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만든 일본이 한국의 형님뻘”…日 전 국회부의장 망언 파장

입력 2022.08.05 (19:14) 수정 2022.08.05 (22: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한일 관계는 대등하지 않고, 한국을 식민지로 삼은 일본이 한국의 형님뻘이다…'.

일본 중의원 부의장까지 지낸 집권 자민당의 중진 의원이 이런 망언을 내뱉었는데요.

한일 관계를 잘 풀어보겠다며 일본을 방문한 한일의원연맹은 현지에서 대단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3선 의원으로, 일본 중의원 부의장까지 지낸 81살의 원로 정치인, 에토 세이시로 의원입니다.

일.한 의원연맹 소속인 그가 어제 자민당 회의에서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한국은 어떤 의미에선 형제국인데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들이 무슨 의미냐고 재차 묻자 그는 과거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일본이 한국의 형님과 같은 존재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대등하지 않냐는 질문엔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대등하지 않은 것처럼, "한일 관계도 대등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일본이 항상 지도적인 위치에 서야 한다"는 지론도 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습니다.

한.일 의원 간 교류 재개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한.일 의원연맹은 에토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윤호중/한.일 의원연맹 간사장 : "(어제 한일간 의원 만남에서) 김대중-오부치 정신에 따라서 역사 인식의 후퇴가 있어선 안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베 총리와 가까운) 원로 의원께서 그런 인식을 보여준데 대해선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이양수/국민의힘 의원 : "한.일 양국이 선린 우호 관계를 계속 증진시키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정치인들이 보다 사려 깊은 생각과 태도와 언행이 필요합니다."]

일본 제1야당의 한 의원 역시 "놀랍고 무례한 망언"이라면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안보환경을 파괴한다"고 밝히는 등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한 실언인지, 의도된 발언인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2년 반 만에 재개된 한.일 간 의회 교류는 이 망언 하나로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는 평갑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식민지 만든 일본이 한국의 형님뻘”…日 전 국회부의장 망언 파장
    • 입력 2022-08-05 19:14:05
    • 수정2022-08-05 22:15:21
    뉴스 7
[앵커]

'한일 관계는 대등하지 않고, 한국을 식민지로 삼은 일본이 한국의 형님뻘이다…'.

일본 중의원 부의장까지 지낸 집권 자민당의 중진 의원이 이런 망언을 내뱉었는데요.

한일 관계를 잘 풀어보겠다며 일본을 방문한 한일의원연맹은 현지에서 대단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3선 의원으로, 일본 중의원 부의장까지 지낸 81살의 원로 정치인, 에토 세이시로 의원입니다.

일.한 의원연맹 소속인 그가 어제 자민당 회의에서 한.일 관계를 언급하며 "한국은 어떤 의미에선 형제국인데 확실히 말하면 일본이 형님뻘"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들이 무슨 의미냐고 재차 묻자 그는 과거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일본이 한국의 형님과 같은 존재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대등하지 않냐는 질문엔 미국과 일본의 관계가 대등하지 않은 것처럼, "한일 관계도 대등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술 더 떠 "일본이 항상 지도적인 위치에 서야 한다"는 지론도 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습니다.

한.일 의원 간 교류 재개를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한.일 의원연맹은 에토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윤호중/한.일 의원연맹 간사장 : "(어제 한일간 의원 만남에서) 김대중-오부치 정신에 따라서 역사 인식의 후퇴가 있어선 안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베 총리와 가까운) 원로 의원께서 그런 인식을 보여준데 대해선 대단히 유감스럽습니다."]

[이양수/국민의힘 의원 : "한.일 양국이 선린 우호 관계를 계속 증진시키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정치인들이 보다 사려 깊은 생각과 태도와 언행이 필요합니다."]

일본 제1야당의 한 의원 역시 "놀랍고 무례한 망언"이라면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안보환경을 파괴한다"고 밝히는 등 일본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단순한 실언인지, 의도된 발언인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2년 반 만에 재개된 한.일 간 의회 교류는 이 망언 하나로 그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는 평갑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