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기생충”…中, 한국 폭우 피해에 유례없는 관심

입력 2022.08.11 (17:40) 수정 2022.08.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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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1일) 오전부터 중국 유명 포털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 순위에 한국 뉴스가 상위권에 등장했습니다. 오전 10시 기준, 순위는 4위였습니다.

화제의 검색어는 사드나 한·중 외교장관회담 등이 아닌 한국의 '폭우' 관련 뉴스였는데요. 오후 3시 기준, 9위로 순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중국인들이 얼마나 '이 뉴스'에 관심이 많은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검색어는 다름 아닌 "한국 폭우로 서울에서 현실판 '기생충' 연출 (韩国暴雨 首尔上演现实版'寄生虫')"이었는데요. 검색어를 누르면 관련 기사와 영상이 쏟아졌습니다.

기사 대부분은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각 9일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서울 신림동에서 반지하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실을 전하면서 이들이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 나온 아파트 '반지하'(banjiha)에 살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매체 펑파이의 경우 로이터통신 기사를 대부분 인용하면서 시민 3명이 숨진 반지하 주택 현장 사진 등도 실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폭우로 인한 불편에 대해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사과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허난성 방송국 산하 매체인 따샹신원(大象新闻)은 기사 제목을 <영화 '기생충' 실재! 홍수로 한국 사회 분열 문제 폭로>라고 달고 이번 폭우로 드러난 한국 사회 불평등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이 신문 역시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했는데요. 특히 신림동을 담당하는 관계자가 한 말이라며 신림 지역은 작은 아파트와 주택이 집중돼 있고 좁은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복구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는 반면 "강남에는 넓은 대로가 있어 복구가 더 빠르다"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 올라온 ‘한국 폭우’ 관련 영상들 (출처: 바이두, 11일 오전 10시)중국 포털 바이두에 올라온 ‘한국 폭우’ 관련 영상들 (출처: 바이두, 11일 오전 10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기사와 영상의 제목입니다. 대부분이 영화 '기생충'을 제목에 넣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은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작품상 등을 수상한 화제작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개봉한 적이 없습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과 빈부 격차 같은 민감한 소재 등 때문입니다.
중국 매체 쟈오디엔싀핀(椒点视频)이 만든 동영상 뉴스에 등장한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중국 매체 쟈오디엔싀핀(椒点视频)이 만든 동영상 뉴스에 등장한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그런데도 중국의 거의 모든 기사와 영상이 영화 '기생충'을 제목에 언급했습니다. 일부 동영상 뉴스는 아예 영화 장면을 포함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보지 않고서는 왜 이번 폭우가 한국 사회 불평등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요. 그런데도 제목에 '기생충'을 넣었다는 것은 어쩌면 많은 중국인이 이미 영화 '기생충'을 봤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대부분 "왜 이렇게 큰비가 왔을까!", "정말 무섭다"라며 폭우 피해를 안타까워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본 듯 "진짜 현실판 <기생충>이 됐네"라고 댓글을 단 한 네티즌에는 오후 4시 기준, 공감 표시가 400여 개 넘게 달리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의 한국 비 피해에 대한 관심은 기록적인 폭우로 벌어진 재난 상황에다 영화 '기생충'에 대한 호기심 등이 더해지면서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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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판 기생충”…中, 한국 폭우 피해에 유례없는 관심
    • 입력 2022-08-11 17:40:10
    • 수정2022-08-11 17:41:38
    세계는 지금

오늘(11일) 오전부터 중국 유명 포털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 순위에 한국 뉴스가 상위권에 등장했습니다. 오전 10시 기준, 순위는 4위였습니다.

화제의 검색어는 사드나 한·중 외교장관회담 등이 아닌 한국의 '폭우' 관련 뉴스였는데요. 오후 3시 기준, 9위로 순위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중국인들이 얼마나 '이 뉴스'에 관심이 많은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검색어는 다름 아닌 "한국 폭우로 서울에서 현실판 '기생충' 연출 (韩国暴雨 首尔上演现实版'寄生虫')"이었는데요. 검색어를 누르면 관련 기사와 영상이 쏟아졌습니다.

기사 대부분은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각 9일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서울 신림동에서 반지하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실을 전하면서 이들이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에 나온 아파트 '반지하'(banjiha)에 살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매체 펑파이의 경우 로이터통신 기사를 대부분 인용하면서 시민 3명이 숨진 반지하 주택 현장 사진 등도 실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폭우로 인한 불편에 대해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사과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허난성 방송국 산하 매체인 따샹신원(大象新闻)은 기사 제목을 <영화 '기생충' 실재! 홍수로 한국 사회 분열 문제 폭로>라고 달고 이번 폭우로 드러난 한국 사회 불평등 문제를 조명했습니다.

이 신문 역시 로이터통신 보도를 인용했는데요. 특히 신림동을 담당하는 관계자가 한 말이라며 신림 지역은 작은 아파트와 주택이 집중돼 있고 좁은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복구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는 반면 "강남에는 넓은 대로가 있어 복구가 더 빠르다"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 올라온 ‘한국 폭우’ 관련 영상들 (출처: 바이두, 11일 오전 10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기사와 영상의 제목입니다. 대부분이 영화 '기생충'을 제목에 넣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은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작품상 등을 수상한 화제작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개봉한 적이 없습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과 빈부 격차 같은 민감한 소재 등 때문입니다.
중국 매체 쟈오디엔싀핀(椒点视频)이 만든 동영상 뉴스에 등장한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그런데도 중국의 거의 모든 기사와 영상이 영화 '기생충'을 제목에 언급했습니다. 일부 동영상 뉴스는 아예 영화 장면을 포함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보지 않고서는 왜 이번 폭우가 한국 사회 불평등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요. 그런데도 제목에 '기생충'을 넣었다는 것은 어쩌면 많은 중국인이 이미 영화 '기생충'을 봤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대부분 "왜 이렇게 큰비가 왔을까!", "정말 무섭다"라며 폭우 피해를 안타까워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을 본 듯 "진짜 현실판 <기생충>이 됐네"라고 댓글을 단 한 네티즌에는 오후 4시 기준, 공감 표시가 400여 개 넘게 달리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의 한국 비 피해에 대한 관심은 기록적인 폭우로 벌어진 재난 상황에다 영화 '기생충'에 대한 호기심 등이 더해지면서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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