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마을 ‘생명길’ 막은 도로공사…응급환자 이송 차질

입력 2022.09.15 (19:18) 수정 2022.09.1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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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힌남노 당시 국도가 유실돼 경주의 한 마을이 한때 고립됐는데요.

임시로 개방된 도로를 한국도로공사가 다시 막아버려 응급환자 이송과 구호물자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주현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태풍이 휩쓸고 가 국도마저 유실된 경주의 한 마을.

약 100 가구가 있는 이 마을이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길은 한국도로공사가 터널 화재 등 응급 상황에 대비해 만든 임시 도로였습니다.

이 길은 평소에 이렇게 차단돼있어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을 이장이 생필품 수송 등에 꼭 필요하다고 도로공사에 요청했고, 지난 6일 저녁 임시로 개방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커다란 콘크리트 방호벽이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도로공사가 지게차를 동원해 놔둔 거였습니다.

[김용대/경주 호암리 이장 : "(임시 도로를) 나 혼자만 다니라고 했는데 3대, 4대 (구호물품을 실은) 관용차가 오니까 (이후에 방호벽을 설치했습니다.) 통신도 두절된 상태에서 콘크리트 블록을 그렇게 놔두면 생명을 끊는 거나 (마찬가지죠.)"]

마을은 또 고립됐고, 응급환자 이송도 차질을 빚었습니다.

[당시 출동 119 대원/음성변조 : "돌을 치우는 데까지 약 30~40분이 소요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환자 이송에) 지장이 있었죠. 구급차가 (마을로) 못 내려왔고, 못 내려왔으니까 환자분을 빨리 이송 못 한 건 맞죠."]

이 길은 행안부가 요청하고, 경상북도가 협조공문을 보낸 뒤에야 다시 개방됐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서면 답변을 통해 최초 통행 허가 이후 다수의 차량과 무단 보행자가 신고되었으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를 폐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주민 원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는 오히려 길을 처음 개방한 담당 직원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징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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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립마을 ‘생명길’ 막은 도로공사…응급환자 이송 차질
    • 입력 2022-09-15 19:18:59
    • 수정2022-09-15 20:35:51
    뉴스7(대구)
[앵커]

태풍 힌남노 당시 국도가 유실돼 경주의 한 마을이 한때 고립됐는데요.

임시로 개방된 도로를 한국도로공사가 다시 막아버려 응급환자 이송과 구호물자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주현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태풍이 휩쓸고 가 국도마저 유실된 경주의 한 마을.

약 100 가구가 있는 이 마을이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길은 한국도로공사가 터널 화재 등 응급 상황에 대비해 만든 임시 도로였습니다.

이 길은 평소에 이렇게 차단돼있어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을 이장이 생필품 수송 등에 꼭 필요하다고 도로공사에 요청했고, 지난 6일 저녁 임시로 개방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커다란 콘크리트 방호벽이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도로공사가 지게차를 동원해 놔둔 거였습니다.

[김용대/경주 호암리 이장 : "(임시 도로를) 나 혼자만 다니라고 했는데 3대, 4대 (구호물품을 실은) 관용차가 오니까 (이후에 방호벽을 설치했습니다.) 통신도 두절된 상태에서 콘크리트 블록을 그렇게 놔두면 생명을 끊는 거나 (마찬가지죠.)"]

마을은 또 고립됐고, 응급환자 이송도 차질을 빚었습니다.

[당시 출동 119 대원/음성변조 : "돌을 치우는 데까지 약 30~40분이 소요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환자 이송에) 지장이 있었죠. 구급차가 (마을로) 못 내려왔고, 못 내려왔으니까 환자분을 빨리 이송 못 한 건 맞죠."]

이 길은 행안부가 요청하고, 경상북도가 협조공문을 보낸 뒤에야 다시 개방됐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서면 답변을 통해 최초 통행 허가 이후 다수의 차량과 무단 보행자가 신고되었으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를 폐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주민 원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는 오히려 길을 처음 개방한 담당 직원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징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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