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학교 개보수’ 사업…심사위원이 출품 수시 수상

입력 2022.08.30 (21:38) 수정 2022.08.3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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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의 오래되고 낡은 학교들 고치는 사업이 지난해 시작됐습니다.

규모가 꽤 커서 18조 원이 들어갑니다.

일단 공사 전에 건축 설계안을 공모하는데 경북지역에서 심사를 맡은 업체가 잇따라 공모에 참가하고, 또 선정까지 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설립 100년 된 경북 영천의 초등학교입니다.

경북교육청은 이 학교를 노후 학교 개보수 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대상 학교로 정하고, 지난해 건축 설계안을 공모했습니다.

이후 A 건축사무소 설계안이 당선돼 3억여 원의 설계비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A 업체, 알고 보니 불과 사흘 전 경북 안동의 한 초등학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설계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A 업체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같은 공모전에서 6차례 심사위원을 맡았고, 공모에 5차례 참여해 설계 당선작과 우수작 등으로 선정됐습니다.

같은 기간 B 업체는 9차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2차례 수상했습니다.

당선작으로 선정될 경우 학교 개보수 실시 설계권을 갖게 돼 수억 원의 설계비를 지원받습니다.

다른 수상작도 많게는 수천만 원의 보상비를 받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모전 참여 건축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그게 과연 바람직한가? 이런 생각하고 (그때부터) 아예 그냥 (지원서를) 안 썼죠. 경북 쪽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실망해..."]

A 업체는 논란이 일자 지난 3월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 건축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심사위원으로 (설계안을) 제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냐니까, 그걸 가지고 (경북교육청에서) 제한하는 사항은 없었어요. 그 뒤로 더는 안 되겠다고, (공모에만) 응모한다고 하고 빠졌던 거고요."]

사업을 추진하는 경북교육청은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설계 공모 지침상에 심사위원 설계 공모 참가를 제한한다는 규정도 없고..."]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지난달 A와 B 업체를 심사위원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심사위원을 29명에서 98명으로 3배 이상 늘렸습니다.

사업 대상 학교 수가 비슷한 경기지역에는 500명에 달하는 위원이 심사하고 있습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비는 전국에 18조 5천억 원, 경북에만 1조 6천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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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 원 ‘학교 개보수’ 사업…심사위원이 출품 수시 수상
    • 입력 2022-08-30 21:38:53
    • 수정2022-08-30 21:49:03
    뉴스 9
[앵커]

전국의 오래되고 낡은 학교들 고치는 사업이 지난해 시작됐습니다.

규모가 꽤 커서 18조 원이 들어갑니다.

일단 공사 전에 건축 설계안을 공모하는데 경북지역에서 심사를 맡은 업체가 잇따라 공모에 참가하고, 또 선정까지 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설립 100년 된 경북 영천의 초등학교입니다.

경북교육청은 이 학교를 노후 학교 개보수 사업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대상 학교로 정하고, 지난해 건축 설계안을 공모했습니다.

이후 A 건축사무소 설계안이 당선돼 3억여 원의 설계비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A 업체, 알고 보니 불과 사흘 전 경북 안동의 한 초등학교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설계 공모전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A 업체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같은 공모전에서 6차례 심사위원을 맡았고, 공모에 5차례 참여해 설계 당선작과 우수작 등으로 선정됐습니다.

같은 기간 B 업체는 9차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2차례 수상했습니다.

당선작으로 선정될 경우 학교 개보수 실시 설계권을 갖게 돼 수억 원의 설계비를 지원받습니다.

다른 수상작도 많게는 수천만 원의 보상비를 받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모전 참여 건축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그게 과연 바람직한가? 이런 생각하고 (그때부터) 아예 그냥 (지원서를) 안 썼죠. 경북 쪽으로. 그 부분에 대해서 실망해..."]

A 업체는 논란이 일자 지난 3월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 건축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심사위원으로 (설계안을) 제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냐니까, 그걸 가지고 (경북교육청에서) 제한하는 사항은 없었어요. 그 뒤로 더는 안 되겠다고, (공모에만) 응모한다고 하고 빠졌던 거고요."]

사업을 추진하는 경북교육청은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설계 공모 지침상에 심사위원 설계 공모 참가를 제한한다는 규정도 없고..."]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지난달 A와 B 업체를 심사위원 명단에서 제외시키고, 심사위원을 29명에서 98명으로 3배 이상 늘렸습니다.

사업 대상 학교 수가 비슷한 경기지역에는 500명에 달하는 위원이 심사하고 있습니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비는 전국에 18조 5천억 원, 경북에만 1조 6천억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안혜리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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