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두면 돈 올라” 녹취록에 담긴 추가 의혹

입력 2022.08.24 (19:04) 수정 2022.08.24 (20: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국립 창원대학교 음악과 교수 채용 비리 속보입니다.

KBS는 지난해 말 구속된 음악과 교수와 교수 채용 지원자의 녹취록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들의 대화를 보면 음악과 교수 채용을 둘러싼 비위들이 단순히 일회적이고 한 사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확인됩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립 창원대학교 음악과 A 교수와 교수 지원자 B씨가 경남의 한 술집에서 만난 건 2018년입니다.

지원자 B씨는 이날 처음 A 교수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았고, 이 과정에서 A 교수가 앞서 2016년 지원 예정자 C씨의 채용 문제로 복잡한 일이 생겼다며, 교수로 채용되려면 그 돈을 메우고 들어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C씨의 부모는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전직 교수와 신문사 임원에게 3억 원을 건넨 인물입니다.

A 교수가 2016년 발생한 지원 예정자 C씨와 관련한 채용 비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6개월여가 지난 2019년 3월에 다시 만난 A 교수와 지원자 B씨의 대화입니다.

지원자 B씨가 교수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주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마음 먹고 누가 발설하면 위험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A 교수는 "B 선생을 도와주려다 내가 파면되면 아무 것도 못한다, 내가 위험하다"라고 말합니다.

또 "브로커를 두면 돈이 몇 배가 올라간다"라고 덧붙입니다.

이어 A 교수는 당시 음악과의 또 다른 D 교수의 이름을 거론합니다.

"D 교수는 무조건 밀어줄 것이다, 차후 문제는 D 교수와 의논을 해봐야 된다"라고 말합니다.

2시간 동안의 대화에서 D 교수의 실명은 15차례 나옵니다.

KBS 취재 결과, D 교수는 퇴임한 뒤인 2020년 10월, 2021학년 1학기 교수 채용을 앞두고 지원자 B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D 교수는 "채용 관련해서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부담을 하시겠냐, 안 하시겠냐"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지원자 B씨의 어머니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전달합니다.

D 교수는 당시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 "퇴임 뒤 지인에게 학교 소식을 알려주는 차원이었고, 검찰에서 무혐의가 입증됐다"라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인호/창원대학교 음악과 동문회장 : "전체적으로 어디서부터인지는 몰라도, 합리적으로 의심이 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제는 없어져야 되죠."]

한편, 지난해 말 뇌물 혐의로 기소된 교수 A 씨는 현재 재판 중이어서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백진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브로커 두면 돈 올라” 녹취록에 담긴 추가 의혹
    • 입력 2022-08-24 19:04:34
    • 수정2022-08-24 20:03:55
    뉴스7(창원)
[앵커]

국립 창원대학교 음악과 교수 채용 비리 속보입니다.

KBS는 지난해 말 구속된 음악과 교수와 교수 채용 지원자의 녹취록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들의 대화를 보면 음악과 교수 채용을 둘러싼 비위들이 단순히 일회적이고 한 사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확인됩니다.

김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립 창원대학교 음악과 A 교수와 교수 지원자 B씨가 경남의 한 술집에서 만난 건 2018년입니다.

지원자 B씨는 이날 처음 A 교수로부터 금품을 요구받았고, 이 과정에서 A 교수가 앞서 2016년 지원 예정자 C씨의 채용 문제로 복잡한 일이 생겼다며, 교수로 채용되려면 그 돈을 메우고 들어와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C씨의 부모는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전직 교수와 신문사 임원에게 3억 원을 건넨 인물입니다.

A 교수가 2016년 발생한 지원 예정자 C씨와 관련한 채용 비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6개월여가 지난 2019년 3월에 다시 만난 A 교수와 지원자 B씨의 대화입니다.

지원자 B씨가 교수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주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마음 먹고 누가 발설하면 위험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A 교수는 "B 선생을 도와주려다 내가 파면되면 아무 것도 못한다, 내가 위험하다"라고 말합니다.

또 "브로커를 두면 돈이 몇 배가 올라간다"라고 덧붙입니다.

이어 A 교수는 당시 음악과의 또 다른 D 교수의 이름을 거론합니다.

"D 교수는 무조건 밀어줄 것이다, 차후 문제는 D 교수와 의논을 해봐야 된다"라고 말합니다.

2시간 동안의 대화에서 D 교수의 실명은 15차례 나옵니다.

KBS 취재 결과, D 교수는 퇴임한 뒤인 2020년 10월, 2021학년 1학기 교수 채용을 앞두고 지원자 B씨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D 교수는 "채용 관련해서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부담을 하시겠냐, 안 하시겠냐"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지원자 B씨의 어머니는 사실상 거절 의사를 전달합니다.

D 교수는 당시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 "퇴임 뒤 지인에게 학교 소식을 알려주는 차원이었고, 검찰에서 무혐의가 입증됐다"라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인호/창원대학교 음악과 동문회장 : "전체적으로 어디서부터인지는 몰라도, 합리적으로 의심이 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제는 없어져야 되죠."]

한편, 지난해 말 뇌물 혐의로 기소된 교수 A 씨는 현재 재판 중이어서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그래픽:백진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