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게 10억 원대 사기, 농촌마을 ‘발칵’

입력 2022.09.21 (17:12) 수정 2022.09.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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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청도의 농촌마을에서 한 여성이 주민 수십 명에게 1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린 뒤, 잠적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로, 친분을 이용해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주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농촌 마을의 식당.

출입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식탁은 물론 주방의 조리기구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 식당을 운영하던 60대 김 모 씨는 지난달 중순 잠적했습니다.

이 일로 인구 250명 남짓의 작은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마을 주민 수십 명이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기 때문입니다.

[피해 주민 A/음성변조 : "(피해자가) 30명 가까이 돼요. 지금 여기 안 오신 분들도 창피해서 안 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한 사람당 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3천만 원까지, 모두 10억 원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피해 주민 B/음성변조 : "서로서로 돈 빌려준 사람들끼리도 불신이 있어요."]

피해자들은 60대 이상 고령층.

농사일하며 어렵게 모은 돈인데, 대부분 차용증조차 제대로 쓰지 않았습니다.

4년여 동안 큰 식당을 운영하며 친분을 이어 온 김 씨를 믿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피해 주민 C/음성변조 : "연세 좀 드신 분들은 이 자리에서도 안 나오셔요. 남세스럽다고. 농사지어서 다들 2천, 3천 겨우 (번 돈인데)."]

김 씨는 10%대의 높은 이자를 주거나 한 달 안에 갚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김 씨의 채무 관계에 대해선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북 청도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오래 사귀었던 지인들을 상대로 한 거여서요. 이 사람이 사라진 상태여서 추적하고."]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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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에게 10억 원대 사기, 농촌마을 ‘발칵’
    • 입력 2022-09-21 17:12:44
    • 수정2022-09-21 17: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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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청도의 농촌마을에서 한 여성이 주민 수십 명에게 10억 원이 넘는 돈을 빌린 뒤, 잠적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로, 친분을 이용해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주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농촌 마을의 식당.

출입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식탁은 물론 주방의 조리기구까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 식당을 운영하던 60대 김 모 씨는 지난달 중순 잠적했습니다.

이 일로 인구 250명 남짓의 작은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마을 주민 수십 명이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줬기 때문입니다.

[피해 주민 A/음성변조 : "(피해자가) 30명 가까이 돼요. 지금 여기 안 오신 분들도 창피해서 안 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한 사람당 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3천만 원까지, 모두 10억 원이 넘는 걸로 추정됩니다.

[피해 주민 B/음성변조 : "서로서로 돈 빌려준 사람들끼리도 불신이 있어요."]

피해자들은 60대 이상 고령층.

농사일하며 어렵게 모은 돈인데, 대부분 차용증조차 제대로 쓰지 않았습니다.

4년여 동안 큰 식당을 운영하며 친분을 이어 온 김 씨를 믿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피해 주민 C/음성변조 : "연세 좀 드신 분들은 이 자리에서도 안 나오셔요. 남세스럽다고. 농사지어서 다들 2천, 3천 겨우 (번 돈인데)."]

김 씨는 10%대의 높은 이자를 주거나 한 달 안에 갚겠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김 씨의 채무 관계에 대해선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북 청도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오래 사귀었던 지인들을 상대로 한 거여서요. 이 사람이 사라진 상태여서 추적하고."]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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