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충분하다더니…취약시간대 ‘속수무책’

입력 2022.08.13 (07:25) 수정 2022.08.13 (07: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최근 확진자 증가세에도 병상 상황이 안정적이라며 병상이 부족해 대기 중인 환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고위험군 환자도 병상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70대 환자.

고위험군인 이 환자는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지만, 코로나19 전담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만 하루를 더 버텨야 했습니다.

요양병원 측에서 119에 이송을 요청했지만, 병상을 구하지 못한 겁니다.

[70대 코로나19 환자 보호자/음성변조 : "저는 (요양)병원만 믿고 있는 거고, (요양)병원도 119만 믿고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뒤죽박죽이니까. 간호사님들도, (요양)병원 관계자들도, 보호자들도 너무 어려운 거죠."]

비슷한 상황은 최근 광주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로 고열에 시달리던 확진자가 두 시간 넘게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며 병상을 찾아야 했습니다.

답답하고 어려웠던 상황은 통화 녹음에도 남아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지난 5일 통화 녹음 : "(열이 39.9도까지 올라서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를 않거든요?) 저희 격리실 없어서 다른 병원에 문의해 보셔야 할 거 같아요."]

모두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일어난 일입니다.

방역당국은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했지만, 취약시간대에는 역부족인 겁니다.

최근 재유행으로 코로나19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이 40%를 넘었고, 특히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60%를 넘겼습니다.

일부 지역은 이미 이미 70%를 웃돌기 시작했습니다.

[김우주/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 "(병상가동률이) 70%를 넘기 시작하면 현장에서는 병상 찾기가 힘들어지고, 재택 중에 악화돼서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실을 다급하게 찾으면서 불상사가 나오기 쉬운. 중환자들이 제때 치료 못 받는 그런 상황들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중증의 응급 환자들이 병상을 구하지 못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결국 위중증으로 악화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겁니다.

정부가 행정명령까지 발동하면서 단계적인 병상 확보에 나선 지 3주가 지났지만, 곳곳에서 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최석규/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서수민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병상 충분하다더니…취약시간대 ‘속수무책’
    • 입력 2022-08-13 07:25:05
    • 수정2022-08-13 07:33:07
    뉴스광장
[앵커]

정부는 최근 확진자 증가세에도 병상 상황이 안정적이라며 병상이 부족해 대기 중인 환자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작 의료 현장에서는 고위험군 환자도 병상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70대 환자.

고위험군인 이 환자는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지만, 코로나19 전담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만 하루를 더 버텨야 했습니다.

요양병원 측에서 119에 이송을 요청했지만, 병상을 구하지 못한 겁니다.

[70대 코로나19 환자 보호자/음성변조 : "저는 (요양)병원만 믿고 있는 거고, (요양)병원도 119만 믿고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뒤죽박죽이니까. 간호사님들도, (요양)병원 관계자들도, 보호자들도 너무 어려운 거죠."]

비슷한 상황은 최근 광주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코로나19로 고열에 시달리던 확진자가 두 시간 넘게 병원에 일일이 전화를 걸며 병상을 찾아야 했습니다.

답답하고 어려웠던 상황은 통화 녹음에도 남아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지난 5일 통화 녹음 : "(열이 39.9도까지 올라서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떨어지지를 않거든요?) 저희 격리실 없어서 다른 병원에 문의해 보셔야 할 거 같아요."]

모두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일어난 일입니다.

방역당국은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했지만, 취약시간대에는 역부족인 겁니다.

최근 재유행으로 코로나19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이 40%를 넘었고, 특히 준중증 병상 가동률은 60%를 넘겼습니다.

일부 지역은 이미 이미 70%를 웃돌기 시작했습니다.

[김우주/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 "(병상가동률이) 70%를 넘기 시작하면 현장에서는 병상 찾기가 힘들어지고, 재택 중에 악화돼서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실을 다급하게 찾으면서 불상사가 나오기 쉬운. 중환자들이 제때 치료 못 받는 그런 상황들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중증의 응급 환자들이 병상을 구하지 못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결국 위중증으로 악화해 매우 치명적일 수 있는 겁니다.

정부가 행정명령까지 발동하면서 단계적인 병상 확보에 나선 지 3주가 지났지만, 곳곳에서 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 최석규/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서수민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