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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돋보기] ‘찬 바람’ 기다리는 푸틴…유럽, 천연가스 확보 ‘비상’
입력 2022.07.22 (10:47) 수정 2022.07.22 (10:59)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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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을 틀어막고 유럽을 압박하던 러시아가 일단, 가스 공급을 재개했습니다.

재가동하긴 했지만 러시아가 서유럽에 보내는 가스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인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황 기자, 어제 다시 가스 공급이 재개된 거죠?

열흘 만이죠?

[기자]

네, 러시아는 독일로 천연 가스를 운반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을 점검해야 한다며, 지난 11일 가스 밸브를 아예 잠가버렸는데요.

일상적인 점검이라는 하지만, 대 러시아 제재에 참여해온 서방 세계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아예 가스 공급을 멈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일단 어제, 약속했던 열흘간의 점검을 마치고 가스 공급이 시작되기는 했는데, 정상 공급량 대비 40%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번 전면 중단 이전에도 가스관 수리를 이유로 공급량을 확 줄였는데, 딱 그만큼만 다시 열어 준 겁니다.

러시아가 서방 세계에 단단히 경고를 보낸 거죠.

[앵커]

러시아가 가스관을 무기로 유럽을 쥐락펴락 하는 모양새인데요.

노르트스트림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가 그렇게 많나요?

[기자]

노르트스트림을 통해 연간 550억 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데, 유럽이 1년에 쓰는 천연가스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지도에서처럼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에서 시작해 발트해 해저를 지나 독일로 연결되고요.

독일 한 나라만 놓고 보면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절반 정도를 여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노르트스트림 뿐 아니라 폴란드 등을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천연가스가 수출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로 보면 천연가스 사용량의 40% 정도가 러시아에서 공급되는 건데, 지금같은 여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날씨가 추워져서 에너지 사용량이 늘고, 이때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쥐락펴락해버리면, 유럽 등 서방이 버티기 힘들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기를 기다린다는 말이 나오는 거군요.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이유로 유럽이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궈버리고, 수출 안해! 이래버리면, 유럽 나라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 별로 보면 체코는 천연가스 소비량의 100%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오고 있고, 헝가리는 95%, 독일은 65%나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당장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에너지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겠죠.

국제통화기금, IMF는 러시아가 만약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 체코와 헝가리 등 동유럽과 이탈리아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파올로 젠틸로니/EU 경제 집행위원 : "EU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에 크게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올해 전망은 2.7%에서 변함이 없습니다. (러시아가) EU에 가스 공급을 더 줄인다면, 가격이 올라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힘을 키울 것입니다."]

그러면서 유럽 내에서 가스를 나눠쓰지 않으면 경제적 충격이 더 커질거라며, 시장을 통합하며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유럽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텐데요?

[기자]

네, 가장 쉽고 즉각적인 방법은 가스 소비를 줄이는 거겠죠.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회원국들에 내년 봄까지 가스 사용을 15% 줄일 수 있는 계획을 자발적으로 세우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가스가 심각하게 부족해지면 의무적으로 가스 사용을 줄이게 하는 규정을 만드는 데 착수했습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EU 집행위원장 :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완전히 불가능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러시아는 계산적으로 가스 공급을 줄여서 유럽에 압력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또,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 이외의 에너지 공급처를 찾기 위해 뛰고 있는데요.

EU는 동유럽 아제르바이잔의 천연가스 공급량을 2027년까지 지금의 두 배인 연간 200억㎥로 늘리는 데 합의했습니다.

프랑스는 최근 중동 아랍에미리트와 에너지 협력을 맺었고,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아프리카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를 찾아 천연가스 추가 확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에너지를 덜 쓰고 추가로 확보하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전쟁이 끝나야 해결되는 문제 아닐까요?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거의 장악한 데다 가스관까지 틀어쥐고 있는 푸틴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연가스를 전략 무기로 쓰는 건 푸틴 역시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아예 끊으면, 관련 수출을 중국에만 의존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천연가스를 유럽에 팔지 않는 게 무기일 수는 있어도 결국, 그만큼 돈을 못 버는 셈이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도 마냥 지속하기는 어려운 정책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 [지구촌 돋보기] ‘찬 바람’ 기다리는 푸틴…유럽, 천연가스 확보 ‘비상’
    • 입력 2022-07-22 10:47:39
    • 수정2022-07-22 10:59:56
    지구촌뉴스
[앵커]

러시아에서 독일까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을 틀어막고 유럽을 압박하던 러시아가 일단, 가스 공급을 재개했습니다.

재가동하긴 했지만 러시아가 서유럽에 보내는 가스를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인데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황 기자, 어제 다시 가스 공급이 재개된 거죠?

열흘 만이죠?

[기자]

네, 러시아는 독일로 천연 가스를 운반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을 점검해야 한다며, 지난 11일 가스 밸브를 아예 잠가버렸는데요.

일상적인 점검이라는 하지만, 대 러시아 제재에 참여해온 서방 세계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가 아예 가스 공급을 멈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일단 어제, 약속했던 열흘간의 점검을 마치고 가스 공급이 시작되기는 했는데, 정상 공급량 대비 40%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번 전면 중단 이전에도 가스관 수리를 이유로 공급량을 확 줄였는데, 딱 그만큼만 다시 열어 준 겁니다.

러시아가 서방 세계에 단단히 경고를 보낸 거죠.

[앵커]

러시아가 가스관을 무기로 유럽을 쥐락펴락 하는 모양새인데요.

노르트스트림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가 그렇게 많나요?

[기자]

노르트스트림을 통해 연간 550억 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데, 유럽이 1년에 쓰는 천연가스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지도에서처럼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에서 시작해 발트해 해저를 지나 독일로 연결되고요.

독일 한 나라만 놓고 보면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절반 정도를 여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노르트스트림 뿐 아니라 폴란드 등을 지나는 가스관을 통해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천연가스가 수출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로 보면 천연가스 사용량의 40% 정도가 러시아에서 공급되는 건데, 지금같은 여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날씨가 추워져서 에너지 사용량이 늘고, 이때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쥐락펴락해버리면, 유럽 등 서방이 버티기 힘들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기를 기다린다는 말이 나오는 거군요.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이유로 유럽이 러시아를 상대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가스관을 잠궈버리고, 수출 안해! 이래버리면, 유럽 나라들이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 별로 보면 체코는 천연가스 소비량의 100%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오고 있고, 헝가리는 95%, 독일은 65%나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당장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에너지 가격이 폭등할 수밖에 없겠죠.

국제통화기금, IMF는 러시아가 만약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 체코와 헝가리 등 동유럽과 이탈리아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파올로 젠틸로니/EU 경제 집행위원 : "EU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023년에 크게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올해 전망은 2.7%에서 변함이 없습니다. (러시아가) EU에 가스 공급을 더 줄인다면, 가격이 올라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힘을 키울 것입니다."]

그러면서 유럽 내에서 가스를 나눠쓰지 않으면 경제적 충격이 더 커질거라며, 시장을 통합하며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러시아가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유럽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텐데요?

[기자]

네, 가장 쉽고 즉각적인 방법은 가스 소비를 줄이는 거겠죠.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회원국들에 내년 봄까지 가스 사용을 15% 줄일 수 있는 계획을 자발적으로 세우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가스가 심각하게 부족해지면 의무적으로 가스 사용을 줄이게 하는 규정을 만드는 데 착수했습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EU 집행위원장 :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이 완전히 불가능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러시아는 계산적으로 가스 공급을 줄여서 유럽에 압력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또, 유럽 정상들은 러시아 이외의 에너지 공급처를 찾기 위해 뛰고 있는데요.

EU는 동유럽 아제르바이잔의 천연가스 공급량을 2027년까지 지금의 두 배인 연간 200억㎥로 늘리는 데 합의했습니다.

프랑스는 최근 중동 아랍에미리트와 에너지 협력을 맺었고,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아프리카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알제리를 찾아 천연가스 추가 확보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앵커]

에너지를 덜 쓰고 추가로 확보하면 어느 정도 버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전쟁이 끝나야 해결되는 문제 아닐까요?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거의 장악한 데다 가스관까지 틀어쥐고 있는 푸틴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연가스를 전략 무기로 쓰는 건 푸틴 역시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아예 끊으면, 관련 수출을 중국에만 의존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천연가스를 유럽에 팔지 않는 게 무기일 수는 있어도 결국, 그만큼 돈을 못 버는 셈이니까 러시아 입장에서도 마냥 지속하기는 어려운 정책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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