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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눈Noon] 성착취 추적 취재팀에게 듣는다, “‘엘’ 그는…”
입력 2022.09.02 (12:40) 수정 2022.09.02 (13:10) 뉴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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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디지털 성착취 사건'을 연속보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유포한 주범 '엘'을 추적했는데요.

이 사건을 취재한 사회부 김혜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건, 어떻게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건가요?

[기자]

약 석달쯤 전이죠.

지난 6월 초에 저희 KBS에 제보가 왔습니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미성년자들의 성착취물로 추정되는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사람이 한 사람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보를 바탕으로 저희 KBS 사회부가 취재를 해 보니, 실제로 텔레그램 내에서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하는 한 인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이 사람을 '엘'이라고 임의로 이름을 붙였는데요.

더 추적을 하다가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한 얼룩소 원은지 에디터에게도 비슷한 내용의 제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취재 내용을 공유하며 두 사건의 연관성을 따져봤더니, 가해자가 한 인물로 추정되는 여러 정황들이 파악됐습니다.

그러니까 '엘'이라는 인물이 여러 피해자들에게 성착취를 한 것으로 추정이 돼 합동 취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3년 전이죠.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 성착쥐 범죄가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n번방'과 비교해 보면 '엘'은 수법이 달랐나요?

[기자]

네, 저희가 '엘'이 남긴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니 '엘'이 활동을 한 시점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엘'은 2020년부터 텔레그램 내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n번방 사건의 주범이 경찰에 체포되던 즈음입니다.

워낙 사회적 파장이 컸던 그 사건의 영향인지,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엘의 수법은 보다 더 은밀해졌습니다.

먼저 주기적으로 텔레그램 아이디를 바꾸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또 어느 한 대화방에서 고정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방을 나갔다, 없애고 새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감시를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상위방'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건데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하위방'이 있고요.

여기서 일정 수준 대화를 하거나 영상을 공유하면, 그러니까 '서로 믿을만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그 위 '상위방'을 만들어 성착취물을 공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n번방과 달리 아직까지는 성착취물을 판매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생각지도 못한, 아주 사소한 개인정보가 범죄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엘'은 피해자들이 과거 SNS에 올렸던, 사적인 사진 한 장이나 사소한 개인 정보를 가지고, 피해자들을 협박했습니다.

본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이걸 피해자들의 지인에게 유포하겠다는 거였는데요.

약점이 잡힌 피해자들은 엘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또 다시 협박의 빌미로 쓰였습니다.

[앵커]

사실 인터넷상에서는 지금도 어디선가 고통받는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기자]

협박을 받았다면, 숨기지 않고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가 만난 피해자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요.

당한 사람이 죄책감을 느낄 일이 아니니,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신고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피해자도 경찰에 신고를 했을 것 같은데,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저희가 만난 피해자도 피해 당시, 그러니까 올해 1월에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증거자료를 직접 모아 신고를 하고, 신고 한달쯤 뒤 일선 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 수사 상황과 관련한 연락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KBS 보도가 나간 뒤 경찰이 연락을 했다고 하는데요.

사건이 서울경찰청으로 인계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신고를 하고 8개월만의 일이었습니다.

보도 이후 경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우선 '엘'이 주도한 성착취 범죄 수사를 위해 수사팀을 기존 1개에서 6개 팀. 35명으로 확대하는 전담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법무부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이 순간에도 성착취 범죄에 노출되고도 제대로 이를 알리지 못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피해자도 있을 텐데요.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범죄 활동을 목격한 경우 즉각 신고 또는 제보하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는 겁니다.

피해자 역시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이 사건의 주범이 잡힐 때까지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김혜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한미희
  • [기자 눈Noon] 성착취 추적 취재팀에게 듣는다, “‘엘’ 그는…”
    • 입력 2022-09-02 12:40:38
    • 수정2022-09-02 13:10:14
    뉴스 12
[앵커]

KBS는 '디지털 성착취 사건'을 연속보도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유포한 주범 '엘'을 추적했는데요.

이 사건을 취재한 사회부 김혜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건, 어떻게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건가요?

[기자]

약 석달쯤 전이죠.

지난 6월 초에 저희 KBS에 제보가 왔습니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미성년자들의 성착취물로 추정되는 영상이 유포되고 있다.',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사람이 한 사람인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보를 바탕으로 저희 KBS 사회부가 취재를 해 보니, 실제로 텔레그램 내에서 성착취물을 제작, 유포하는 한 인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이 사람을 '엘'이라고 임의로 이름을 붙였는데요.

더 추적을 하다가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한 얼룩소 원은지 에디터에게도 비슷한 내용의 제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취재 내용을 공유하며 두 사건의 연관성을 따져봤더니, 가해자가 한 인물로 추정되는 여러 정황들이 파악됐습니다.

그러니까 '엘'이라는 인물이 여러 피해자들에게 성착취를 한 것으로 추정이 돼 합동 취재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3년 전이죠.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 성착쥐 범죄가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n번방'과 비교해 보면 '엘'은 수법이 달랐나요?

[기자]

네, 저희가 '엘'이 남긴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니 '엘'이 활동을 한 시점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요.

'엘'은 2020년부터 텔레그램 내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n번방 사건의 주범이 경찰에 체포되던 즈음입니다.

워낙 사회적 파장이 컸던 그 사건의 영향인지, 수사 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엘의 수법은 보다 더 은밀해졌습니다.

먼저 주기적으로 텔레그램 아이디를 바꾸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또 어느 한 대화방에서 고정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방을 나갔다, 없애고 새로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감시를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상위방'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건데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하위방'이 있고요.

여기서 일정 수준 대화를 하거나 영상을 공유하면, 그러니까 '서로 믿을만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그 위 '상위방'을 만들어 성착취물을 공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n번방과 달리 아직까지는 성착취물을 판매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생각지도 못한, 아주 사소한 개인정보가 범죄로 연결되기도 했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엘'은 피해자들이 과거 SNS에 올렸던, 사적인 사진 한 장이나 사소한 개인 정보를 가지고, 피해자들을 협박했습니다.

본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이걸 피해자들의 지인에게 유포하겠다는 거였는데요.

약점이 잡힌 피해자들은 엘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또 다시 협박의 빌미로 쓰였습니다.

[앵커]

사실 인터넷상에서는 지금도 어디선가 고통받는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기자]

협박을 받았다면, 숨기지 않고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가 만난 피해자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요.

당한 사람이 죄책감을 느낄 일이 아니니,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신고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피해자도 경찰에 신고를 했을 것 같은데,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저희가 만난 피해자도 피해 당시, 그러니까 올해 1월에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증거자료를 직접 모아 신고를 하고, 신고 한달쯤 뒤 일선 경찰서에서 피해자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뒤 수사 상황과 관련한 연락은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KBS 보도가 나간 뒤 경찰이 연락을 했다고 하는데요.

사건이 서울경찰청으로 인계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신고를 하고 8개월만의 일이었습니다.

보도 이후 경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우선 '엘'이 주도한 성착취 범죄 수사를 위해 수사팀을 기존 1개에서 6개 팀. 35명으로 확대하는 전담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법무부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이 순간에도 성착취 범죄에 노출되고도 제대로 이를 알리지 못하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피해자도 있을 텐데요.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범죄 활동을 목격한 경우 즉각 신고 또는 제보하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는 겁니다.

피해자 역시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이 사건의 주범이 잡힐 때까지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김혜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한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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