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평일 낮에 ‘반값’ 영화 등장!…지금 극장가에선 무슨 일이

입력 2022.08.22 (18:01) 수정 2022.08.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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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겨울 여자'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이제는 전설이 된 한국 영화들이 은막을 장식했던 시절 서울 돈화문로와 충무로 일대는 영화의 거리였습니다.

단성사·피카디리·명보 대한극장 등 이름만 들어도 향수를 잔뜩 불러 일으키는 영화관이 즐비해 화제작이 개봉할 때면 혼잡이 벌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한극장 앞에 길게 늘어섰던 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70mm 필름 영화를 소화할 수 있는, 당시로서는 '초대형 와이드 스크린'을 갖춘 유일한 극장이었습니다.

알프스의 드넓은 초원에서 ‘도레미송’을 부르는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벤허’의 박진감 넘치는 전차 경주 장면을 보며 관객들은 탄성을 연발했습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1976년 7월 24일 대한극장 스크린에서 공개된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이 때가 대한극장의 전성기 시절이었습니다.

얼마 전 대한극장은 조조할인 시간대를 오후 1시로 옮겼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도 아닌데 왜 조조냐, 대한극장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영업 시간을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로 단축했습니다.

그러니 현재로선 오후 1시쯤 시작하는 각 상영관의 1회차가 조조 영화인 셈입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오후 1시에 조조할인 요금으로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7,000원, 주말에는 8,000원입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이 시간대에 영화를 보면 평일은 만4,000원, 주말엔 만5,000원이라는 거금을 내야 합니다.

대한극장은 그 반값인 셈입니다.

[이문세/조조할인 : "언제나 조조할인은 우리 차지였었죠."]

대한극장이 조조, 이른 아침의 정의를 바꾼 것은 기발한 영업술이었을까...

거의 생존하기 위한 방책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CGV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들과의 오전 할인 경쟁에서 밀리면서 어쩔 수 없이 내놓게 된 고육지책이란 겁니다.

영화 한 편을 1,000곳이 넘는 스크린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시대가 되면서 자본력이 부족한 옛날 극장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OTT의 약진으로,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TV들이 각 가정을 영화관이나 다름없이 만들어놨습니다.

인터넷에는 ‘아직도 조조가 7000원인 대한극장 사용설명서’라는 게 돌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후 20년도 더 지나 시설은 좀 낡았어도 가격 경쟁력만큼은 전국 최강, 거기에 예술영화관까지 있어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풋내 가득한..."]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10대 극장들 가운데 이제는 대한극장만이 남았습니다.

고구마 튀김을 먹으면서 줄이 언제 줄어드나 초조해하던 그 시절은 어느덧 그리운, 추억의 앨범이 돼버렸습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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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평일 낮에 ‘반값’ 영화 등장!…지금 극장가에선 무슨 일이
    • 입력 2022-08-22 18:01:17
    • 수정2022-08-22 18:18:57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겨울 여자' '별들의 고향' '영자의 전성시대'.

이제는 전설이 된 한국 영화들이 은막을 장식했던 시절 서울 돈화문로와 충무로 일대는 영화의 거리였습니다.

단성사·피카디리·명보 대한극장 등 이름만 들어도 향수를 잔뜩 불러 일으키는 영화관이 즐비해 화제작이 개봉할 때면 혼잡이 벌어지기 일쑤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한극장 앞에 길게 늘어섰던 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70mm 필름 영화를 소화할 수 있는, 당시로서는 '초대형 와이드 스크린'을 갖춘 유일한 극장이었습니다.

알프스의 드넓은 초원에서 ‘도레미송’을 부르는 영화‘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벤허’의 박진감 넘치는 전차 경주 장면을 보며 관객들은 탄성을 연발했습니다.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1976년 7월 24일 대한극장 스크린에서 공개된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이 때가 대한극장의 전성기 시절이었습니다.

얼마 전 대한극장은 조조할인 시간대를 오후 1시로 옮겼다고 합니다.

이른 아침도 아닌데 왜 조조냐, 대한극장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영업 시간을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로 단축했습니다.

그러니 현재로선 오후 1시쯤 시작하는 각 상영관의 1회차가 조조 영화인 셈입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오후 1시에 조조할인 요금으로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7,000원, 주말에는 8,000원입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이 시간대에 영화를 보면 평일은 만4,000원, 주말엔 만5,000원이라는 거금을 내야 합니다.

대한극장은 그 반값인 셈입니다.

[이문세/조조할인 : "언제나 조조할인은 우리 차지였었죠."]

대한극장이 조조, 이른 아침의 정의를 바꾼 것은 기발한 영업술이었을까...

거의 생존하기 위한 방책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CGV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들과의 오전 할인 경쟁에서 밀리면서 어쩔 수 없이 내놓게 된 고육지책이란 겁니다.

영화 한 편을 1,000곳이 넘는 스크린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시대가 되면서 자본력이 부족한 옛날 극장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OTT의 약진으로,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TV들이 각 가정을 영화관이나 다름없이 만들어놨습니다.

인터넷에는 ‘아직도 조조가 7000원인 대한극장 사용설명서’라는 게 돌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후 20년도 더 지나 시설은 좀 낡았어도 가격 경쟁력만큼은 전국 최강, 거기에 예술영화관까지 있어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풋내 가득한..."]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10대 극장들 가운데 이제는 대한극장만이 남았습니다.

고구마 튀김을 먹으면서 줄이 언제 줄어드나 초조해하던 그 시절은 어느덧 그리운, 추억의 앨범이 돼버렸습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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