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② 하천수 오염 심각…‘유독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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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하천에서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습니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가 폐사했는지조차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달 초, 강원도 춘천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KBS 취재팀은 해당 유해물질이 어디서, 어떻게, 왜 하천으로 흘러오게 된 건지 추적했습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사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①죽은 물고기 둥둥…"독극물 유입 가능성"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②하천수 오염 심각…'유독물' 확인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③얼마나 위험?…"붕어도 4시간이면 몰살"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④폐사 하천 오염원은 '농공단지'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⑤공단 정화시설 관리 '사각'…오염수 관리 시급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⑥엇갈린 검사 결과…원인 규명도 난망
■ 대학 연구진 채취 하천수, 수질 오염 확인
지난 3일, 강원도 춘천의 도심 하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일. 강원대 연구진은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하천 4곳에서 물을 떴습니다. 죽은 물고기 발견 지점과 이 지점을 기준으로 500m 정도 떨어진 상류와 하류 지점, 폐사체 발견으로부터 600m 하류 지점 등입니다.
일주일 뒤,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아 연구실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로 총유기탄소(TOC)의 양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TOC는 생명체의 활동으로 인해 생긴 탄소가 물 속에 얼마나 녹아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높으면, 기본적으로 '물이 오염됐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폐사체 발견 지점에서 뜬 물은 TOC 농도가 17ppm이 나왔습니다. 상류의 물에선 3ppm이 나왔고, 하류의 물에선 6ppm이 나왔습니다.
하천의 생활환경 기준을 보면, TOC 농도에 따른 물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3ppm 이하일 경우 '약간 좋음' 수준으로, 일반적인 정수 처리를 거치면 생활용수나 수영용수로 쓸 수 있습니다.
생활환경 기준에서 '매우 나쁨' 판정을 받는 수준의 물은 TOC가 8ppm이 초과될 때입니다.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습니다.
■ "물고기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도 포함"
더 큰 문제는 물에서 독성물질도 최소 5가지가 확인됐다는 점이었습니다. 확인된 독성물질은 '2-아지리디닐에틸아민'과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 '인돌리진', '크레졸', '하이드록실아민' 등 이름도 생소한 물질들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죽은 물고기에서 나온 체액에 대한 분석도 함께 실시했는데, 여기선 2-아지리디닐에틸아민,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 인돌리진이 검출됐습니다. 3가지 물질이 양쪽에서 검출된 겁니다.
이 물질들 중, 특히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은 독성이 강합니다. 물 1ℓ에 이 물질이 0.1mg만 녹아들어도, 물고기 10마리 중 5마리는 나흘 안으로 폐사합니다.
2-아지리디닐에틸아민은 독성 연구가 되지 않아 독성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물질인 아지리딘의 경우, 물 1ℓ에 10mg이 섞이면 물고기 10마리 중 5마리가 죽습니다.
실험을 진행한 김희갑 강원대 에코환경과학과 교수는 "의약품 같은 것들을 개발하기 위해서 시험하는 그런 물질들이 많이 발견돼서 놀랐다"라면서 "이런 것들이 물고기에 직접적인 폐사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결과 비슷…성분은 더 검사해봐야"
춘천시 또한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폐사체 발견 지점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지점, 폐사체 발견 지점 인근, 발견지점으로부터 150m 떨어진 하류 등 총 3곳에서 물을 채취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에 어떤 실험을 하게 되는지 물었습니다. 김영근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는 "채취한 물에 물벼룩을 넣어 물 자체가 오염돼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생태독성 실험과 물에 들어있는 성분을 분석하는 성분 분석 실험 2가지를 실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태독성 실험 결과는 강원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와 유사하게 나왔습니다. 김 환경연구사는 "보통 생태독성값 기준이 1에서 2인데, 폐사체 발견 지점에서 나온 물을 분석해 봤을 때 30 정도의 생태독성값이 나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생태독성값이 30이라는 의미는 채취한 지점의 물을 30배 희석했을 때 이 물에 넣은 물벼룩 10마리 중 절반은 24시간 안에 죽는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성분 분석 실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 연구사는 "물에 정확히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는 추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춘천시도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검출된 화학물질의 독성이 어느 정도였는지 연구진의 실험 결과를 보여드립니다.
[연관 기사]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① 죽은 물고기 둥둥…“독극물 유입 가능성”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9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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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② 하천수 오염 심각…‘유독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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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6-23 07:00:16
- 수정2022-06-23 07:32:52
■ 대학 연구진 채취 하천수, 수질 오염 확인
지난 3일, 강원도 춘천의 도심 하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일. 강원대 연구진은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하천 4곳에서 물을 떴습니다. 죽은 물고기 발견 지점과 이 지점을 기준으로 500m 정도 떨어진 상류와 하류 지점, 폐사체 발견으로부터 600m 하류 지점 등입니다.
일주일 뒤, 검사 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아 연구실을 찾았습니다.
첫 번째로 총유기탄소(TOC)의 양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TOC는 생명체의 활동으로 인해 생긴 탄소가 물 속에 얼마나 녹아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높으면, 기본적으로 '물이 오염됐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폐사체 발견 지점에서 뜬 물은 TOC 농도가 17ppm이 나왔습니다. 상류의 물에선 3ppm이 나왔고, 하류의 물에선 6ppm이 나왔습니다.
하천의 생활환경 기준을 보면, TOC 농도에 따른 물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3ppm 이하일 경우 '약간 좋음' 수준으로, 일반적인 정수 처리를 거치면 생활용수나 수영용수로 쓸 수 있습니다.
생활환경 기준에서 '매우 나쁨' 판정을 받는 수준의 물은 TOC가 8ppm이 초과될 때입니다.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습니다.
■ "물고기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도 포함"
더 큰 문제는 물에서 독성물질도 최소 5가지가 확인됐다는 점이었습니다. 확인된 독성물질은 '2-아지리디닐에틸아민'과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 '인돌리진', '크레졸', '하이드록실아민' 등 이름도 생소한 물질들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죽은 물고기에서 나온 체액에 대한 분석도 함께 실시했는데, 여기선 2-아지리디닐에틸아민,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 인돌리진이 검출됐습니다. 3가지 물질이 양쪽에서 검출된 겁니다.
이 물질들 중, 특히 '2,4-다이 터셔리 뷰틸페놀'은 독성이 강합니다. 물 1ℓ에 이 물질이 0.1mg만 녹아들어도, 물고기 10마리 중 5마리는 나흘 안으로 폐사합니다.
2-아지리디닐에틸아민은 독성 연구가 되지 않아 독성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유사한 물질인 아지리딘의 경우, 물 1ℓ에 10mg이 섞이면 물고기 10마리 중 5마리가 죽습니다.
실험을 진행한 김희갑 강원대 에코환경과학과 교수는 "의약품 같은 것들을 개발하기 위해서 시험하는 그런 물질들이 많이 발견돼서 놀랐다"라면서 "이런 것들이 물고기에 직접적인 폐사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했습니다.
■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결과 비슷…성분은 더 검사해봐야"
춘천시 또한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폐사체 발견 지점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지점, 폐사체 발견 지점 인근, 발견지점으로부터 150m 떨어진 하류 등 총 3곳에서 물을 채취했습니다.
보건환경연구원에 어떤 실험을 하게 되는지 물었습니다. 김영근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사는 "채취한 물에 물벼룩을 넣어 물 자체가 오염돼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생태독성 실험과 물에 들어있는 성분을 분석하는 성분 분석 실험 2가지를 실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태독성 실험 결과는 강원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와 유사하게 나왔습니다. 김 환경연구사는 "보통 생태독성값 기준이 1에서 2인데, 폐사체 발견 지점에서 나온 물을 분석해 봤을 때 30 정도의 생태독성값이 나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생태독성값이 30이라는 의미는 채취한 지점의 물을 30배 희석했을 때 이 물에 넣은 물벼룩 10마리 중 절반은 24시간 안에 죽는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성분 분석 실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김 연구사는 "물에 정확히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는 추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춘천시도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의 실험 결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검출된 화학물질의 독성이 어느 정도였는지 연구진의 실험 결과를 보여드립니다.
[연관 기사]
[도심 하천 물고기 떼죽음]① 죽은 물고기 둥둥…“독극물 유입 가능성”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49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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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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