이 입니다.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통로에서 뿜어져 나오고 사무실 직원들이 다급하게 뛰쳐나옵니다.

가방을 멘 이 남성은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지목된 50대 A씨.

A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숨진 A씨가 민사 소송에서 진 것에 앙심을 품고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는 2013년 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사업에 6억여 원을 투자했지만 사업이 무산되자 시행사와 대표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일부 패소하면서 투자금 전부를 돌려받지 못하자 불을 지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음성변조 : "재판 졌다고 해서 협박 전화가 한 번 온 적은 있어요. 그게 아마 6개월이나 1년 가까이 됐을 건데요. 상대방(변호사)사무실에 와서 이런 것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죠."]

불이 난 시각 해당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는 다른 재판으로 출장 중이었습니다.

사무실을 함께 썼던 다른 변호사와 직원 등 6명이 변을 당했습니다.

[권재칠/대구지방변호사회 홍보이사 : "변호사들 거의 패닉(공황) 상태죠, 사실은. 보통은 와서 항의하거나 돈을 돌려달라거나 시비를 거는 거. 그런데 이렇게 극단적으로 이렇게 나오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아직까지는."]

경찰은 해당 변호사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감식반을 투입해 인화물질의 종류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촬영기자:김익수 백재민 최동희/영상편집: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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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CTV에 잡힌 용의자…“상대편 변호사에 앙심·방화”
    • 입력 2022-06-09 21:05:09
    • 수정2022-06-09 22:17:34
    뉴스 9
[앵커]

사건의 발단은 억대 민사소송이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가 민사소송에서 진 뒤에 상대편 변호사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해당 변호사는 불이 났을 때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흰색 마스크를 쓰고 빨간색 가방을 멘 남성이 건물 안으로 들어섭니다.

왼쪽에는 흰색 천으로 감싼 물체를 들고 계단을 오릅니다.

2층에 다다라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면서 변호사 사무실이 모여 있는 복도로 들어갑니다.

20여 초 뒤 통로 안에서 갑자기 벌건 불꽃이 입니다.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통로에서 뿜어져 나오고 사무실 직원들이 다급하게 뛰쳐나옵니다.

가방을 멘 이 남성은 유력한 방화 용의자로 지목된 50대 A씨.

A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숨진 A씨가 민사 소송에서 진 것에 앙심을 품고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는 2013년 대구의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사업에 6억여 원을 투자했지만 사업이 무산되자 시행사와 대표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일부 패소하면서 투자금 전부를 돌려받지 못하자 불을 지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음성변조 : "재판 졌다고 해서 협박 전화가 한 번 온 적은 있어요. 그게 아마 6개월이나 1년 가까이 됐을 건데요. 상대방(변호사)사무실에 와서 이런 것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죠."]

불이 난 시각 해당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는 다른 재판으로 출장 중이었습니다.

사무실을 함께 썼던 다른 변호사와 직원 등 6명이 변을 당했습니다.

[권재칠/대구지방변호사회 홍보이사 : "변호사들 거의 패닉(공황) 상태죠, 사실은. 보통은 와서 항의하거나 돈을 돌려달라거나 시비를 거는 거. 그런데 이렇게 극단적으로 이렇게 나오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아직까지는."]

경찰은 해당 변호사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감식반을 투입해 인화물질의 종류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촬영기자:김익수 백재민 최동희/영상편집: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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