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비행장 소음 수십 년 참았는데…쪼개기 매입에 주민 분통
입력 2022.09.13 (21:43)
수정 2022.09.1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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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령의 주민들이 수십 년간 전투기 소음과 전쟁을 치르듯 살고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있는 서산의 한 마을 이야기인데요.
소음도 모자라 비행장 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가 필요한 만큼씩만 마을을 쪼개기 매입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어 논란입니다.
현장 K, 한 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인근의 한 마을입니다.
고요했던 마을에 갑자기 전투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갑니다.
1분도 안 돼 또 다른 전투기가 꼬리를 물고 뒤따라갑니다.
[장미순/주민 : "훈련할 때는 아침부터 저녁, 밤중까지 창문이 다 흔들려요. 말도 못하게 참았죠. 그 고통이…. 잠도 못 자고 시끄럽고 옆이랑 대화도 못 하고."]
야간훈련이라도 있는 날에는 밤낮없이 전투기가 뜨고 내립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소음과 진동, 건물 곳곳엔 금이 가 있습니다.
[이도은/주민 : "비행기가 지붕 위로 날아가니까 계속 창이 흔들리더라고요. 흔들리면서 서서히 금이 갔단 말이에요."]
공군비행장과 비행장 내 국방과학연구소 울타리에 인접한 이 마을은 국방부가 지정한 최상위 소음대책 지역입니다.
24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소가 부지 확장을 계획하면서 6가구에만 토지 매입 공문을 보냈습니다.
주민들에게 통보된 이번 4차 매입 예정 지역은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을 기준으로 왼쪽은 포함되고 오른쪽은 미포함됐습니다.
1996년 비행장이 들어선 뒤 연구소는 필요할 때마다 마을을 쪼개기 매입한 뒤 보안을 이유로 담장을 쌓고 철조망을 세웠습니다.
[유장춘/주민 : "남은 사람의 고통은…. 이건 죽은 거야. 살 수가 없어 먼지 때문에. 겨울 되면 4시 되면 햇빛이 없어요. 담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소에 편입된 면적은 기지1리 3분의 1이 넘는 29만㎡.
이번 4차 매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마을이 기역 모양으로 남아 마을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이무영/마을 이장 : "4차 공사를 한다고 하면 분진이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차로 흙을 실어다 쌓으니까 담을. 그럼 피해는 결과적으로 남은 주민들이 피해를 본단 말이에요."]
서산시도 차라리 마을 전체를 사업지구에 포함해달라고 연구소 측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예산 문제로 일부 가구만 편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고령의 주민들이 수십 년간 전투기 소음과 전쟁을 치르듯 살고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있는 서산의 한 마을 이야기인데요.
소음도 모자라 비행장 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가 필요한 만큼씩만 마을을 쪼개기 매입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어 논란입니다.
현장 K, 한 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인근의 한 마을입니다.
고요했던 마을에 갑자기 전투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갑니다.
1분도 안 돼 또 다른 전투기가 꼬리를 물고 뒤따라갑니다.
[장미순/주민 : "훈련할 때는 아침부터 저녁, 밤중까지 창문이 다 흔들려요. 말도 못하게 참았죠. 그 고통이…. 잠도 못 자고 시끄럽고 옆이랑 대화도 못 하고."]
야간훈련이라도 있는 날에는 밤낮없이 전투기가 뜨고 내립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소음과 진동, 건물 곳곳엔 금이 가 있습니다.
[이도은/주민 : "비행기가 지붕 위로 날아가니까 계속 창이 흔들리더라고요. 흔들리면서 서서히 금이 갔단 말이에요."]
공군비행장과 비행장 내 국방과학연구소 울타리에 인접한 이 마을은 국방부가 지정한 최상위 소음대책 지역입니다.
24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소가 부지 확장을 계획하면서 6가구에만 토지 매입 공문을 보냈습니다.
주민들에게 통보된 이번 4차 매입 예정 지역은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을 기준으로 왼쪽은 포함되고 오른쪽은 미포함됐습니다.
1996년 비행장이 들어선 뒤 연구소는 필요할 때마다 마을을 쪼개기 매입한 뒤 보안을 이유로 담장을 쌓고 철조망을 세웠습니다.
[유장춘/주민 : "남은 사람의 고통은…. 이건 죽은 거야. 살 수가 없어 먼지 때문에. 겨울 되면 4시 되면 햇빛이 없어요. 담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소에 편입된 면적은 기지1리 3분의 1이 넘는 29만㎡.
이번 4차 매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마을이 기역 모양으로 남아 마을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이무영/마을 이장 : "4차 공사를 한다고 하면 분진이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차로 흙을 실어다 쌓으니까 담을. 그럼 피해는 결과적으로 남은 주민들이 피해를 본단 말이에요."]
서산시도 차라리 마을 전체를 사업지구에 포함해달라고 연구소 측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예산 문제로 일부 가구만 편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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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주민들이 수십 년간 전투기 소음과 전쟁을 치르듯 살고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있는 서산의 한 마을 이야기인데요.
소음도 모자라 비행장 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가 필요한 만큼씩만 마을을 쪼개기 매입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어 논란입니다.
현장 K, 한 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인근의 한 마을입니다.
고요했던 마을에 갑자기 전투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갑니다.
1분도 안 돼 또 다른 전투기가 꼬리를 물고 뒤따라갑니다.
[장미순/주민 : "훈련할 때는 아침부터 저녁, 밤중까지 창문이 다 흔들려요. 말도 못하게 참았죠. 그 고통이…. 잠도 못 자고 시끄럽고 옆이랑 대화도 못 하고."]
야간훈련이라도 있는 날에는 밤낮없이 전투기가 뜨고 내립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소음과 진동, 건물 곳곳엔 금이 가 있습니다.
[이도은/주민 : "비행기가 지붕 위로 날아가니까 계속 창이 흔들리더라고요. 흔들리면서 서서히 금이 갔단 말이에요."]
공군비행장과 비행장 내 국방과학연구소 울타리에 인접한 이 마을은 국방부가 지정한 최상위 소음대책 지역입니다.
24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소가 부지 확장을 계획하면서 6가구에만 토지 매입 공문을 보냈습니다.
주민들에게 통보된 이번 4차 매입 예정 지역은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을 기준으로 왼쪽은 포함되고 오른쪽은 미포함됐습니다.
1996년 비행장이 들어선 뒤 연구소는 필요할 때마다 마을을 쪼개기 매입한 뒤 보안을 이유로 담장을 쌓고 철조망을 세웠습니다.
[유장춘/주민 : "남은 사람의 고통은…. 이건 죽은 거야. 살 수가 없어 먼지 때문에. 겨울 되면 4시 되면 햇빛이 없어요. 담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소에 편입된 면적은 기지1리 3분의 1이 넘는 29만㎡.
이번 4차 매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마을이 기역 모양으로 남아 마을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이무영/마을 이장 : "4차 공사를 한다고 하면 분진이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차로 흙을 실어다 쌓으니까 담을. 그럼 피해는 결과적으로 남은 주민들이 피해를 본단 말이에요."]
서산시도 차라리 마을 전체를 사업지구에 포함해달라고 연구소 측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소 측은 예산 문제로 일부 가구만 편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고령의 주민들이 수십 년간 전투기 소음과 전쟁을 치르듯 살고 있는 마을이 있습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이 있는 서산의 한 마을 이야기인데요.
소음도 모자라 비행장 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가 필요한 만큼씩만 마을을 쪼개기 매입하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어 논란입니다.
현장 K, 한 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인근의 한 마을입니다.
고요했던 마을에 갑자기 전투기 한 대가 굉음을 내며 날아갑니다.
1분도 안 돼 또 다른 전투기가 꼬리를 물고 뒤따라갑니다.
[장미순/주민 : "훈련할 때는 아침부터 저녁, 밤중까지 창문이 다 흔들려요. 말도 못하게 참았죠. 그 고통이…. 잠도 못 자고 시끄럽고 옆이랑 대화도 못 하고."]
야간훈련이라도 있는 날에는 밤낮없이 전투기가 뜨고 내립니다.
수십 년간 지속된 소음과 진동, 건물 곳곳엔 금이 가 있습니다.
[이도은/주민 : "비행기가 지붕 위로 날아가니까 계속 창이 흔들리더라고요. 흔들리면서 서서히 금이 갔단 말이에요."]
공군비행장과 비행장 내 국방과학연구소 울타리에 인접한 이 마을은 국방부가 지정한 최상위 소음대책 지역입니다.
24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고령층입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소가 부지 확장을 계획하면서 6가구에만 토지 매입 공문을 보냈습니다.
주민들에게 통보된 이번 4차 매입 예정 지역은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을 기준으로 왼쪽은 포함되고 오른쪽은 미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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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춘/주민 : "남은 사람의 고통은…. 이건 죽은 거야. 살 수가 없어 먼지 때문에. 겨울 되면 4시 되면 햇빛이 없어요. 담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연구소에 편입된 면적은 기지1리 3분의 1이 넘는 29만㎡.
이번 4차 매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마을이 기역 모양으로 남아 마을로서 기능을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이무영/마을 이장 : "4차 공사를 한다고 하면 분진이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차로 흙을 실어다 쌓으니까 담을. 그럼 피해는 결과적으로 남은 주민들이 피해를 본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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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구소 측은 예산 문제로 일부 가구만 편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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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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