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자진 월북’ 증거 없어”…유족 “억울한 누명 분통”

입력 2022.06.16 (21:04) 수정 2022.06.16 (21: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년 전인 2020년 9월 해경 발표입니다.

당시,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진 공무원이 월북한 걸로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16일)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스스로 조사 결과를 번복했습니다.

달라진 입장에 물음표는 이어집니다.

먼저, 오늘 해경 발표 내용과 유족들의 반응, 이윤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0년 9월, 인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모 씨.

북한군 총격을 받아 숨졌고 시신이 불태워진 정황이 있다고 군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며칠 뒤 해양경찰도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놨는데, 본인의 의도적인 노력 없이는 북한 쪽으로 갈 수 없었을 거라며 '월북설'을 제기했습니다.

[윤성현/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2020년 9월 :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었던 점,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1년 9개월, 해경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했는데, 이 씨 스스로 북한에 가려 했다는 증거는 못 찾았다는 겁니다.

[박상춘/인천해양경찰서장 :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왜 말이 바뀐 거냐는 질문에 대해선, "현장 조사와 국제 사법공조의 결과" 라고만 답할 뿐, 명확한 근거를 대지 않았습니다.

해경과 더불어 월북설을 제기했던 군당국도 입장을 바꾸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윤형진/국방부 정책기획과장 :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께 혼선을 드렸으며,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유가족은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고인이 지금껏 억울한 누명을 써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래진/피격 사망 공무원 형 : "추정된 것을 발표하고 또 국민들한테 혼선을 주고 왔고 또 입증 불가한 것을 마치 월북이라고 주장을 해왔단 말이에요."]

정부는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남북 공동'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북측이 2년 째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윤웁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성현/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노경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피살 공무원 ‘자진 월북’ 증거 없어”…유족 “억울한 누명 분통”
    • 입력 2022-06-16 21:04:07
    • 수정2022-06-16 21:14:56
    뉴스 9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년 전인 2020년 9월 해경 발표입니다.

당시, 서해상에서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진 공무원이 월북한 걸로 보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16일)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스스로 조사 결과를 번복했습니다.

달라진 입장에 물음표는 이어집니다.

먼저, 오늘 해경 발표 내용과 유족들의 반응, 이윤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0년 9월, 인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모 씨.

북한군 총격을 받아 숨졌고 시신이 불태워진 정황이 있다고 군 당국이 발표했습니다.

며칠 뒤 해양경찰도 중간 수사 결과를 내놨는데, 본인의 의도적인 노력 없이는 북한 쪽으로 갈 수 없었을 거라며 '월북설'을 제기했습니다.

[윤성현/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2020년 9월 :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있었던 점,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1년 9개월, 해경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했는데, 이 씨 스스로 북한에 가려 했다는 증거는 못 찾았다는 겁니다.

[박상춘/인천해양경찰서장 :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왜 말이 바뀐 거냐는 질문에 대해선, "현장 조사와 국제 사법공조의 결과" 라고만 답할 뿐, 명확한 근거를 대지 않았습니다.

해경과 더불어 월북설을 제기했던 군당국도 입장을 바꾸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윤형진/국방부 정책기획과장 :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께 혼선을 드렸으며,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유가족은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고인이 지금껏 억울한 누명을 써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래진/피격 사망 공무원 형 : "추정된 것을 발표하고 또 국민들한테 혼선을 주고 왔고 또 입증 불가한 것을 마치 월북이라고 주장을 해왔단 말이에요."]

정부는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남북 공동'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북측이 2년 째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윤웁니다.

촬영기자:민창호 김성현/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노경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