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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교내 편의점 일하고 근로장학생?…나랏돈으로 아르바이트비 지급
입력 2022.08.02 (08:00) 수정 2022.08.03 (09:56) 취재후·사건후

편의점 근로장학생 모집, 주차관리실 근로장학생 모집…뭔가 어색하지 않습니까?

편의점에서 일하는 장학생? 주차 관리하는 장학생? 하지만 여느 대학 홈페이지에서도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떳떳한' 모집 공고문입니다.

■ 2009년부터 시행 중인 '국가'근로장학생 제도

근로장학생이란 대학생들에게 학업이나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급여를 장학금으로 주는 제도입니다.

예전에는 대학 자체 재원으로 진행했지만, 2009년부터 한국장학재단이 정부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그때부터 '국가'근로장학생이 됐습니다.

올해만 대학생 6만여 명에게 예산 3,000억 원가량이 투입됩니다.


■ 금지업무 시키고 나랏돈으로 급여 해결

국가근로장학생의 근무지는 다양합니다. 학교 도서관이나 행정실에서 행정 보조 업무를 할 수도 있고, 학교 밖 기관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선호합니다. 근무지가 학교와 멀지 않습니다. 시급도 최저임금을 웃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같은 조건이라면 외부 아르바이트보다 낫습니다.

단, 국가장학생은 일하지 말라고 금지한 곳이 있습니다. 금지 업무와 금지 기관을 명확히 정해뒀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의 국가근로장학생 근무지침은 주차시설 관리,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을 금지 기관으로 명시했습니다. 영업, 판매, 단순 노동 등은 금지 업무입니다. 원래는 지양 업무로만 해놨다가 논란이 계속되자 6월부터 금지 업무로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위 공고들에서도 보듯이 '금지'라는 수식어가 무색합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혹은 단순 노동을 하면서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각 대학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를 국가 예산으로 대신하고 있는 겁니다.

[연관 기사] ‘의미 없는’ 근로장학…“기업·기관 연계 늘려주세요”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04579

■ 행정보조로 둔갑...장학재단 감시 못 해

이를 관리하는 한국장학재단, 금지 업무와 금지 기관을 제대로 걸러내고 있을까요? 지난 13년 동안 적발 사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근로장학생을 어떤 업무에 배치했는지 학교에서 보고하는데, 보통 '생활협동조합 업무 보조'나 '행정 보조'로 신고합니다. 편의점 근무도 주차 관리도 서류에는 '행정 보조'였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은 일일이 확인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나랏돈을 투입하는데, 그 쓰임새는 '나 몰라라' 했던 겁니다.

■ 한국장학재단 "불시점검 강화"

문제가 되자, 한국장학재단은 근로 기관에 대해 현장점검을 시행하고, 불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교내 근로지에서 학생들에게 근로 기회를 준다는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선호한다는 것과 국가근로장학금으로 아르바이트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편의점 일자리가 국가 장학 사업이 되는 촌극은 이제는 멈출 때입니다.

[연관 기사] 주차·카페·편의점 일 시키고 ‘행정 보조’ 신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17498
  • [취재후] 교내 편의점 일하고 근로장학생?…나랏돈으로 아르바이트비 지급
    • 입력 2022-08-02 08:00:19
    • 수정2022-08-03 09:56:42
    취재후·사건후

편의점 근로장학생 모집, 주차관리실 근로장학생 모집…뭔가 어색하지 않습니까?

편의점에서 일하는 장학생? 주차 관리하는 장학생? 하지만 여느 대학 홈페이지에서도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떳떳한' 모집 공고문입니다.

■ 2009년부터 시행 중인 '국가'근로장학생 제도

근로장학생이란 대학생들에게 학업이나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급여를 장학금으로 주는 제도입니다.

예전에는 대학 자체 재원으로 진행했지만, 2009년부터 한국장학재단이 정부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그때부터 '국가'근로장학생이 됐습니다.

올해만 대학생 6만여 명에게 예산 3,000억 원가량이 투입됩니다.


■ 금지업무 시키고 나랏돈으로 급여 해결

국가근로장학생의 근무지는 다양합니다. 학교 도서관이나 행정실에서 행정 보조 업무를 할 수도 있고, 학교 밖 기관에서 일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선호합니다. 근무지가 학교와 멀지 않습니다. 시급도 최저임금을 웃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같은 조건이라면 외부 아르바이트보다 낫습니다.

단, 국가장학생은 일하지 말라고 금지한 곳이 있습니다. 금지 업무와 금지 기관을 명확히 정해뒀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의 국가근로장학생 근무지침은 주차시설 관리,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을 금지 기관으로 명시했습니다. 영업, 판매, 단순 노동 등은 금지 업무입니다. 원래는 지양 업무로만 해놨다가 논란이 계속되자 6월부터 금지 업무로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위 공고들에서도 보듯이 '금지'라는 수식어가 무색합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혹은 단순 노동을 하면서 국가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당연히 각 대학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를 국가 예산으로 대신하고 있는 겁니다.

[연관 기사] ‘의미 없는’ 근로장학…“기업·기관 연계 늘려주세요”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04579

■ 행정보조로 둔갑...장학재단 감시 못 해

이를 관리하는 한국장학재단, 금지 업무와 금지 기관을 제대로 걸러내고 있을까요? 지난 13년 동안 적발 사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근로장학생을 어떤 업무에 배치했는지 학교에서 보고하는데, 보통 '생활협동조합 업무 보조'나 '행정 보조'로 신고합니다. 편의점 근무도 주차 관리도 서류에는 '행정 보조'였습니다.

한국장학재단은 일일이 확인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나랏돈을 투입하는데, 그 쓰임새는 '나 몰라라' 했던 겁니다.

■ 한국장학재단 "불시점검 강화"

문제가 되자, 한국장학재단은 근로 기관에 대해 현장점검을 시행하고, 불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교내 근로지에서 학생들에게 근로 기회를 준다는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선호한다는 것과 국가근로장학금으로 아르바이트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편의점 일자리가 국가 장학 사업이 되는 촌극은 이제는 멈출 때입니다.

[연관 기사] 주차·카페·편의점 일 시키고 ‘행정 보조’ 신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17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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