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절반이 공무원 출신…“퇴직자 일자리용?”

입력 2022.08.31 (19:04) 수정 2022.08.3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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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의 출자출연기관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연속기획보도, 세번째 순섭니다.

KBS는 이들 기관의 기관장으로 누가 가는지 살펴봤는데요.

그 결과, 기관장의 절반이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4년 설립된 강원연구원입니다.

지금까지 원장 8명이 거쳐 나갔습니다.

이 가운데 5명이 공무원 출신이었습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역대 원장 4명 모두 전직 강원도청 국·과장입니다.

연구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 연구원의 수장을 맡는 겁니다.

이런 사례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의료원과 파견직을 제외한 강원도의 주요 출자출연기관 18곳의 기관장 이력을 살펴봤습니다.

역대 기관장 78명 가운데 40명이 퇴직 공무원이었습니다.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기관장이라는 자리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보단 조직 관리 능력이 더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강원도 공무원/음성변조 : "전문가라고 해놨는데, 업무 추진력이나 이런 것들이 잘 안되고 하니까, 그래도 공무원 했던 사람들이 조직 장악력이라든지 업부 추진력, 네트워크, 이런 게 형성돼 있다 보니까."]

하지만, 밖의 시각은 다릅니다.

강원도가 공무원 조직의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출자출연기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퇴직을 앞둔 공직자의 입장에서도 노후 일자리가 보장되는데다, 기관장 자리에 앉아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출자출연기관 직원 : "퇴직을 앞두고 더 이상 내가 승진도 어렵고, 현직에 있을 때 내가 옮기는 게 더 유리하다 이렇게 해가지고 공모 형태로 해서 가는 경우가 있지요."]

이 때문에, 공무원 출신 기관장들의 경우, 후배 공무원을 위해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례도 발견됩니다.

[전직 출자출연기관장/퇴직 공무원 출신 : "임기가 남았는데, 강원도의 인사 시즌하고 맞물려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 대부분 공무원들은 그렇게 나왔죠."]

퇴직 공무원들이 장으로 앉은 대부분의 출자출연기관들이 만성 적자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비판적인 시각을 부추깁니다.

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의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 원 안팎입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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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장 절반이 공무원 출신…“퇴직자 일자리용?”
    • 입력 2022-08-31 19:04:28
    • 수정2022-08-31 19:52:45
    뉴스7(춘천)
[앵커]

강원도의 출자출연기관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연속기획보도, 세번째 순섭니다.

KBS는 이들 기관의 기관장으로 누가 가는지 살펴봤는데요.

그 결과, 기관장의 절반이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994년 설립된 강원연구원입니다.

지금까지 원장 8명이 거쳐 나갔습니다.

이 가운데 5명이 공무원 출신이었습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역대 원장 4명 모두 전직 강원도청 국·과장입니다.

연구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 연구원의 수장을 맡는 겁니다.

이런 사례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의료원과 파견직을 제외한 강원도의 주요 출자출연기관 18곳의 기관장 이력을 살펴봤습니다.

역대 기관장 78명 가운데 40명이 퇴직 공무원이었습니다.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기관장이라는 자리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보단 조직 관리 능력이 더 필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강원도 공무원/음성변조 : "전문가라고 해놨는데, 업무 추진력이나 이런 것들이 잘 안되고 하니까, 그래도 공무원 했던 사람들이 조직 장악력이라든지 업부 추진력, 네트워크, 이런 게 형성돼 있다 보니까."]

하지만, 밖의 시각은 다릅니다.

강원도가 공무원 조직의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출자출연기관을 이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퇴직을 앞둔 공직자의 입장에서도 노후 일자리가 보장되는데다, 기관장 자리에 앉아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출자출연기관 직원 : "퇴직을 앞두고 더 이상 내가 승진도 어렵고, 현직에 있을 때 내가 옮기는 게 더 유리하다 이렇게 해가지고 공모 형태로 해서 가는 경우가 있지요."]

이 때문에, 공무원 출신 기관장들의 경우, 후배 공무원을 위해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례도 발견됩니다.

[전직 출자출연기관장/퇴직 공무원 출신 : "임기가 남았는데, 강원도의 인사 시즌하고 맞물려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 대부분 공무원들은 그렇게 나왔죠."]

퇴직 공무원들이 장으로 앉은 대부분의 출자출연기관들이 만성 적자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비판적인 시각을 부추깁니다.

강원도 출자출연기관의 기관장 평균 연봉은 1억 원 안팎입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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