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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뉴스K] 출제자 몰래 기출문제 거래…저작권은?
입력 2022.08.08 (19:35) 수정 2022.08.08 (20:15) 뉴스7(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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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중간·기말고사에서 출제된 문제들은 그 다음 시험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 학생들 입장에선 고급 정보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기출 문제를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돈 받고 판매하는 사이트들이 있는데요.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요?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고등학생들은 수많은 시험과 평가를 치러야 합니다.

모의고사를 비롯해 내신성적을 결정하는 수행평가, 또 중간·기말고사까지 있습니다.

순간의 실수가 등급을 좌우하고요.

또 이 등급이 대입을 결정할 수 있다 보니 학생들은 시험 때면 초긴장입니다.

그런데 마땅히 겪어야 할 노력들을 생략하고 손쉽게 좋은 결과만 찾다보니 이런 일도 있습니다.

이곳은 광주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지난달 치러진 기말고사에서 2학년 학생 두 명이 시험지와 답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돼 학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선생님 컴퓨터를 해킹했다는데요.

악성코드를 심어 기말고사 9과목을 유출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중간고사 때도 7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물론 이런 범죄는 극단적인 사례지만요.

정보력 있는 학생들은 이른바 족보라고 불리는 기출 문제를 알음알음 수소문해 얻곤 합니다.

예전엔 학교 선배를 통해서나 입수했던 기출 문제, 인터넷의 발달로 공공연히 정보가 공유되면서 누가 족보를 가지고 있는지 더는 살피지 않아도 되는데요.

심지어 온라인에서 돈을 주고 기출 문제를 살 수 있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출 문제들, 판매해도 괜찮은 걸까요?

7년 차 교사 김수용 씨는 중·고등학교에서 윤리 과목을 가르쳐 왔습니다.

매 학기마다 중간·기말 시험을 출제했는데, 자신이 만든 문제들이 인터넷에서 유료로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기출 문제를 판매한다는 사이트에 학교 이름을 넣어 봤더니, 김 씨가 출제했던 문제가 그대로 검색돼 나왔습니다.

[김수용/고등학교 교사 : "3~4주 고민하면서 문제를 수정하고, 다시 만들고 이렇게 하면서 출제한 건데…. 좀 화가 나기도 하고."]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출제된 거의 모든 과목 시험 문제들이 이렇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내려받기' 가격은 과목 당 최고 1,600원입니다.

[김민서/고등학교 1학년 : "주변의 친구들이 많이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아무래도 기출 유형을 많이 알면 시험 대비할 때 유리하니까…."]

상당수 학교에선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문제지를 소지할 수 있습니다.

업체들은 이걸 여러 경로로 입수한 뒤 자신들의 '판매용' 기출문제로 재구성하는 겁니다.

하지만 학교 시험도 법적으로는 엄연한 '저작물'입니다.

한 판례를 보면, 2006년 일부 교사와 기출문제를 판매한 업체 사이에 저작권 민사 소송이 벌어졌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업체의 패소가 확정됐는데요.

업체는 해당 교사에게 저작권에 대한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기명 출제는 교사가, 무기명 출제는 교육청이나 학교재단에서 저작권을 갖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영리 행위에 이용하려면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정보를 사교육 시장에 유통시켜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는 내신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도 있는데요.

[김수용/고등학교 교사 : "누군가는 그렇게 정보를 알고 돈이 있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누군가는 정보를 모르면 그걸 활용하지도 못하고..."]

경찰은 최근 시민단체 고발을 받아 판매 사이트 한 곳을 수사 중입니다.

해당 업체 측은 취재진 문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가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 [친절한 뉴스K] 출제자 몰래 기출문제 거래…저작권은?
    • 입력 2022-08-08 19:35:32
    • 수정2022-08-08 20:15:42
    뉴스7(청주)
[앵커]

학교 중간·기말고사에서 출제된 문제들은 그 다음 시험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 학생들 입장에선 고급 정보가 됩니다.

그런데 이런 기출 문제를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 돈 받고 판매하는 사이트들이 있는데요.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요?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고등학생들은 수많은 시험과 평가를 치러야 합니다.

모의고사를 비롯해 내신성적을 결정하는 수행평가, 또 중간·기말고사까지 있습니다.

순간의 실수가 등급을 좌우하고요.

또 이 등급이 대입을 결정할 수 있다 보니 학생들은 시험 때면 초긴장입니다.

그런데 마땅히 겪어야 할 노력들을 생략하고 손쉽게 좋은 결과만 찾다보니 이런 일도 있습니다.

이곳은 광주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지난달 치러진 기말고사에서 2학년 학생 두 명이 시험지와 답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돼 학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선생님 컴퓨터를 해킹했다는데요.

악성코드를 심어 기말고사 9과목을 유출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중간고사 때도 7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물론 이런 범죄는 극단적인 사례지만요.

정보력 있는 학생들은 이른바 족보라고 불리는 기출 문제를 알음알음 수소문해 얻곤 합니다.

예전엔 학교 선배를 통해서나 입수했던 기출 문제, 인터넷의 발달로 공공연히 정보가 공유되면서 누가 족보를 가지고 있는지 더는 살피지 않아도 되는데요.

심지어 온라인에서 돈을 주고 기출 문제를 살 수 있는 업체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출 문제들, 판매해도 괜찮은 걸까요?

7년 차 교사 김수용 씨는 중·고등학교에서 윤리 과목을 가르쳐 왔습니다.

매 학기마다 중간·기말 시험을 출제했는데, 자신이 만든 문제들이 인터넷에서 유료로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기출 문제를 판매한다는 사이트에 학교 이름을 넣어 봤더니, 김 씨가 출제했던 문제가 그대로 검색돼 나왔습니다.

[김수용/고등학교 교사 : "3~4주 고민하면서 문제를 수정하고, 다시 만들고 이렇게 하면서 출제한 건데…. 좀 화가 나기도 하고."]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출제된 거의 모든 과목 시험 문제들이 이렇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내려받기' 가격은 과목 당 최고 1,600원입니다.

[김민서/고등학교 1학년 : "주변의 친구들이 많이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아무래도 기출 유형을 많이 알면 시험 대비할 때 유리하니까…."]

상당수 학교에선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문제지를 소지할 수 있습니다.

업체들은 이걸 여러 경로로 입수한 뒤 자신들의 '판매용' 기출문제로 재구성하는 겁니다.

하지만 학교 시험도 법적으로는 엄연한 '저작물'입니다.

한 판례를 보면, 2006년 일부 교사와 기출문제를 판매한 업체 사이에 저작권 민사 소송이 벌어졌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업체의 패소가 확정됐는데요.

업체는 해당 교사에게 저작권에 대한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기명 출제는 교사가, 무기명 출제는 교육청이나 학교재단에서 저작권을 갖는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를 영리 행위에 이용하려면 저작권자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공교육 정보를 사교육 시장에 유통시켜 돈으로 사고 파는 행위는 내신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도 있는데요.

[김수용/고등학교 교사 : "누군가는 그렇게 정보를 알고 돈이 있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누군가는 정보를 모르면 그걸 활용하지도 못하고..."]

경찰은 최근 시민단체 고발을 받아 판매 사이트 한 곳을 수사 중입니다.

해당 업체 측은 취재진 문의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논의가 앞으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김인수/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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